일본 시어머님이 멀게 느껴질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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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어머님이 멀게 느껴질때

동경미짱 동경 미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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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한통의 편지를 받았다 

시어머님이 아들인 자기야 앞으로 보내온 우편물이다 

간혹 시어머님은 이렇게 사전 연락도 없이 우편물을 보내 오실때가 있다 

오늘은 무슨 일이지?



짧게 쓰여진 글 

내용인즉 회사 다니실때 개인적으로 들어두었던 저축형 연금을 

지금 수령하고 계신데 

연금을 수령하는 본인 이외에 제 2 연락자가 필요하다는 내용이었다 

어머님께 바로 전화를 드렸다

우리가 따로 적어 내야 할 서류가 있나 여쭈어 보니 그런건 필요없고 

아들 이름을 비롯 연락처를 사용 했으니  어떤 내용으로 아들 이름을 

사용 했는지 알려 주기 위해 서류를 보내신거라고 ...

어머님 말씀으론 요즘 태풍이다 지진이나 여러 가지 

사고가 많으니 혹시나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르니 연금 받는 당사자와 연락이 안 될때를 위해 

본인 외 다른 가족의 연락처를 등록하라는 내용이었다 


 이름이랑 전화 번호만  적어 내면 되는데 

아무리 아들이라도   허락을 받아야 할것같아서 연락을 하신거라고 ...


짧은 편지 글 내용을 보면 이게 엄마가 아들에게 보낸 글인가 싶다 

정중해도 너무 정중하다 


첫 서두가 아들임에도 

"류지상에게.." 로 시작을 한다 

간단히 요약을  하면

" ...... 연금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에 제 2연락처를 등록하라고 연락이 왔는데

당신의 이름을 등록하고 싶어서 연락을 드립니다 

이름 전화 번호 ...... 필요합니다

이상 이해  부탁 ! 

  엄마가 ....


  중요한 연락이 오는것도 아니고 만약의 만약을 위해 

가족 연락처를 등록하라는건데

사실 우리에게 알리지 않고  이름 적어내면 되는거고 

그래도 아들이라곤 하지만  이름을 적어내는 거니

전화로 이러이러해서 연락처로 니 이름 적어 냈다 하면 되는데 

이렇게  자세한 설명이 나와 있는 우편물까지  보내시고

편지 내용 또한 엄마가 아들에게 보내는 것과는 거리가 먼 

무슨 업무적인 관계같은 글 ...


그렇다고 울 시어머님이 아들을 어려워 하는 그런 서먹한 관계가 아니다 

울 시어머님은 남편보다 아들이란 더 친밀하시다 

글이 아닌 만나서 대화 할때는 절대 저런 서먹함은 없다 

내가 보기엔 평균이상의 모자 관계이다 


아무리 사이가 좋은 모자 관계일지라도 

지킬것 지키는게 일본의 가족 관계인것 같다 

울 시어머님은 가끔 우리집에 다녀 가시면 

라인을 보내 오신다 

 이번에는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

다음에도 잘 부탁합니다 


처음엔 한국 정서를 가진 나로썬 정말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다 


시어머님 우리집에 오셔서 며칠간 잘 지내고 좋았던것 같은데 

시댁으로 돌아가시면 꼭 저렇게 딱딱한 글로 인사를 하시니 

 가족이 아닌 남 같은  그런 먼 거리감을 느껴져서다 

물론 아무리 가족이라도 고맙다 미안하다 인사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한다 


 고부관계가  너무 사이 좋아도 안된다고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게 좋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더라마는

그래도 


 "신세를 졌습니다" 가 아니라

 "고마워 잘 있다 간다 " 그러시면 될텐데 ..


며느리라고 거리를 두시나 싶어  고민을 하다 한번은   자기야에게 

 어머님은 내가 어려우신가 봐 

난 남들보다는 좋은 고부 관계라 생각을 하는데 어머님은 아니신 가봐 

이 라인 좀 봐 

난 이런 글 너무 싫어 

남에게 하는 듯한 격식 차리 글 .. 이런 라인 받으면 

갑자기 어머님이 거리감 느껴져서 싫어


 아니야 엄마는 자기가 며느리라서 그렇게 보내는거 아냐 

아들인 나에게도 그렇게 보내 

나에게 보내 온 라인 봐 봐 


정말이다 

울 시어머님은 솔직히 손자인 히로보다 당신 아들인 자기야를 

 더 좋아하는 분이시다 

그렇게 좋아하는 아들에게도 


" 이번에는 신세를 많이 졌습니다..

덕분에 잘 쉬었다 왔습니다 .."

라는 딱딱한 메일이 ....


 울 엄마 스타일이야 

아닌가 일본 스타일인가 ?

울 엄마같은 연배의 어른들은 글을 쓸땐 저렇게 형식적으로 쓰니까

마음에 담아 둘 일은 아니야  

그냥 그런가 보다 해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

아들 며느리에게 신세를 졌습니다는 아니지 ..


  특히 글을 쓸때 예의를 차려 쓰는건 일본에선 일반적이야 

신경쓰지마 ..


 ... 그래도 이런 글 받으면 우리집 와 계실때 

뭔가 섭섭한 일 있으셨나 괜히 고민 된단 말이야 

난 한국 사람이라서 그런지 이런 글 싫어 


자기야 말이 맞는것 같긴하다 

어머님 글은 저렇게 쓰시지만 전화로 이야기 할땐 

나에게 미짱이라 부르시며 이렇다 저렇다 아주 편하게 이야기 하신다 

꼭  글이 되면 저렇게 딱딱해 진다 


울 시어머님이랑 아들인 울 자기야 

그리고 시어머님이랑 며느리인 나 

다른 집 보다 사이 좋게 잘 지낸다고 나는 생각을 하는데 

저런 라인이랑 편지를 받으면 괜히 남 같은 거리감이 느껴진다 

아무리 오랜 세월 일본에서 살고 있지만 

내 정서랑 생각은 어쩔수 없는 한국 사람인가 보다 

아직은 어머님의 딱딱한 라인과  편지에 익숙해지지가 않는걸 보면 ...


이런 생각을 하면서도 한편으론 우습다 

아마도 시어머님이 딸 같아서 그런다며 너무 친하게 

이것 저것 간섭을 하면 너무 간섭한다며 꿍시렁 꿍시렁 거렸겠지 

너무 격식 차리면 차린다고 꿍시렁 꿍시렁 

이래도 꿍시렁 저래도 꿍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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