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기에 ../히로 이야기

너무 다른 두 아이 그리고 두 엄마

동경 미짱 2018. 10. 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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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 3년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총 12년간 단 한번도 같은 학교에서 한국 엄마를 만나 본적이 없다 

분명 많은 한국 사람들이 일본에 살고 있는데  

한국 사람들은 다들 어디로 숨었는지 12년간 한국 엄마를 

학교에서 만나 보질 못하다니 ..

일본은 워낙 개인정보 유출을 꺼리는 나라인지라 

혹 히로랑 다른 학년에 한국 엄마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있다고 한 들 같은 학년이 아니면 알길이 없다


결론! 난 학부모로써 12년간  학교에서 한국 언니야들을 단 한명도 만나지 못하고 

홀로  외로이 일본 엄마들 사이에서 고군 분투를 했었다


그리고 진학한 고등학교 

어느날 우연히 아주 우연히 디스토리에서 발견한 글 

내용을 보니 일본에 사는 한국 엄마구나 .. 했다

고등학교 1학년 딸이  하나 있네 ...

그런데 잠깐 블로그 글 내용을 보니 온천을 갔다는데 

어? 이거 우리집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에 있는 온천인데 ...

나랑 같은 시에 사시나 하는 느낌이 팍! 팍 ! 


내가 원래 다른 블로그에 댓글을 안 다는 사람인데 

용기를 내어 "00시에 사시나 봐요  저도 00시에 살아요" 라는 

짤막힌 글을 남겼었다 


그런데 며칠후 답글 " 우리 딸이랑 같은 학교 인것 같아요" 라는 댓글이 

헉! 진짜? 리얼? 정말?

그래서 또 다시 댓글 "00 고 다니세요?"

그리고 몇번의 답글 댓글이 오가고 

헉! 진짜? 리얼? 정말? 

같은 학교였다  그것도 같은 학년 


그래서 만났다 

내가 만난 그녀는 바로  사랑맘 코부타님이다

코부타님 블로그 http://mikamom.tistory.com/


그렇게 가끔 만나서 아이들 이야기도 하고 서로의 집을 왔다 갔다하며 

수다를 떠는 좋은 인연을 맺고 있다 


오래간만에 사랑맘을 만날 약속을 했다 

이번엔 사랑맘이 울 동네로 오기로 했다


그런데 전날 저녁 늦게 사랑맘에게서 카톡이 




동경예대를 지망하는 사랑이의 미술 작업방을 만들어 준다고 

사랑맘이 집을 뒤집어 엎었다고 한다 

이쪽에 있던 가구를 저쪽으로 옮기고 저쪽것을 이쪽으로 옮기고 

가구 까지 옮기는 워낙 큰 일을 전 날 저녁에 저지르고 보니 

아직 일이 다 끝나지 않아 어수선해서 도저히 사랑맘이 우리집으로 올 수가 없다고 

나더러 사랑맘네로 오라는 내용


집안을 뒤집어 엎고 아직 다 정리도 안 끝났다는데 

그럼 다음에 만날까 하는 마음이 살짝 들려는데 

사랑맘이 파전을 구워 준다는  달콤한 공약까지 내거니 

먹는거에 약한 내가 도저히 거절을 못하고 말았다 


파전 먹으러 가자 !  사랑맘네로 ...




파전 구워 준다더니 세상에나 순두부까지 ..

아직  사랑이 작업방 정리도 안 끝내고 이렇게 한상 푸짐하게 차리다니 

사랑맘은 자기 밥을 쬐끔만 담고 내 밥은 가득 가득 눌러 담았다 

밥을 좀 덜까 하다가  순두부를 보니  에라 모르겠다 

먹고 죽은 귀신은 땟갈도 좋다는데 먹고 보자 




한국 언니들은 참 대단하다 싶다 

뚝 딱하면 제대로 한상 차려 버린다 

이래서 난 한국 언니야들이 우리집에 오면 한식을 만들고 싶지가 않다 

불량 주부인 나와는 너무 비교가 되어서 ..



평소보다 많은 밥을 다 먹어 치웠다 

물론 파전까지 ...


사랑맘이랑 밥 먹고 차 마시며 수다 수다를 떠는데 

울 자기야에게서 라인이 왔다 

울 자기야 오늘 아침에 출장을 떠났다 

1박 2일의 짧은 국내 출장이다 



자기야가 출장지에서 보내온 라인은 

출장지인 와카야마의 라면을 먹었다는 ...

그래서 난 사랑맘이 거하게 차린 점심 사진을 보냈다는 


울 자기야 파전도 좋아하고 특히나 순두부를 엄청 좋아한다 



그런 자기야 살짝 약 올리듯 

까짓 그갓 라면쯤이야 하하하 

긴말도 필요없다 사진이랑 단 한마디 


 안 져




 미까짱(사랑이의 일본 이름) 집 

 뭐 완전히 졌잖아 


그니까 그깟 라면으로 파전이랑 순두부를 이기겠다고 

하하하 


이번에 사랑맘을 오래간만에 만났다 

같은 학교이긴 하지만 사랑이네는 시에서 동쪽 끝자락이고 

우리집은 시에서 서쪽 끝자락이다 

게다가 우리 시는 길쭉하게 생겼다 

길쭉한 시의 동쪽 끝자락이랑 서쪽 끝자락이니 같은 시라도 

같은 학교라도  날을 잡아 약속을 해야만 얼굴을 볼 수 있다


이렇게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 마음이 편하고 좋은데 

앞으로 좀 더 자주 만나야겠다 싶다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사랑이는 여자아이고 히로는 남자아이 

사랑이는 조용한 아이고  히로는 시끄럽고 말 많은  아이고 

사랑이는 음악이랑 미술을  잘하지만 체육은 정말 싫다고하고 

히로는 운동을 다 잘하는데  미술 음악은 젬병이고 

사랑이는 국어를 꽉 잡고 있고 수학은 무지 싫어한다하고  

히로는 수학을 잘하는데 국어는 정말 어찌 할수 없을정도로 꽝인 아이고 

달라도 너무 다른 두녀석 


두 엄마 입장에선 두 녀석이 좀 더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는데 

한창 예민한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 만나도  서먹 서먹하다 

그럴 나이이긴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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