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기에 ../자기야 이야기

남편이 마누라를 칭찬한 진짜 이유가 이거였어?

동경 미짱 2021. 5. 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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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우리 집 자기야로부터 기분 좋은 말을 들었다
하나뿐인 아들녀석에게 엄마 나이에 생얼이 이 정도인 여자는 흔치 않다는 둥
아들 녀석에게 엄마 같은 여자만 만나라는 둥..
20년을 넘게 산 남편에게 이런 말 듣고 기분 안 좋을 여자가 어디 있을까?
이 남자가 오늘따라 왜 이런다냐 뭔가 꿍꿍이 속이 있나라는 의심을 가지면서도
그래도 기분 좋은 건 어쩔 수 없었다
https://michan1027.tistory.com/1588

남편에게 들은 최고의  한마디!

히로는 대학생이 되었지만 코로나 때문에 한주는 학교에서 한주는 집에서 온라인으로 격주 수업을 받고 있다 되도록이면 학생들이 많이 모이지 않도록 학번 끝자리를 홀수 짝수로 나눠 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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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으로부터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을 들은 지 일주일도 안되었다
몇몇 분들이 혹 자기야가 좋아하는 위스키를 주문하게 아닐까라는 댓글을 남겨 주셨었다
그래서 나도 그런가? 까짓 엄마 같은 여자만 만나라는 최고의 칭찬을 들었는데
위스키쯤이야 기분 좋게 사 줘야지 했었다
그... 런.... 데.... 칭찬의 대가가 위스키라면 얼마나 좋았을까ㅠㅠㅠ
토요일 우리 집 자기야가 나를 이끌고 간 곳은 주류 판매장이 아닌

미니 대리점...
지금 우리 집 차는 5년 된 미니 클럽맨이다
5년을 탔지만 작은 긁힘도 하나 없고 아주 아주 깨끗하다
주행거리는 4만 2천 키로다
7월이면 5년 차 차검을 해야 한다
그런데 오늘 자기야가 나를 미니 대리점으로 데려간 이유는 차검 때문이 아니라
미니 클럽맨 S 신형으로 갈아 탈 생각으로 얼마 전부터 담당 딜러와 쿵작 쿵짝 손 발 다 맞춰 놓고
나를 꼬드기기 위해서였다
나는 사실 이번에 차검을 앞두고 유지비 비싼 외제차 보다는 실속있는 국산차로 갈아 타자는 주의였다
내 말을 듣는 척하더니 뒤로는 딜러와 쿵작 쿵짝
자기들끼리 결정 다 해 놓고 최종적으로 나의 허락을 구하는 자리였다
나는 차는 굴러만 가면 된다는 주의인데 우리 집 자기야는 미니가 너무 맘에 들어서
다른 차는 싫다고 한다
그러면 겨우 5년에다 사고 한번 안 낸 깨끗한 차인데 그냥 타자고 하니
5년 보상 기간이 지났으니 이제부터 자잘한 부품 교환을 해야할테고 명색이 외제차라서
부품비(유지비)가 엄청 비쌀테고 5월이면 차검인데 적어도 차검비만 30만 엔(300만 원)은 나올 테고
어쩌고 저쩌고.... (작아도 외제라고 차검비도 비싸다 )

미니 5년간 타 보니 솔직히 좋더라
불만 하나도 없다
하지만 하고 많은 국산차를 두고 왜 또 유지비 비싸다는 외제차를 타려는지..
말이 미니지 차량 가격에 이런저런 옵션을 붙이니 가격이 절대 미니가 아니다
이 정도 가격이면 국산차 중에서도 꽤 좋은 차를 살 수 있는데 왜 미니를 고집하냐고??
흔히들 외제차 한번 타면 국산차로 다시 돌아오기 힘들다더니 딱 그 모양새다

지금 타고 있는 우리 집 미니다
미쉘랑 타이어로 바꾼 지 반년도 안되는데 이럴줄 알았으면 바꾸지 말걸 ...
작은 흠집 하나 없는데 ㅠㅠㅠㅠㅠ

같은 미니 클럽맨이지만 신형이라 자잘한 내부 기능이 버전 업이 되어 있긴 했다
차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봐도 멋 있긴 멋 있다
난 이 차의 색도 무난하니 마음에 들었는데 이번에 흰색으로 하고 싶단다
벌써 결정 다 해 놓고선 나를 꼬드기는 이 남자
엄마 같은 여자만 만나라면서 하늘 높이 높이 비행기를 태우더니만 비행기 탄 대가 치고는
엄청 무지 비싸다
결국 계약을 하고 말았다

: 이게 마지막이야. 난 차에 쓸데없이 돈 쓰고 싶지 않아
5년 후엔 이 차를 계속 타거나 아님 국산차 중고로 알아볼 거야
자기야 : 알았어, 근데 내가 그만큼 더 벌면 그땐 사도 되는 거지?

이 남자 진짜..
오늘 계약서에 사인을 했잖아.
5년 후에 다시 차를 바꿀 맘이 있다고 해도
보통은 알았다고 그렇게 하겠다고 해야 하는 거 아닌가?
게다가 직장인이 그렇게 간단히 그만큼씩이나 돈을 더 벌 방법이 어디 있냐고?

혹자는 그럴지도 모르겠다
남편이 사고 싶다고 한다고 애도 아니고 다 사 주냐고..
물론 한두 푼도 아니고 안된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도 직장 생활을 하면서 남의 돈 받는 게 그리 간단한 게 아니란 걸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어떨 땐 더러워서 다 때려치우고 싶을 때도 그럴 수 없는 가장의 무게...
아침저녁으로 열심히 가족을 먹여 살리겠다고 열심히 일을 해서 매달 꼬박꼬박 돈을 버는데
마누라의 반대로 차 한 대도 사고 싶은 것 못 사는 인생이라면 너무 허탈할 것 같아서
이런 보상이라도 있어야지 즐겁게 더 열심히 일을 하는 의욕이 생길 것 같아서 그래서다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돌아오면서 우리 집 자기야가 나에게 한 말이
자기야 : 요즘 회사는 실적도 늘고 성장했는데 주식가치는 떨어지고 있어
주식이란 게 그 회사의 장래성을 보고 투자하는 거잖아 그래서 사장이 나에게 대안을 생각해 보라고 해서
사장에게 직접 메일로 내 의견을 냈는데 요즘 난 일에 자신감이 생기고 또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걸 느껴

: 아이고 우리 자기야 대단해 아직 성장하고 있었어? ㅋㅋ
그래도 자기 회사는 좋네 의견을 말하라고 하니까..
자기야 : 자기 회사는 안 그래?
: 아니지 울 회사도 뭐든지 말하라고 하지 하지만 그건 표면적인 거고 변화를 싫어해
그냥 입 다물고 시키는 대로 하라는 거지... 그러니까 발전이 없어
자기야 : 우리는 사장이 그런 면에서는 굉장히 깨어 있는 사람이야
그래서 요즘 일 하는 게 재미있어
: 그럼 됐네.. 일이 재미있으면 그게 최고지 뭐

그리고 거실에 들어서자 마자 자기야의 짧은 한마디 !
자기야 : 자기야 고마워...

이 남자 진짜 여우다
마누라를 들었다 놨다
별거 아닌 고맙다는 말 한마디에 괜히 사 줬나 하는 그런 여운이 싸악 사라졌다
그래.... 남자가 열심히 일 해서 돈 벌어 오는데 차 한 대 정도 맘대로 바꿀 수 있어야지
그렇지만 자기야 이번에 차 바꾸면 적어도 10년을 탈 거야 알았지?
다음엔 없어 이젠 차가 아니라 노후를 생각해야지 알았지?
내가 몇 번의 다짐을 받지만 5년 후 또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게 아닌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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