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기에 ../일본 시댁과 한국 친정

시어머니의 시아버지 왕따 설

동경 미짱 2022. 6. 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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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문에 자제하다가 3년 만에 시어머니가 우리 집에 오셨다
요 며칠간 온통 시어머니에 관한 글만 올리고 있으니 내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분들은 다들  아시고 계시겠지만 시어머니가 우리 집에 와 계신다
시부모님이 아닌 시어머니가 우리집에 오셨다 하고 시아버지에 대한 말은 한마디 언급도 없고 시어머니에 대한 글만 있는 걸 보니 미짱네는 시아버지가 안 계시나 보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아니다! 미짱의 시아버지는 건재하시다
그렇다면 시아버지가 아들이랑 며느리를 안 좋아하나 왜 안 오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지 모르겠지만
아니다! 울 시아버지는 며느리랑 찍은 사진을 지갑에 넣어 다닐 정도로 나를 이뻐라 하신다
그런데 코로나 때문에  아들 며느리 그리고 하나뿐인 손자를 3년간이나 만나지 못했는데 왜 같이 오시지 않았을까 …
그니까 왜 같이 오시지 않았을까 ….

울 시아버지는 인물도 좋으시고 언변도 좋아서 밖에서 아주 아주 인기가 좋으시다
울 시어머니의 말씀에 의하면 남들은 어머니께 그런단다 “ 저렇게 사람 좋은 사람이 신랑이라서 좋겠다고 …”
울 시어머니는 그러신다 “ 속 모르는 소리 하고 있다고 ..”
원래 바깥사람들에게 인기 많은 사람들이 가족들에게는 인기가 없는 경우가 많은데 울 시아버지가 딱 그런 스타일이시다
친구 좋아하시고 술 좋아하시고 친구가 많다 보니 그 친구들과 골고루 다 어울릴려니 돈도 많이 쓰시고 당연히 집에서보다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으니 부인에게도 아들들에게도 인기는 없다
일본에서는 규슈단시 (큐수 남자) 라는 말이 있는데 가부장적인 큐슈 남자를 말한다
울 시아버지는 큐슈 출신의 말 그대로 큐슈 단시다
울 시어머니는 나이가 들어도 바뀌지 않는 가부장적이고 일방통행인 큐슈 남자인 시아버지에 불만이 많으시다
우리 어머니들이 흔히 하시는 말 “ 내가 너네 때문에 참았지 너네들 없었으면 벌써 이혼했다 “라고 …
보통 나이가 드시면 바뀌신다는데 울 시아버지는 팔순을 훌쩍 넘기시고도 여전히 어머니보다는 친구를 더 챙기시고 친구를 만나며 놀다 보니 돈도 엄청 쓰고 계시니 (시어머님의 증언에 의하면 연금 생활자가 현직 때처럼  돈을 쓴다고.) 시어머니는  속만 타 들어가는 상황이다

 

https://michan1027.tistory.com/1075

 

시아버지의 오랜 취미

 시아버지는 노래를 아주 아주 좋아하신다 얼마만큼 좋아하시냐 하면 은퇴후 십몇년전인가 보다 앨범까지 내셨다  하하하.. 가수 데뷔냐고 ? 아니 그런 앨범이 아니라 자비로 누구라도 만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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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어머님이 우리 집이 오신다고 하시기에 시 아버지도 함께 오실 줄 알았다
그런데 어머님만 오신다고 하시길래 그러려니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 이전에도 시아버지는 우리 집에 오시면 처음 이틀은 잘 지내시는데 삼일이 지나가면 지루해하신다
사람 좋아하고 말하기 좋아하시는데 동경에 오면 친구도 없고 취미인 바둑을 둘 상대도 없으니..
그래서 어머님이랑 같이 오셔도 삼일만 지나면  시아버지는  어머니는 두시고 혼자서 먼저  집으로 돌아가실 때도 있고 어떨 땐 아버지는 오시지 않으시고 어머니만 오실 때도 간혹 있기에 이번에도  친구분들과 먼저 다른 선약이 있을 수도 있으니까그려려니 했었다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그래도 코로나 때문에 3년간 만나지 못했는데 아들과 며느리는 그렇다 치더라도 아버님에게는 손자라고는 달랑 히로 하나인데 ( 장남인 우리 집 자기야에게 자식은 히로 하나 차남은 결혼 전부터 아이를 갖지 않기로 해서 자식이 없어서 시아버지에게는 손주라고는 히로 하나뿐이다) 손주가 보고 싶어서라도 오실만 한데  뭔 중요한 약속이 있으시길래 같이 안 오시나 했었다

그런데
: 아버님은 왜 같이 안 오셨어요?
무슨 일정이 있으셨나 봐요
어머니 :  아니 그건 아니고  내가 같이 가자고 안 했어
그냥 “나 아들에 갔다 올게 “라고만 하고 나 혼자 왔어
: 왜요? 같이 오시지
어머니 : 같이 다니기 싫어  귀찮아. 혼자 다니는게 편해 
그리고 자기도 맨날 혼자 다니는데 뭐

빈말이라도 “같이 갈래?”라고 한마디 물어보지도 않고 “ 나 갔다 올게”라고 하고선 오셨단다


https://michan1027.tistory.com/661

 

일본 시아버지의 멋진 인생

울 시아버지는 일본나이 (만 나이) 78세이시다 전형적인 큐슈단시(큐슈남자라는 말인데 일본에서는 가부장적인 남자를 일컽는다) 다 술 좋아하시고 사람 좋아 하시고 음악 좋아하시고 집안 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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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과 며느리 둘이서 함께한 아침 식사
메뉴는 빵이다

어머님이 좋아하시는 풀 많이 많이

토스트에 구워 낸 빵에 단백질로는 삶은 계란 하나
시어머니가 매일 아침 챙겨 드시는 블루베리 듬뿍 얹은 요구르트

 

시댁은 2층짜리 단독 주택인데 현재 두 분만 사신다
 예전엔 2층 안방이 부부 침실이고 2층은  두 아들이 생활을 했는데 이제는  1층 안방과 거실은 주로 아버님이 생활 하시고 어머니는 2층에서 생활을 하시고 식사 때만 같이 드신다고 하신다
취미도 따로따로 친구도 따로 따로
집 안에서고 1층과 2층으로 나눠서 따로 따로
그게 편하고 좋으시다며 “ 내가 너네 아버지랑 같이 있기 싫어서 왕따 시키는데도 그걸 왕따라고 생각도 안 해”

시어머니는 일요일인 오늘 시댁으로 돌아가셨다
우리 집에 6 일간 계셨는데 나는 그 6일 중에 금요일 하루만 출근을 하고 계속 시어머니와 함께 했다
시어머니와 하루 종일 붙어 있으면서 나눈 고부간의 수다의  많은 부분이  시아버님의 흉이었다
매일  취미 생활이다 친구들 만난다고 밖으로 나가시던 시아버지가  코로나 때문에 집에 계시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시어머니의 불만이 많이 쌓였나 보다
어쩌겠나
누워서 자기 얼굴에  침 뱉기이니 남에게 할 수 없는 남편 흉을 참고 참았다가 아들이랑 며느리에게 쏟아 내시는데 들어 드릴 수밖에..
그렇게 라도 쏟아 내고 스트레스를
풀어 드리는 수밖에..

미짱의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6일간의 시집 살이은 이렇게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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