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여기에 ../일본 시댁과 한국 친정

시부모님과 여행 가기 싫다는 남편

동경 미짱 2023. 2. 3.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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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부터 우리 집 자기야가 가족 여행을 가고 싶다고 가자고 했었다 

언제나 그렇듯 우리집 자기야는 한 마디 툭 던지면 행동대장인 내가 움직여야 한다 

 우리집 두 남자는 말로만 하는 타입이고 ( 이게 나의 가장 큰 불만이다. 말로는 뭘 못하냐고..)

나는 생각하면 바로바로 행동에 옮겨야 하는 타입이다

대충 2박 정도로 생각을 하고 지난 11월에 단풍 여행으로 북쪽을 다녀왔으니 이번엔 

따뜻한 남쪽으로 가면 좋겠다 싶어서 온천이 있고 바다가 있는  내가 좋아하는 여행지인 이즈반도로 

장소도 정하고 벚꽃이 피기 시작하는 3월 초순쯤으로 날도 대충 정하고

그리고 우리 집 자기야에게 

: 부모님 모시고 갈 거지? 

자기야 : 어? 부모님이랑...

: 3월이면 날도 따뜻하니까 부모님 모시고 온천 여행 가면 좋잖아 

자기야 : 신경 쓰이니까 싫어. 이번엔 우리끼리 맘 편하게 가자

: 아니 자기 부모님인데 왜 자기가 신경을 써? 

자기야 :  그래도 싫어 . 11월에 같이 갔다 왔으니까 됐어. 이번엔 우리끼리 가자

: 그래?  뭐 그러다면야 알았어.. 우리끼리 가지 뭐 ...

 

난 당연히 부모님 모시고 갈 생각이었다 

 며느리인 내가 모시고 가자는데 그런데 정작 아들인 우리집 자기야가 싫단다 

이건 좋은 며느리 코스프레도  아니고 그렇다고 노예 근성도 아니다 

나의 진심에서 우러러 나온 마음이었다 

친정 아버지가 장남이어서 할머니랑 함께 살았었다 

그리고 맏며느리인 울 엄마를 보고 자랐다 

그래서 어른과 함께라는게   난 자연스럽다 

예전엔 이렇게 까지 마음이 쓰이지 않았었다 

그런데 부모님이 점점 연세가 드시면서 오히려 더 마음이 쓰인다 

울 시아버지 85세고 울 시어머니가 79세  (만 나이 )

건강하게  사신다 해도 10년 남짓인데 시 아버지의 경우 많이 연로해 지심이 눈에 보인다 

지난 11월에  여행을 갔을 때도  조금만 계단이 있어도 난 여기서 앉아서 쉴 테니까

너네끼리 갔다 오라는  시아버지를 보니 마음이 짠 했다

우리 집 자기야도 나에게 살짝 " 이번 여행이 부모님과 함께 하는 마지막 여행이 될지도 모르겠다" 는 말을 

하기도 했었다 

그랬으면서 며느리인 내가 함께 모시고 여행을 가자는데 정작 아들인 우리집 자기야는 

모시고 가면 신경을 써야 하니 맘 편히 우리끼리 가잖다....

 

사실 시부모님을 보면 마음이 짠한게  아마도 울 엄마 아빠가 생각 나서다

부모 곁을 떠나 산지  서울 생활까지 합해 도합 30년이다 

부모님과 산 세월보다 떨어져 산 세월이 더 길어서  그것도 바다 건너와서 살면서 자주 못 찾아 뵙는게

 항상 죄스럽고 그렇다 

울 엄마 아빠를 오빠네랑 언니네에게만 맡긴 채 나 몰라라 하는 것 같아서....

딸 같은 며느리가 없고 엄마 같은 시어머니가 없다는데 당연하고 아닌가?

나 또한 당연히 시부모님을 내 부모처럼 느끼지 않는다 

아무리 친하게 잘 지낸다고 해도 시부모님인 것을...

하지만 이런 것 저런 것 다 접어 두고 작년 다르고 올해 다른 시부모님의 연로함이 마음이 짠하고

살아 계실 때 조금이라도 더 잘하고 싶다는 게 내 솔직한 마음이다 

그런데 어쩌겠나..

정작 아들이 싫다는데...

 

우리 집 자기야는 여행 가자 부모님 빼고 이번엔 우리끼리 가자

라는 한마디를 툭 던지고 출장을 가 버렸다 

숙제는 나에게 남겨 둔 채...

 

자 그럼 이제 부터 숙제를 해 치워야겠지 

장소는 이즈반도  날짜는 3월 초순쯤 이란 조건으로 숙박지를 검색!

첫날은 작년 2월에 갔었던 아타미의 여관으로 정했다 

이곳의 식사가 너무 만족스러웠었다 

갔던 곳인데 또 갈까? 아니면 새로운 곳을 찾아볼까?라고 물으니 

자기야도 히로도 그곳이라면 다시 가 볼 가치가 있다고 해서 결정이 쉬웠다 

 

 

홈 페이지에 있는 석식 기본 메뉴 사진 

바닷가인 아타미는 대하 사시미가 유명하다

당연히 메뉴에 들어가고

전복 구이도 옵션으로 추가로 예약을 했다 

작년 이즈 반도 여행은 동쪽에 묵었기 때문에 바닷가의 일출이 장관이었다 

https://michan1027.tistory.com/1841

 

꼭 추천하고픈 바다가 보이는 노천온천

호텔방이고 식사고 다 떠나 오직 온천 하나만 보고 예약한 히가시이즈 東伊豆 의 호텔에 도착을 했다 보통 온천하면 산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곳은 바닷가 그것도 바다가 완전 눈 앞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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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이번엔 일출이 아닌 일몰을 보기로 하고 둘째 날은 

이즈반도 서쪽에 묵기로 하고 검색을 하다가 

바닷가 바로 앞에 있는 호텔을 찾았다 

온천에서도 석양을 볼 수 있고 방에서도 바다를 배경으로 한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으로..

https://michan1027.tistory.com/1843

 

부지런해야 할 수 있다는 호캉스 !

코로나 시대에 모처럼 떠난 가족 여행.. 호캉스를 외치며 떠났던 여행이었는데 그래도 여행인데 하는 분위기에 저녁 늦게까지 자기야 랑 둘이서 와인바에서 한 잔 하고 그렇게 평소보다 늦게 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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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도 식사 평가 93점이라는 고 득점의 호텔이다 

첫날 여관에선 대하, 대게, 전복 같은  완전 해산물  메뉴라서 

둘째 날 호텔에선 해산물 메뉴에 (바닷가라서 해산물 중심 메뉴가 주류다) 

육식파인 우리 집 두 남자를 위해 소고기 스테이크를 추가 메뉴로 예약을 했다 

 

 

홈페이지의 이미지 사진이다 

첫날은 이즈반도 동쪽에서 일출을 보고 

둘째 날은 서쪽에서 일몰을 보는 걸로 정고 바로 예약 완료! 

자기야에겐 호텔 홈페이지만 알려주고 오직 나의 판단으로 혼자 결정!

뭐 우리 집 두 남자의 취행은 내가 잘 아니라 문제 없음이다 

우리집 자기야가 출장 가기 전 던지고 간 숙제 끝! 

 

올봄에 한국에 갈까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생각을 바꿔 봄에 한국 가지 않는 걸로 마음을 정했다 

봄에 내가 한국에 가는 게 아니라 친정 부모님을 일본으로 모실까 생각 중이다 

나야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지만 나날이 연로해지시는 시부모님을 보니 

울 엄마 아빠가  더 연로하시기 전에 일본으로 모시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에서다

지난번에 한번 슬쩍 봄에 오시라 했더니 어깨도 아프고 다리도 아프고 어쩌고 하시며 

선뜻 오겠다는 말을 하지 않으시길래 언니에게 전화를 했다 

내가  가는 것보다 엄마 아빠가 일본 오시는 게 더 좋을 것 같으니까 잘 설득해서 

언니가 모시고 오라고..

언니는 그러겠다고 했는데 아직 결정된 건 없다 

이번 봄에 친정 부모님이 오시지 않겠다고 하면 내가 가는 수밖에..

그런데 오셨으면 좋겠다 

더 건강이 나빠지시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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