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의 일상 /일본은..

한국 음식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일본 친구들

동경 미짱 2023. 5. 13.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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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회사 동료에게서 라인이 하나 왔다

레이나는 한국 음식을 엄청 좋아해서 우리 집에도 자주 와서 한국 음식을 만들어 먹었였고 

내가 김치를 만들때마다 아주 조금씩이지만 나누어 주고 하는 데 

30대 중후반의 비혼 주의자인 미혼이지만 요리하는 걸 꽤 즐기는 걸로 알고 있다 

그런 그녀에게서 온 라인의 내용은 

내일 남친에게 잡채를 만들어 주기로 했는데 만드는 방법이 맞냐며 당면 봉지 

뒷면에 적힌 만드는 방법을 보내왔다 

당면 봉지 뒷편에 적힌 방법이니 당연히 틀릴 일이 없겠지만 나에게 물어본 다는 건 

나에게 만드는 방법을 알려 달라는 거다 

내가 일본에 살면서 가끔 곤란하다 싶을때가 바로 이럴 때다 

차라리 집에서 요리하는 걸 직접 보여 달라거나 하면 나을텐데 

 자기 나라 음식도 아니고 남의 나라 음식 만드는 법을 말로 설명해 달라고 할 때...

요리 천재도 아니고 말로 설명을 대충 듣고 뚝딱 만들 수 있는 그런 간단한 게 아닌데 말이지  

 

그녀가 보내온 잡채 만드는 법 

잡채 만드는 법이란 게 사람마다 집집마다 조금씩 다르지 않나?

어쨌든 일본에서 파는 당면에 적힌 잡채 만드는 법이다 

cj제품이라 잡채 양념은  같은 회사 제품인 cj 불고기 소스로 설명이 되어 있다 

소고기를 불고기 소스에 재워 뒀다 볶아라 하고 

당면의 최종 맛 조절도 불고기 소스로 하라고 되어 있다 

 

나야 불고기 소스로 잡채를 만들지 않으니 맞다 틀리다 할 수 없고

솔직히 전문가들이 만든 레시피 일테니 나 보다 더 맛 있는 잡채를 만둘수 있을것 같다마는

일단 대충 내가 만드는 법을 전화로 설명을 해 주었다 

그녀가 처음 접하는 잡채를 라인을 통해 글로 설명하기가 귀찮기도 하고 한계도 있어서 

말로 떄울려고 전화를 해서 설명을 했다 

당근이나 양파 같은 채소는 각각 따로 볶으면서 간을 하라 하니 

여기에서부터 그녀는 어? 왜?라는 반응 

 

 

 

 

가끔 유튜브나 블로그 같은걸  보면  세상 만들기 간단한 잡채 라고 표현들 하시는데

그건 한국 사람들 입장에서는 세상 간단한거고 처음 만드는 외국인에겐 그리 간단 한 요리가 아니라는게

내 생각이다 

그리고 채소를 한번에 볶는다는 레시피도 보지만 채소 하나 하나 따로 볶는게 

손이 많이 가고 귀찮긴 하지만 한번에 볶는것 보다  손이 많이 가는 옛날 방식이 더 맛있는것 같다

 

일본에 살면서 느끼는데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한국 음식 마니아들이 너무 많다는 것과 

한국 음식 만드는 걸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거다 

물론  직접 만들고 싶다는 마음과 도전 정신은 정말 높이 평가를 하지만 그렇다면 

차라리 직접 만드는 법을 보여 달라거나 가르쳐 달라고 한다면 더 좋을 텐데 

먹어만 본 외국 음식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만들려고 하는 사람이 꽤 많다 

그런데 문제는 손이 넘 많이 가는 한국 음식이 먹어 봤다고 만들 수 있는

그런 간단한 음식이 아니라는 게 문제다 

 

예전에  다른 회사 동료가 보내온 라인이다

우리 집에 와서 닭갈비를 먹고 가서 며칠 후 보내온 사진인데 닭갈비를 만들었단다 

음... 저 사진이 닭갈비란 말이지 ㅠㅠㅠ

물이 너무 많다고 우리 집에서 먹었던 닭갈비랑은 다르다고 뭐가 문제냐고 묻는데 

진짜 물이 흥건한 게 무슨 찌개나 탕 같아서 물을 넣었냐니까 물을 넣지 않았는데 저렇게 

물이 많이 생겼다고 한다 

저건 닭갈비가 아니 무리다 ㅠㅠㅠ

그래도 미치꼬 상 가족들은 맛있다면 맛 잇게 먹었다고 하는데 

적어도 미치꼬상 가족들은 한국의 닭갈비라는 음식이 국물이 많은 찌개 같은 거라고 

생각할게 분명하다 

 

그리고 이런 일도 있었다 

주변에 김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워낙 많아서 김치를 만들면 조금씩 나눠 주는 데 

무 섞박지를 만들어서 몇몇에게 나눠 줬었는데 석박지는 깍두기와 달리 국물이 꽤 많이 나오는데 

무 석박지를 다 먹고는 많이 남은 그 국물이 아까워서 국물에다 배추를 썰어 넣고는 김치를 만들었다고 

나에게 자랑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것도 한 명도 아니고 두 명이 

한 명은 유꼬상인데 그녀의 엄마가 배추를 썰어 넣었다 하고 (물론 배추를 소금에 절인다고

밑간 하는 작업 없이 생 배추를..)

또 다른 한 명인 닭갈비 사건의 주인공 미치꼬상은 무를 썰어서 넣었다고 하고...

김치 국물이 아까운 건 알겠다마는 국물에 배추랑 무 썰어 넣는다고 그게 김치가 된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김치가 그리 간간한 게 아닌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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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음식을 좋아해서 만들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차라리

나에게 가르쳐 달라고 하지  이상한 음식을 만들어서 그걸 가족들은 한국 음식인 줄 

알고 먹는다는 게 조금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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