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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집에서 먹기

김칫국물을 대하는 일본인들의 자세

by 동경 미짱 2020.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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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때 단한번도 김치를 담아 본적이 없었다 

김치의 장인 엄마표 김치가 있는데 내가 굳이 담을 필요도 없었고 

담을려고 생각을 단 한번도 해 본적이 없었다 

그런 여자가 남의 나라인 일본에 와서 살다보니 

아쉬운대로 김치를 담궈 먹고 살고 있다 

딱히 김치 담그는게 자신이 있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김치를 담글때면  조금씩 

내가 담근 김치를 이리저리 나눠주면서 살고있다 

요즘 무석박지에 꽂혀서 자주 담그고 있다 

지난번 무 석박지를 담궈 회사 동료인 유미꼬상 유꼬상 

그리고 미치꼬상에게 김치 나눔을 했었다 

나랑 동갑인  유꼬상은 미혼인데 엄마랑 같이 살고 있다 

외숙모가 재일 한국인인 유꼬상이 내가 나눠 준 김치를 먹고 난후 


 미짱 김치 고마웠어 . 너무 맛있게 잘 먹었어 

김치 국물이 많이 남아서 아까워서 

울 엄마가 배추를 썰어서 남은 김치국물에 담궈 뒀어 


 아니 그럼 맛 없을텐데..


 김치국물이 넘 아깝잖아 


 간이 안 되어서 맛이 없을텐데..

그래서 먹어 봤어? 맛이 어때?


  어제 김치 국물에 담궈 두고 아직 안 먹어 봤어 



무 석박지를 담궈 보니 국물이 꽤 많이 나와서 국물까지 

넉넉하게 같이 줬더니만 남은 국물이 아까워 채소를 김치국물에 

담궜다는데 단 한번도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 나로썬 

대략 난감이었다 

신 김칫국물에 배추를 썰어 넣어둘 생각을 하다니 ....


그런데 유꼬상 엄마만이 아니었다 

미치꼬상이 


 미짱이 준 김치 다 먹고 그 국물에 무를 잘게 썰어서 

담궈 뒀어 .


 미치꼬상도 김치국물에 담궜어 ?

유꼬상 엄마도 그렇게 했다던데 ..

근데 그거 맛 없을거야 


 국물이 넘 아깝잖아 

김치국물이 맛 있으니까당연히 맛 있겠지?


 몰라 . 난 김치국물에 담궈본 적이 없으니 맛을 알리가 없지 

그래도 그게 맛 없다는건 장담할수 있어 

맛있을리가 없잖아 


정말 상상을 할수 없는 기상천외한 김칫국물 재 이용을 

한 사람도 아니고 유꼬상에 미치꼬상까지 ..


유꼬상은 외숙모가 재일 한국인이고 

미치꼬상은 평소에 김치며 비비고 만두며 냉동 김밥까지 

사다 먹는 한국음식 매니아 인데 

일본사람이지만 평소에 김치를 사다가  항상 냉장고에 

넣어 두고 먹는 김치 매니아인 미치꼬상까지 그럴줄은 몰랐다 

남은 신김치 국물로 김치를 담근다니 ...


어제 저녁 김칫국물이 시원하니 그리고 시큼하니 잘 익었길래 

나 또한 김치국물이 아까워 

국수를 삶아서 김치국물에 말아 먹었다 




김칫국물에 국수를 말아 먹다보니 

김칫국물로 무 김치를 담궈 뒀다는 미치꼬상이 생각나서 

김치국수 사진을  찍어 미치꼬상에게 보냈다 



미치꼬상의 신김칫국물로 만든 김치가 어떤 상태인지 물어보니 

맛이 무에 들지는 않았지만 냄새는 김치 냄새가 난다는 대답 !


그야 김치 냄새가 나겠지 ..

당연히 맛이 안 들었겠지 ...


내가 보낸 김치국수 사진을 보고 맛있겠다고 

자기도 만들어 먹어야지 라고 대답하는 미치꼬상 


그.. 래 ... 서 ...

미치꼬상에게 남은 신김치국물의 맛을 제대로 보여 주기위해서 

근무를 마치고 미치꼬상이랑 함께 집으로 왔다 




신침치 국물에 멘쯔유

(우동이나 소바를 만들때 쓰는 가다랑이랑 곤부등을 넣어서 

만든 조미된 간장) 을 넣고 

얼음 몇개 동동 띄우고  김치국물 국수를 만들었다 

김치국물 국수를 처음 먹어 본 미치꼬상의 반응이 


"넘넘넘 맛있다 

집에 갈때  오이 사다가 남은 김칫국물에 국수를 말아서 

남편에게 만들어 줘야지 

앞으로 김칫국물이 남으면 채소를 썰어 넣어서 

김치 흉내를 낼게 아니라 김치국수를 만들어 먹어야지" 였다 


 그래 미치꼬상 앞으로 남은 김칫국물에 

무나 배추 썰어 넣는것 하지마 

맛도 없을뿐더라 그렇게 김치가 되는게 아니야 


그리고 미치꼬상보다 먼저 김칫국물에 배추를 담궈 뒀다는 유꼬상에게 

그 맛을 물어 보았다 


 그거 먹어 봤어?

응 맛있게 다 먹었어


맛있을리가 없는데 예의상 맛있었다는건지 

진짜로 맛있었는지 도통 모르겠다 

남은 김칫국물에 배추 썰어 넣는다고 김치가 되는게 아닌데 

김치라는게 그렇게 간단한게 아닌데 

절대 맛 있을리가 없는데 ...




 한 명도 아니고 

유꼬상이랑 미치꼬상이랑 두명이나  김칫국물에 배추를 

담글 생각을 했을까?

가만히 생각을 해 보니 

일본에서는 김치의 모토( 素) 라고 해서 일반 

마트 어디에서나 판매하고 있는 인기 조미료가 있다 

한번도 사 본적이 없어서 어떤 맛이고 어떤 상품인지는 나는 잘 모르는데 

이 양념에 배추나 무우를 넣어서 섞어만 주면 간단 김치가 된다는

그런 상품이다 

아마도 유꼬상도 미치꼬상도 김칫국물을 

이 김치의 모토처럼 그냥 섞어 두면 된다는 생각에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 한번도 사 보지 않았고 사 볼 생각도 않았던 

김치의 모토라는 저 양념이 어떤 맛일까 

어떤 상품일까 궁금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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