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차 낸 날
출근을 해 보니 오늘은 꽤 한가한 편이었다
내가 없어도 다른 직원들만으로도 순조롭게 일을 마칠 수 있을 것 같길래 난 반차를 내고 집으로 왔다
코로나 덕분인지 아니 때문이라고 해야하나 어쨌든 연차 휴가가 꽤 쌓였다
나름 연차휴가를 소비 할려고 할 일 없이 여러 번 연차를 내고는 집에서 뒹굴 거리기도 하고 마당에 잡초를 뽑기도 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지만 그래도 또다시 1년 치 연차가 나오면서 작년 거 다 못 쓴 연차까지 쌓여 34일이나 연차가 쌓여 버렸다
그래서 기회가 있으면 반차로라도 소비할려고 하는데 그것 또한 내 맘대로 안 되는 현실!
사실 어저께도 일이 별로 없기에 상사에게 반차 승낙을 받았는데 반차로 퇴근하기 1시간전 갑자기 본사에서 위생 검사반이 떴다는 소식이 …
위생 점검반이 오기 전
1시간 동안 위생 체크 중요 포인트를 모두 체크하고 이상 무를 확인하고 반차로 퇴근을 하겠다니
위생검사반이 떴으니 반차는 없던 걸로 하자는 상사..
체크 다 했다는데도 그리고 내가 아닌 다른 직원들도 있는데 왜 내가 반차를 내면 안 된다냐니 그래도 혹시 모르니 위생 점검반이 돌아갈 때까지 경험이 많은 내가 위생 지적을 받으면 바로 처리할 수 있도록 대기해주기 바란다는 상사
지적받기 전이라면 체크할 일이 많지만 어차피
지적을 받으면 지적받은 부분을 처리하면 되는 일인데 …. 누구라도 할 수 있는 일인데 ….
그래서 결국 반차를 내지 못했고 덕분이 위생 검사는 합격점을 받았다
오늘은 특별한 일도 없고 해서 다른 직원에게 모든 걸 맡기고 반찬을 받아서 집으로 고! 고 !
또 붙잡을까 봐 뒤도 안 보고 도망치듯 퇴근을 했다 ㅋㅋㅋ
반차를 받고 집에 왔지만 할 일은 없고
자기야는 재택근무 중이고 난 할 일이 없으니 없는 일도 만들어서 해야 할 판이다
그렇게 찾아낸 일!
자기야의 건너편 식탁에서 호박 자르기를 시작했다
두 개 있던 늙은 호박 중 아직 하나가 남아 있어서
호박고지를 만들어 두었다가 떡을 만들 생각이다
https://michan1027.tistory.com/1715
https://michan1027.tistory.com/1720
당신은 일을 하시오 나는 떡을 아니 난 호박을 썰겠소 ㅋㅋㅋ
https://michan1027.tistory.com/1735
2층에 빈방이 하나 남아 있는데도
그 빈방을 서재로 만들어 주겠다고 해도 굳이 넓지도 않은 거실 구석에 책상을 놓고는 재택 근무 중이다
아무래도 거실은 생활 소음이 있고 나도 히로도 있어서 어수선하지만 그래도 저 자리가 좋단다
가끔 영상 회의 하니까 조용히 하라고 할때면 그러니까 2층 가라니까 왜 거실에서 우리보고 조요하래
자기야는 2층 방에 문을 꼭 닫고 혼자서 하루 종일 갇혀 있는 듯한 느낌이 싫어서란다
그런 말을 듣고 나니 2층으로 가라 소리도 못하고 저렇게 한 공간에서 공존을 하고 있다
호박을 써는 김에 사 둔지 며칠 된 그래서 약간 시들한 무도 썰었다
식품 건조기가 없는 우리 집은 건조망에다 넣어서 햇살이 잘 드는 남쪽 마당에다 말린다
여름이면 금방인데 지금은 겨울이라 말리기
까지 며칠 걸릴 것 같다
반차를 내고 집에 와 봐야 딱히 할 일도 없지만
그래도 반차는 언제나 즐겁다
저녁
후배인 하츠미에게서 라인이 왔다
아직 신입인 하츠미상이 혼자서 예약 케이크를 만들었는데 영 자신이 없나 보다
몇 번이나 수정에 수정을 했지만 불안하니
내일 아침 내가 출근을 하면 자기가 만든
키이크 체크를 해 봐 달라고 그리고 고쳐야 할 부분이 있으면 알려달라는 라인이었다
내가 반차로 퇴근을 하고 다른 직원이 있었는데 하츠 미상에게 아무 도움이 안 되었나 보다
난 그 직원을 믿고 하츠미 상의 업무를 도와 줄거라 믿고 반차를 냈던 건데 이렇게 되고 보니 신입인 하츠 미상에게 좀 미안한 맘이 들었다
그래도 반차는 언제나 즐겁다
아직 30일 이상 남은 유급휴가 …
또 열심히 유급 휴가 내고 집에서 뒹굴 뒹굴 없는 일도 만들어 가면서 시간 때우기를 해야 할까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