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거 봄 나물 아니었어?

 

회사에 케냐 출신의 남자 직원이 있다

일본 생활 15년차인 가스상은

 (이름이  가스펠 어쩌고 저쩌고 ...엄청 길어서 회사에서는 

줄여서 가스라고 부른다)

 NPO관계로 케냐에 간 일본인 여성과 사랑에 빠져 

결혼후 일본으로 건너 온지 15년차인  세 아이의 아빠이다 

케냐에서는 모부족의 왕족인지 귀족인지 

어쨌든 케냐에서 대학공부까지한 엘리트이다 

넓은 대지 케냐에 살다가 일본에 와서 사니 근무가 없는 날은 

할 일도 없고 심심하다며  취미로 농사를 짓고 있다 

일본에서는 자기 땅이 없어도 시에서 땅을 빌려 농사를 지을수 있다 

한국에서 말하는 주말 농장처럼 작은 구획을 빌리는데 

시에서 운영을 하다보니 1년에 사용료 삼사천엔 (30,000 ～40,000원) 

정도에 빌릴수가 있다 

가스는 한군데로 만족을 못해  3군데를 빌려서 농사를 짓다 보니 

꽤 많은 양을 수확하는데 아직 아이 셋은 어려서 잘 먹지 않고 

부인과 자기만 먹을려니 다 먹지 못하지만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냥   흙을 만지고  농사를 짓는게 좋아서 

한다고 한다 

(뭔 구구절절 소개가 이리도 긴지 말입니다 

그냥 지인 밭에 갔다 왔다고 간단명료하게 소개하면 될것을 ...)

밭에 미즈나(水菜) 라는 채소가 넘쳐 난다고 

그냥 그대로 방치를 한다고 하면서 가져 가라고 해서

직장 동료 셋이서 가스상 밭에 미즈나를 가질 갔다 

그런데 미즈나 보다 내 눈에 먼저 띈게 있었으니 

 

이거 분명 냉이 맞지?

근데 냉이는 봄 나물이 아닌가?

11월에 냉이가 나나?

냉이 같긴한데  긴가민가 자신이 없어서 하나를 뽑아서 

뿌리의 냄새를 맡아 보았다 

이 향기는 분명 냉이다 

완전 심 ～ 봤 ～ 다 ～ 다 

내가 일본와서 미나리, 달래, 쑥, 머위, 원추리 ,물냉이(크레송) 까지 

공짜로 캘수 있는 명당을 발견하고 매년 미나리도 뜯으러 가고 

달래며 쑥이며  머위 그리고 원추리랑 물냉이까지 

공짜로 뜯으러 다니고 있는데 

아직 냉이는 내 눈에 잘 띄지가 않았다 

도대체 한국에서는 흔하고 흔한 냉이가 왜 울동에는 

눈을 씻고 찾아 봐도 없는지 ..

동경 변두리가 아닌 시골로 가지 않으면 냉이는 볼수 없는건지 

냉이 찾으러 땅만 쳐다보고 다녀도 좀처럼 냉이는 내 눈에 띄지가 않았는데 

그런데  생각지도 않은  가스상 밭에 왔다가 냉이를 발견했다 

미즈나 따러 갔다가 냉이를 열심히 캐고 있으니 

같이 간 일본이 동료가  왜 풀을 뽑고 있냐고 ..

 이거 한국에서는 대표적인 봄나물이야 

된장찌개에 넣어 먹기도 하고 데쳐서 나물로 먹으면 

향기도 좋고 얼마나 맛 있는데

아!  김치찌개에 넣어도 맛있어  ..

그거 풀 아냐?

 아니야 일본에서도 옛날엔 먹었을껄 

왜 봄에 먹는 일곱가지 풀로 만드는 죽있잖아 

거기에 일곱가지 풀에 이거도 들어가는걸로 알고 있어 

일본은 1월 7일 봄에 나는 7가지 풀로 죽을 끓여 먹는 풍습이 있다 

나쁜 기운을 없애고 병에 걸리지 않게 한다고 한다 

일본인 지인에게 들은 말로는 새해에 기름진 음식 

많이 먹고나서 지친 위장을 7가지 풀로 만든 죽을 먹으면서 

위장을 달래고 쉬게 한다는 설명을 들은적이 있는데 

지인에게 들은 말이라 정확한 건지는 모르겠다 

일곱가지 풀과 그 풀로 끓인 죽

이 귀한 냉이를 보고 그냥 올수 없으니 몇 뿌리 뽑아왔다 

뽑아 올 도구가 없이 손으로 뽑느라 

뿌리까지 뽑기가 그리 쉽지가 않아서 많이 뽑을수가 없었다

다음에 모종삽이라도 들고 가서 뽑아 올 생각이다 

냉이 향기 정말 너무 좋다 

냉이는 된장찌개에 넣고 끓여 먹는게 대표적이지만 

난 살짝 데쳐서 조물 조물 나물로 무쳐 먹는걸 너무 좋아한다 

울 친정 엄마가 봄이면 자주 해 주시던 냉이 나물이다 

일본에서야 워낙 냉이가 귀하다 보니 (마트에서 팔지 않으니 귀하다)

조금씩 된장찌개나 김치 찌개에 넣고 끓여 먹는 정도로도 

감지덕지다 

감히 나물로 무쳐 먹는건 상상도 못한다 

그나저나 냉이가 11월에도 나는게 맞나?

봄 나물 아닌가?

내가 잘못 알고 있는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