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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

부지런해야 할 수 있다는 호캉스 !

by 동경 미짱 2022.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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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시대에 모처럼 떠난 가족 여행..
호캉스를 외치며 떠났던 여행이었는데 그래도 여행인데 하는 분위기에  저녁 늦게까지 자기야 랑 둘이서 와인바에서 한 잔 하고 그렇게 평소보다 늦게
잤으니 늘어지게 늦잠을 자야 하는데 그런데 누가 그러더라 호캉스는 부지런해야 한다고 …
아니 편하게 푹 쉬러 가는 호캉스인데 웬 부지런이 필요하지?
한데 이번에 확실히 알았다
호캉스는 정말 부지런해야 한다는 것을..
바다가 바라 코 앞인 호텔이라 밤 새 파도 소리가 들려왔다
처음엔 너무 좋게 들리던 파도 소리가 막상 잠이 들려니 조금은 거슬렸고 와인 바에서 한잔 아니 솔직히 말하면 분위기에 취해 4잔이나 마셔서 취기가 살짝 돌고 그래서 바로 잠이 들어야 하건만  오히려 정신이 말똥 말똥 한 게 쉽게 잠이 오지 않았다
평소에 알코올이랑 친하게 지내지 않는 나는 술이 들어가면 오히려 정신이 말똥 말똥 하니 잠이 오지 않는다
우리 집 자기야는 한 잔 하면 바로 잠이 빠지는 남지라서 함께 한잔 한 날이면 난 홀로 뒤척이게 된다
누가 그러더라 그건 덜 마셔서 그렇다고…
어쨌든 난 알코올이 들어가면 잠을 설치는 여자인데 그렇게 평소보다 늦게 잠이 들었는데 호캉스인지라 늘어지게 늦잠을  자야 하는데 잠자리 바뀌면 숙면을 못 취하는 울 엄마를 닮은 나는 일치감치 눈이 떠졌다
아이 씨 … 왜 벌써 눈이 떠지는 거야 더 자야 하는데 …
그렇게 잠은 깼고 침대에서 쉬이 일어나지 못하고 뒹굴고 있는데  창 밖이  빨갛게 밝아 오는 게 아닌가

아니 뭐야?
저건 일출이라는 거?
그것도 바다에서 해가 뜬단 말이지

기상 기상!
빨리 일어나  
지금 잠잘 때가 아니라니까
단 잠자는 우리 집 두 남자를 두들겨 깨웠다

호텔에서 보이는 바다 저 건너편에  섬이 보인다
그 섬 너머로 빨갛게 불타 오는데

아! 보여
해가 보여

두둥실 떠 오르는 태양이 눈이 부신다  
왜 하필 닮아도
잠자리 바뀌면 잠을 잘 못 이런 걸 닮았나 불만이었는데 덕분에 이런 멋진 일출을 보게 되다니  

엄마가 두들겨 깨워서 잠이 덜 깬 상태로 멍하니 일출을 바라보는 히로

해가 올라오기 시작하니 순식간이었다

순식간이라 …
짧아서 아쉽다기보다는 오히려 짧아서  더 보고 싶다는 아쉬움이 남아서 더 아름답게 느껴진 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호캉스 한다고 늘어지게 잤다면 못 보았을 일출..
잠자리 바뀌면 잠을 잘 못 자는 뭐 같은 성격을 물려 분 울 엄마에게 감사하는 순간이다

벌써 해가 떠 버렸다
쪼끔 아주 쪼끔 아쉽다
사실 평소에 생활하면서 매일매일  분명히 태양은 떠 오르는데  바쁜 일상이 쫓겨  일출이란 걸 보지 못 하고  사는 거라 생각하니 일출이 뭐라고 매일 떠 오르는 태양에 웬 호들갑인가 싶다

그래도 바다 위에서 떠 오르는 일출을 그리 쉽게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내일도 봐야지

호캉스지만 내일도 난 부지런을 떨며 일찍 일어나야지..

가족 여행의 마지막 날인 3일째 아침
일치감치 일어나 노천 온천으로 향했다
바로바로 바다가 보이는 노천 온천으로 고! 고 !
아직 주위가 어둑어둑한데 뜨거운 온천에 몸을 담그고 바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해가 뜨길 기다렸다

빨갛게 불 타오르는 바다 …

좋구나 좋아
부지런을 떨며 일찍 일어난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이번 가족 여행은 정말 맘에 든다
비행기 타고 멀리멀리 가지 못 했지만 오히려
가벼운 드라이브 기분으로 올 수 있는 이즈반도의
진면목을 알아 버렸다
예전에도 드라이브 삼아 때론 당일 치기로 때론 1박으로 가볍게 다녔던 이즈였는데 이렇게 좋은 줄을 몰랐었다
이 호텔의 고객 평가가 왜 이즈에서 제일 좋은 노천온천 라 했는지 알 것 같다
진짜 진짜 최고 ㅎㅎ

여행지로 가까이에 있는 좋은 곳은 눈이 안 들어오고 멀리 있는 곳이 더 좋아 보이는 아니 멀리라서 더 좋을 거라는 심리!
사람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가까이 있는 사람은 언제는  옆에 있으니 소중함을 때때로 잊어버리는 …
뜨거운 온천물이 몸을 담그고 떠 오르는 붉은 태양을 바라보며 결심했다
자기야 랑 요즘은 별로 안 이뻐서 항상 토닥 거리는 울 히로를 더 많이 사랑해야지 하고 …
요즘의 히로는 정말로 안 이뻐서 하루 걸러 한 번씩 토닥거렸었다
솔직히 히로가 남의 집 애면 정말 착하고 괜찮은 애라 칭찬할 같다
근데 내 애다 보니 좋은 것보다는 안 좋은 게 더 보이고   ㅠㅠㅠ
난 정말 욕심 많은 아줌마인 것 같아 ㅠㅠㅠ
요즘 안 이쁜 우리 히로 이쁘게 보이도록 내 눈에 한 번 더 콩깍지가 끼이도록  타 오르는 일출을 보며 기원했다
이뻐 보여라 이뻐 보여라 히로가 이뻐 보여라… 주문을 외우며

요런 생각 조런 생각을 하는 사이
오늘도 어제처럼 너무 빨리 태양이 떠 올랐다

저 불타는 태양은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코로나 시대에 심신이 지쳐 피폐해져 가는 이때에
나의 소중한 두 남자와 함께 봤던 이 일출을 …

호캉스는 부지런해야 한다더니 진짜 그랬다
늦잠도 자고 푹 쉬면 될 텐데 오히려 더 일찍 일어나  부지런을 떨었던 것 같다
그래도 피곤하지 않은 건 좋은 사람들과 함께여서이지 않을까
좋은 사람? 아!
이뻐 보여라 이뻐 보여라 히로가 이뻐 보여라고 주문을 외웠더니 히로가 이뻐 보인다
일출을 바라보며 하는 주문!
효과 짱!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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