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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내 눈 앞에 펼져진 겨울왕국

by 동경 미짱 2023.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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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 4일간의 첫 여행지는 동경의 서쪽으로 230킬로에 위치한 나가노현(長野)의 카미코우치(上高地)다

카미코우치는 일본의 스위스라고 불리는 자연경관이 너무 아름다운 곳이다 

해발 1500미터의 산 중으로 여름에도 긴팔을 입고 가야 할 정도로 시원 한 곳이다 

5시간은 족히 운전을 해야 하는 곳인데 장거리 운전에 익숙하지 않은 나로선 첫날부터 강행군이다 

처음 계획은 아침 5시쯤 떠나 11시쯤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막살 잘려고 누웠지만 눈이 말똥 말똥하니 

영 잠이 오지 않는다 

어차피 뜬 눈으로 밤을 세울 바에야 그냥 떠나자 싶어서 새벽 2시 집을 나섰다 

투어가 아닌 자유여행인 계획대로 되지 않는 법! 

장거리 운전에 익숙하지 않은 내가 한 밤중에 그것도 처음 가 보는 낯선 길을 

그것도 꼬불 꼬불 산길을 6시간이나 달려야 한다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난 그 새벽에 길을 나섰고 트럭들이 질주하는 산길 국도를 6시간을 달려서 

목적지에 도착을 했다 

도착 시간은 아침 8시 

카미코우지는 자연보호를 위해 차량 진입을 제한을 하고 있다 

관광버스나 택시 그리고 관계자 차량은 통행이 가능하다 

일반 관광객은 한참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한 후 셔틀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산 길을 올라가야만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리는 춥다 ...이렇게 추울 줄은 몰랐다

다시 차로 돌아가 옷이란 옷은 다 꺼내 입고 뜨끈한 커피도 보온병에 채우고 셔틀버스를 탔다

(왕복 2400엔)

아직 카미고우치엔 도착하지 않았지만 버스 안에서 보는 경치 또한 일품이었다 

10월 중순인데 단풍이 너무 고왔다 

30분 정도 셔틀 버스를 타고 드디어 카미코우지 도착!

 

세상에나 온 세상이 꽁꽁 얼었다 

아직 10월 중순인데..

그리고 춥다..

여기는 어디? 

나는 누구? ㅋㅋㅋ

얼음이 얼었다 

차 안에 있던 옷 둘 중 껴 입을 수 있는 옷 들은 다 껴 입었는데 양말 하나를 신은 발이 시리다 

그리고 손이 시리다 

장갑을 가져왔어야 했는데 설마 이렇게 추울 줄은 몰랐다

내가 있는 곳은 아직 카미코우치의 입구인데 

여기서 얼어 죽는 건 아니겠지? 무사히 살아 돌아갈 수 있겠지?

겨울에 이런 곳에 와서 겨울왕국이라 하는건 너무 당연하지만

아직 지난 여름의 더위의 기억이 채 가시지 않은 10월에  내 눈앞에서 펼쳐지는 이 광경은 

조금은 신기한 10월의 겨울 왕국이다 

 

 

삿포로도 10월엔 이렇게 까지 춥지 않은데 이곳은 뭔가 특별한 것 같다 

겨우 동경에서 서쪽으로 230킬로인데 완전 딴 세상이다 

북쪽이라면 모를까 서쪽인데 말이지..

근데 이 세상이 너무 아름답다 

진짜로 춥지만 않다면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이 풍경을 

사진이 다 담아내지 못하는 것 같아 아쉬울 따름이다 

 

아름다운 풍경을 두 눈에 담으며 나 홀로 걸었다 

이 순간은 나  홀로 여행이 오히려 좋았다 

누군가  수다를 떨며 방해받고 싶지 않은 오직 나 혼자 생각하고 나 혼자 듣고 

나 혼자 보며 사색하는 이 시간이 너무 좋았다 

오직 하나 춥다는 것 빼고는 모든 게 완벽했다 

평일인 데다가 이른 아침이라 유명 관광지이긴 하지만  많지 않은 사람들...

10시쯤 되니 태양이 높이 떠 올랐고 나는 추위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떠 오르는 태양 때문에 꽁꽁 얼었던 얼음과 식물들과 나무들을 뒤덮었던 하얀 서리들이 

녹아내리며 또 다른 세상이 펼쳐졌다 

내가 처음 보는 신기한 그리고 너무나 아름다운 소리와 풍경!

하늘은 뜨겁게 태양이 타 오르는데 비가 내렸다 

무슨 말인고 하니 높은 나무에서 서리가 비가 되어 낙엽과 함께 떨어지는데 

파스락 파스락  하며 서리와 낙엽이 떨어지는 소리가 너무 아름다웠고 

노란 낙엽이 바람과 함께 눈이 내리듯 떨어지는데 정말 숨을 죽이고 그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스마트 폰 영상이 다 담아내지 못하는 게 너무나 아쉽다 

이 소리를 이 풍경을 그대로 영상에 담을 수 있다면 영원히 소장하며 꺼내 보고 싶은데...

10월에 경험한 겨울 왕국이 

이렇게 아름다울 줄은 몰랐다 

새벽 2시에 길을 나서 아침 8시에 출발하는  첫 셔틀버스를 탔기에 볼 수 있었던 광경이었다 

태양이 뜨기 전엔 하얗게 서리와 물안개로 뒤 덮인 겨울 왕국을 

그리고 태양이 뜬 후에는 일본의 스위스라 불리는 아름다운 카미코우지의 자연을..

 

흔히들 카미코우치는 여름이 제일 좋다고들 하는데 하지만 진실은 사시사철 언제 가도 좋다이다 

철철마다 다른 모습이라 언제가 딱 좋다고 꼬집어 말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10월 중순에 이른 아침의 겨울 왕국 또한 빼 놓을수 없는 카미코우지의 얼굴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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