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운동을 마치고 나와 보니 부재중 전화가 한통 와 있다
친정 아버지에게서이다
전화 하셨어요 ? 왜? 무슨일 있어요?
꼭 무슨일이 있어냐 전화를 하나 ?
하지만 습관처럼 꼭 그렇게 묻게 된다
사실 울 친정 부모님은 오히려 무슨 일이 있으면 전화를 안 주신다
일본 사는 딸 걱정할까봐 전화도 않다가 나중에서야
이런일이 있었다고 말씀을 하신다
"왜 연락 안하셨냐?"고 물으면
"연락하면 걱정만 할건데 뭐하러 연락해 " 라고 하시면서 ..
오늘 전화 하신 이유는
일본 많이 덥다면서 .. 괜찮나 ?
여름인데 더운게 당연하죠 . 견딜만 해요
일본에서 12명 열사병으로 죽었다고 뉴스에 나오던데 ...
덥긴 덥죠 그래도 저녁에 아직 열대아가 아니라서
에어컨 안 켜고 잘수 있을정도에요
여기는 밤에도 에어컨 안 틀고는 못 잔다
요즘 일본이 덥긴 덥다
1주일동안 열사병으로 9956명이 병원으로 실려 갔다고 하고
12명이 사망했다고 하고
매일 이렇게 운동 금지 경보가 내리고 있다
일본이 불타고 있다
동경은 매일 35도를 오락 가락 하고 있다
그런데 아무리 덥다고 해도 울 친정 부모님이 계신 곳
대프리카라 부른다는 우슷개 소리도 있더라 마는 대구보다야 덜 더울텐데
울 친정 부모님은 내가 더 걱정이신가 보다
일본이 태풍이 왔다고 하면 동경과 아무 상관 없는 저 멀리 큐슈쪽이라도
울 친정 부모님에게는 일본 = 딸이 사는 곳
장소 상관없이 태풍이 왔다는데 괜찮냐시면 전화를 주신다
일본 오사카에 지진이 있었다는 뉴스가 나오면
내가 사는 동경은 오사카의 지진을 전혀 느까지도 못했는데
역시나 친정 부모님에겐 일본 = 딸이 사는 곳
지진 왔다는데 괜찮냐며 전화를 주신다
어떨땐 뉴스를 미처 보지 못해 지진이 있었던 것도 모르고 있다가
친정 부모님 전화를 받고 아! 오사카에 지진이 있었구나 ...
그렇게 알 때도 있다
울 부모님에겐 저멀리 북해도나 큐슈...
장소가 어디던 간에 딸이 있는 일본이기에 무조건 전화를 하셔서
안부를 물으신다 . 괜찮냐고?
울 친정 부모님에겐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이신가 보다
그런데 이번 여름의 이 무더위가 오히려 난 친정 부모님이 더 걱정이다
이 무더위에 그것도 대프리카에 사시는데 더위 드시면 어쩌나 하고 ...
친정오빠가 친정 부모님 집 옥상에 태양열을 설치를 해 주어서
전기 아낀다고 에어컨도 틀지 않고 견디시지는 않는다는게
그나마 다행이다
엄마 아빠 더운데 밖에 나가지 말고 에어컨 틀어 놓고 그냥
집에 가만히 계세요
그래 지금도 에어컨 틀어 놓고 있다
친정 부모님은 일본 사는 막내딸이 걱정이고
일본 사는 막내딸은 이 더위에 대프리카 사는 친정 부모님이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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