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사람들은 잘 먹을줄도 모르는 미나리
그래서 미나리를 잡초 취급하는 일본인들
하지만 내 눈에는 잡초가 아닌 보물창고 같은
강가의 깨끗한 천연 미나리
어제 나 만의 보물창고 미나리깡에서 한보따리 뜯어 왔다
난 김치를 만들어도 부침개를 부쳐도
친하게 지내는 이웃 사촌 (물론 일본인) 들에게
그리고 친한 직장 동료들 여기 저기 퍼다 주는 편이다
부침개도 울 가족 먹을만큼 조금만 부쳐도 될걸
이왕 부치는 것 양을 좀 많이 해서
옆집에 한장 가져다 주고 또 그 건너집에 한장 가져다 주고
김치를 만들면 밥공기 한공기 정도만큼 담아서
이웃 사촌들 그리고 회사 동료에게 가져다 주곤 한다
에게 겨우 부침개 한장 ?
에게게 주면 좀 많이 주지 밥공기 한공기 정도의 김치 ??
여긴 일본이니까 일본은 그렇다
일본사람들은 많이 안준다
딱 한번에 먹어 치울만큼 조금만 준다
많이 주면 오히려 부담스러워 할 수도 있다
그래도 나 같은 경우 나눠 줄 사람이 많아서
조금씩 주어도 꽤 많이 양이 필요하다
여기저기 이것 저것 퍼 주기 좋아하는건
울 친정 엄마를 닮아서 어쩔수 없다
하... 지 ... 만 .....
어제 뜯어 온 미나리는 난 아무에게도 안 줄거다
나눠 주고 퍼 주기 좋아하는 내가 왜 미나리는
아무에게도 안 주고 욕심을 내냐고??
그니까 .. 웬 욕심 ..
어차피 일본 사람들 미나리 별로 좋아 하지도 않는데 뭐 ..
라고 나의 욕심을 이쁘게 포장해 본다
이렇게 아름다운 강가에서 뜯어 왔다
천지가 미나리인데 한번에 너무 많이 뜯어 오면
다듬고 만들고 하는게 엄두가 안 나서
내 기준 적당히 뜯어 왔다
금방 뜯어 온 미나리라 정말로 싱싱하다
친정 엄마에게 카톡으로 미나리 사진을 보냈다
아침에 오늘은 미나리 뜯으러 갈 거라고 전화로 이야기 했었지만
뜯어봐야 얼마나 뜯어 올까 싶으셨나 보다
내가 보낸 미나리 사진을 보시더니 미나리 너무 좋다고
깨끗하게 씻어서 쌈장 찍어 먹어도 맛있다며 부러워 하셨다
사실 미나리는 울 친정 아버지랑 엄마가 참 좋아하신다
매년 철이되면 미나리를 잔뜩 사다가
쌈장에 사서 드시곤 하셨다
어제 뜯어온 미나리는 쌈으로 먹지 않고
부침개도 부치지 않았다
몽땅 미나리 장아찌를 담궜다.
내가 이 많은 미나리를 장아찌 담그는 이유!
울 집은 날이 따뜻해지는 5월 부터 시작해
선선해 지는 10월까지 거의 매주라도 해도 좋을정도로
마당에서 고기를 구어 먹는다
우리집 두 남자가 바베큐를 너무나도 좋아해서다
미나리 장아찌는 바베큐때 잘 구운 고기랑 함께 먹을 예정이다
고기랑 미나리 장아찌 궁합이 짱이다
물론 신선한 미나리랑 고기가 최고의 궁합이지만
여름내내 미나리를 먹기 위해선 보존을 할 수 있는
미나리 장아찌가 최선의 방법이다
장아찌를 담글때 잎은 다 떼어내고 줄기만으로 담궜다
처음으로 미나리 장아찌를 담글때 잎까지 함께 담궜더니
잎부분은 질기고 또 미너리 향도 남아 있지 않았었다
미나리 잎은 장아찌에 비추천이다
잔뜩 쌓인 미나리 잎
미나리 잎을 살짝 데쳐 나물로 무쳤다
미나리 숙채나물은 내가 너무 좋아하는 나물이다
살짝 데쳐서 향긋한 미나리 향이 그대로 살아 있는
미나리 숙채나물은 말그대로 밥도둑이다
엄마 말대로 미나리를 생으로 쌈을 싸 먹고 싶기도 하고
부침개도 두어장 먹고 싶기도 한데
몽땅 장아찌랑 숙채나물을 해 버려서 남은 미나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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