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이다
햇살이 따사롭길래 히로와 함께 (물론 우리 집 귀염둥이 모꼬짱도 동행) 드라이브 겸
집에서 30여분 거리에 있는 강변에 나갔다
이틀전 친구들과 자전거로 80킬로 거리를 하이킹하고선 다리가 아프다고
아야야 아야야 를 연발하면서도 엄마랑 모꼬랑 함께 산책 가자니 따라나서 주는
아들 녀석이 고맙다
뭐가 고맙냐고?? 아직까지는 엄마랑 놀아주니까...
언제까지 엄마랑 놀아줄려나 울 아들 녀석...
강변은 아직은 을씨년 스러운 겨울 풍경이다
강변 입구에 이쁜 보라색 꽃이 가득하길래 이쁘다고 사진을 찍고 보니
어라 시금치가..
누군가의 시금치 밭인가 본데 시금치보다 풀꽃이 더 많은 것 같다
이 집 주인장은 농사가 엄청 싫으신가 보다
시금치 밭이 아닌 보랏빛 풀꽃 밭인 줄 알았다 ㅎㅎ
유채꽃이 벌써 저렇게 피었을 줄이야..
노란 유채꽃 향기가 참 좋다
쉬는 날 집에 있었다면 하루 종일 뒹굴 뒹굴 뒹굴며 시간을 보냈을 텐데
히로랑 모꼬랑 나오길 정말 잘한 것 같다
아주 비싸 보이는 카메라를 설치해 두고선 한없이 기다리시는 아저씨 부대들...
내 감으로는 아마도 새를 기다리는 게 아닐까 싶다
순간의 포착을 위해 강변에서 기약 없이 기다리는 아저씨들
오늘 멋진 사진을 찍으실 수 있기를 바란다
강가에서 한 할아버지가 뭔가를 열심히 채취하시길래 인사를 건네어 보았다
뭘 뜯으시냐니 미나리랑 물 냉이를 뜯고 계신다고 하시는데
아직 미나리가 많이 어렸다
뜯기엔 아직은 좀 이른 것 같은데 할아버지는 열심히 셨다
깨끗한 1 급수에서만 산다는 크레숑 (물 냉이)
암 예방과 치료에도 좋고 혈압도 낮추고 뼈에도 좋다고 하고 당뇨병 치료에도 좋다고 하고..
뭐가 이리 좋은 효과가 많은지 말입니다 ㅎㅎ
나물로도 먹고 생으로 샐러드로도 먹고..
오늘 아들을 대동하고 강변까지 드라이브 나온 목적은 봄나물을 뜯기 위해서다
히로랑 모 꼬짱이 산책을 하는 동안 난 열심히 봄나물을 뜯었다
봄 나물 뜯는데 정신을 뺏겨서 아쉽게도 더 이상 사진은 없다
야들 야들한 쑥
쑥향은 정말 너무 좋은 것 같다
쑥국을 끓여도 좋을것 같고 떡을 해 먹어도 맛있을것 같다
냉이..
냉이는 좀 늦은 감이 있었다
벌써 대부분의 냉이는 꽃이 피어서 꽃이 피지 않은 아이들로 고르고 골라 캐 왔다
3월이면 냉이가 벌써 꽃을 피는지 몰랐다
오늘의 주목적은 이 냉이였는데 그래서 더 아쉬웠다
내년엔 2월에 냉이 캐러 와야지
원추리..
이제 막 올라와서 아주 작았다
하지만 나온 김에 또 언제 나올지 기약이 없으니 좀 작다 싶었지만 뜯어 왔다
너무 커 버리게 문제지 작으면 더 부드럽고 좋지 않을까 싶어서
작년에 처음으로 원추리 뜯어와서 무쳐 먹었는데 정말 맛있데 먹었었다
크레숑 (물 냉이)는 몇 뿌리만 뽑아 왔다
물에 꽃아 수경재배를 할 수 있으니 부엌 한 구석에서 키워
음식 데코레이션 용으로 하면 꽤 유용할 것 같다
아! 그리고 달래
근데 달래 사진이 왜 없지?
사진 찍은걸 잊어버렸나 보다
호미를 가져가는 걸 깜빡해서 달래는 많이 캐지 못했다
천지에 널린 게 달래였는데 많이 아쉬웠다
그리고 미나리는 이제 막 올라와서 너무 작아서 몇 개 뜯다가 포기!
역시 3월은 미나리는 너무 이른 감이 있다
오늘의 수확은 쑥이랑 냉이랑 물 냉이랑 원추리랑 달래 조금...
양은 많지 않지만 많은 종류를 조금씩 뜯어 왔다
오늘의 봄 나물 캐기는 정말 좋았다
굳이 나물을 캐로 오면서 다 큰 아들녀석을 대동하고 나선데는 이유가 있었다
나물을 잔뜩 캐 와서 좋은것도 있지만 차로 오고 가는 시간 차 안에서
그리고 나물을 캐며 히로랑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 대학을 입학하는 히로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었다
이런 이야기는 집에서 작정하고 하는것 보다 이렇게 자연스레 하는게 더 좋은것 같다
엄마가 나가자고 한다고 따라 나서준 아들녀석이 오늘따라 고마운 이유다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일반 적인 나의 설교가 아니라 나도 말을 하고 히로도 말을 하고 말 그대로 대화를 나눴다
히로가 뭘 생각하고 있는지를 들었고 또 내가 대학 입학을 앞둔 히로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도 하고 ..
히로는 엄마가 뭘 전달하려고 하는지 알아 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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