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인 이웃과의 트러블 아닌 트러블

 

외출했단 집에 돌아오는데 골목길에 들어서자 

2명의 남녀가 우리집 앞에 쪼그리고 앉아 있었다 

누구지? 옆집 유까짱이랑 효군인가? 근데 둘이서 우리 집 앞에 쪼그리고 앉아서 뭘 하는 거지?

누구인지 모른채 집 안으로 와 보니 몇 달 전 골목 제일 안쪽 집에 이사를 온 집 엄마와 아들이었다 

부부와 막 성인이 된 아들과 고등학생처럼 보이는 딸 이렇게 4 식구가 시바견을 키우는데 

( 이사온 지 얼마 안 된 이웃의 집 안 정보를 너무 많이 알고 있나? ㅎㅎ)

오며 가며 만나면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를 나누는 정도인데 부부도 그 아들 딸들도 

인상이 좋다고 느끼고 있던 중이었다 

내가 인상이 좋다고 하는 근거는 얼굴이나 외모가 아닌 

인사를 나눌때 눈을 마주치며 환한 웃는 얼굴로 인사를 나누기 때문이다 

간혹 혹 눈이라도 마주 칠세라 땅을 보고 걷거나 딴청을 피우는 사람들이 있다 

그냥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만 나누면 될 것을 이웃끼리 인사 나누기 싫어 눈도 안 마주치면서 

자기가 필요할땐 아즈 아주 친한 척 말을 걸어오는 그런 이웃이 두 집 정도 있다 보니 

눈을 마주치며 인사르 나누는 이사 온 지 얼마 안 된 그 가족에 대한 인상이 좋은 편이었다 

근데 그 집 모자가 우리집에 무슨 일일까?

집 앞으로 가자 마자 그 이유를 알았다 

엄마는 어쩔줄 몰라하며 

이웃 엄마 : 죄송합니다 . 우리 집 아이가 운전하다가 부딪혀서 화분을 깨뜨려 버렸어요 

면하 딴지 얼마 안되었는데 공사 트럭이 오니까 당황해서 피한다고 피한 게..

정말 죄송합니다 

나 : 화분 깨 진건 신경 쓰지 마세요. 운전 막 시작하면 그럴 수 있죠 

그나저나 많이 놀랐겠네요. 

이웃 엄마 : 정말 죄송합니다 

 

 

이웃 중 한 집이 집 외벽 도색 공사를 하는 중이라 근 2주째 공사 차량이 골목을 드나들고 있다 

막 운전면허를 탄 초보 운전자가 트럭이 맞은편에서 다가오니 당황해서

자기가 뒤로 물러선다고 한 게 그대로 우리 집 화분을 받아 버렸다고 한다 

사실 운전에 익숙하지 않으면 자기가 움직이는 것보다 자기는 멈추고 상대방이 움직여 피해 가게 하면 좋은데 

운전 초짜는 자기가 당황해서 자기가 피한다고 하다가 가벼운 접촉 사고를  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우리 집 앞 골목은 차 2개가 지나다닐 수 있는 충분한 넓이가 있고 

또 골목에 불법 주차를 하는 차가 없어서 당황하지 않으면 사고를 일으킬 수가 없는데 

아무래도 초보이다 보니 커다란 트럭이 다가오니 당황했었나 보다 

 

그렇게  이웃집 엄마랑 한동안 미안하다 괜찮다 실랑이 아닌 실랑이를 벌이고 

이웃집 아들은 어쩔 줄 몰라하는 게 보이고  히로도 내년쯤이면 운전면허를 딸 텐데 

이웃집 아들일이 남의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꽤 큰 크기의 토기 화분이 작살이 났다 

화단의 벽돌은 멀쩡했고  화분 하나만 와장창..

큰 사고가 아니라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아이고 그 집 차 흠집 좀 났겠다 싶은 게 오히려 맘이 쓰였다 

자기야 : 그 집 차가 초보가 운전하기엔 좀 크긴 해 

나 : 하긴 그래. 그래도 큰 사고가 아니라서 다행이야 

 

저녁에 이번엔 이웃집 아빠까지 함께 우리 집에 사과 인사를 왔다 

신경 쓰시지 마시라 했지만 그래도 정말 미안하다며 부부가 함께 과자를 사 들고  왔다 

물론 사고를 냈고 화분을 깼으니 미안하다 사과를 하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만 

난 정말  화분 하나 깬 게 전혀 속상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집 아들이 이 일로 운전에 자신감을 잃어버릴까 봐 

그리고 그 집 차 흠집 좀 났을 텐데 수리비도 들겠다 하는 맘이 더 컸다 

 

 

 

우리는 전혀 신경 쓰지 않지만 그 집 부부는 어쩔 수 없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운전 초보가 낸 첫 사고로 이렇게 가벼운 사고라서 천만다행이다 싶다 

크고 작건 이렇게 사고를 한번 냈으니 이웃집 아들은 운전할 때 

조심 또 조심하겠지..

근데 남의 일 같지가 않다

울 아들 녀석 히로도 면허를 따면 생길 수 있는 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