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마지막 날이다
되 돌아보면 많은 일이 있었던 것 같으면서도 막상 무슨 일이 있었나 되짚어 보면 또 아무 일도 없었던
평탄했던 한 해였다
올 해는 시부모님이 우리집 에 오시지 않기로 했다
11월에 4일간 시부모님과 히로까지 3대가 함께 여행을 다녀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이지만
제일 큰 이유는 어머니가 발목을 접질러서 조금 불편하시단다
게다가 코로나가 다시 극성을 부리고 있어서 이번 새해는 집에서 조용히 보내시겠다고
우리 집으로 오시지도 않으시고 또 오지도 말라 신다
덕분에 이번 새해도 조용히 집에서 우리끼리 보내기로 했다
시부모님이 오시지 않으니까 일본의 새해 요리인 오세치 요리는 만들지 않기로 했다
오세치 요리는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
"맛이 없다 " 다
오세치 요리는 하나하나 다 의미가 있고 뜻이 있다고 하지만 맛은...
오세치 요리를 하지 않으니 진짜 편하다 ㅎㅎ
오세치는 새해 첫날 먹는 새해 요리이고 그렇다면 31일 한 해의 마지막은 뭘 먹을까?
보통은 스끼야끼나 게 나베(찌개) 나 아니면 스시 같은걸 온 가족이 모여 앉아서 먹는 게 일반적이다
한 해 마지막 저녁으로 맛있는 요리 먹으며 보내는 건 한국이나 일본이나 마찬가지다
한국이랑 다른 한 가지를 들자면
일본은 도시코시 소바( 年越しそば)라고 해서 소바를 먹는다
도시코시는 해를 넘긴다는 의미다
해를 넘기면서 소바를 먹으니까 늦은 밤에 먹는 게 일반적이다
우리 집도 예전엔 저녁으로 6시쯤에 스시나 뭐다 배 불리 잔뜩 먹고선
밤 10시 넘어서 소바를 먹었었다
배도 부른데 밤 10시 넘어서 소바를 먹을 필요가 뭐가 있냐고 소바 먹지 말자고 했더니
우리집 자기야가 소바를 안 먹고 어떻게 한 해를 마무리하냐고 꼭 먹어야겠다고 해서 적은 양이라도
반드시 소바를 만들어 먹어야만 했다
하긴 시부모님도 계신데 한 해 마지막 날 저녁을 소바를 먹고 퉁 치기엔 좀 그렇긴 하기도 하고..
하지만 올 해는 시부모님도 오시지 않으신다고 하고 우리끼리만 먹으면 되니까
늦은 밤에 소바를 먹는 게 아니라 저녁으로 소바를 먹기로 했다
다시마랑 가다랑이와 멸치를 넣고 육수를 직접 냈다
다른 요리를 하지 않는 대신 소바 정도는 제대로 만들어야지
시금치랑 가마보꼬(흰 살 생선 어묵) 그리고 파를 얹어 내면 끝!
소바에 덴뿌라(튀김)이 없으면 엄청 무지 섭섭하니까
소바의 친구 덴뿌라도 한 접시
새우튀김이랑 가끼아게(여러 가지 채소를 채 썰어서 튀긴 것) 그리고 우리 집 두 남자가 좋아하는
치쿠와 튀김( 치쿠와는 구멍이 뚫린 원통형 어묵이다)
치쿠와는 튀김 반죽에 파래김을 넣고 튀기면 향기도 좋고 맛도 또한 좋다
한 해를 넘기며 먹는 도시코시 소바를 2022년 마지막 저녁 식사로 먹었다
소바를 먹은 후 히로는 친구들과 해 돋이를 보러 바다에 간다며 나갔다
올 한 해 별 탈 없이 크게 좋은 일도 없었지만 그렇다고 크게 나쁜 일도 없었던
정말 평범하고 평안한 한 해였다
밝아 오는 새해에도 평범한 한 해가 되길 기원해 본다
평범하다는 거....
크게 욕심부리지 않는다면 평범하다는 게 얼마나 큰 복인지...
내 블로그를 방문하신 모든 분들께!
방문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한 해 잘 마무리하시고 밝아 오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항상 웃음이 끊이지 않는 한 해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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