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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상 /일본은..

뜨겁게 불타 오르는 일본의 여름! 마츠리 !

by 동경 미짱 2023.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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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후 3년 만에 울 동네 여름 마츠리가 개최되었다 

올해 우리 집은 반장이다 

3년간 중지 되었던 마츠리가 왜 하필 우리가 반장이 되자마자 개최가 되는지 ㅠㅠㅠㅠ

반장이란 완장 때문에 싫어도 좋아도 무조건 참가 해야 된다 

일본은 왜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나는 삼복 더위에 마츠리를 하는지 모르겠다 

지난 화요일 수요일 최고 기온 38도였다 

그 더위의 정도를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엄청 더웠는데 

그때 걱정이 이번 토요일의 마츠리를 어쩌나 였나 

누가 쓰러져도 쓰러질것 같은 아니 당장 내가 쓰러질지도 모르는 위기감마저 들었다 

나의 걱정은 무용지물 

예정대로 오늘 울 동네 마츠리가 시작되었다 

 

동네마다 마츠리의 형태는 조금씩 다른데 울 동네는 낮에 오미코시 御神輿(마을을 지키는 신이 타는 가마 같은 거)

  라고 해서  가마를 메고 온 동네를 누빈다 

그리고 저녁엔 봉오도리 (盆踊り)라고 해서 북 치고 장구 치며 마츠리 전통 춤을 춘다 

1부는 낮에 오미코시 2부는 밤에 봉오도리! 

 

울 동네는 미코시가 2개가 있다 

하나는 어린이용 작은 가마로 초등학생 아이들이 짊어진다 

 

그리고 큰 미코시는 어른들이 짊어지고 으싸 으쌰

저게 작아 보여도 엄청 무겁다 

게다가 삼복더위에 저걸 짊어지고 4시간을 마을 구석구석 누비는데 아이고...

 

38도까지 치솟던 더위가 울 동네 마츠리를 위해서 인지 오늘은 32도 

게다가 구름이 껴서 뜨거운 태양을 막아 주었고 간간히 바람이 불어서 시원함도 느낄 수 있었다 

최근에 워낙 더웠기에 32도가 시원하게 느껴지더라는..

나는 반장이란 완장을 찼기에 줄곧 따라다니며 음료수와 먹거리를 제공하는 일을 했다

4시간 동안 동네 구석구석을 누비는 동안 30분 한 번씩 휴식을 취한다 

이번엔 전부 5군데의 휴식처가 있었는데 휴식을 취할 때마다 각종 음료랑 어른들에게는 술과  안주가 무한 제공 

그리고 휴식처마다 한 곳은 수박을 한 곳은 만두를 한 곳은 토마토랑 오이를  뭐 그런 식으로 

줄곧 음식들이 제공되는데 가마를 짊어지며 참가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구경하며 따라다니는 

모든 사람들에게 먹거리를 제공한다 

그래서 울 동네 마츠리에는 가마 뒤에는 음식을 가득 실은 트럭이 따라다닌다

울 동네 주민이 아니더라도 구경하는 모든 사람들에 음식 무한 제공! 

말 그대로 축제이고 동네잔치다  (이 또한 울 동네의 경우. 다른 동네는 어떤지 모르겠다 )

4시간 전 구간을 따라다니다 보면 배가 부를 정도다 

마츠리의 선두는  하야시

하야시는 북 치고 장구치고 피리 불고 하는 한마디로 풍악담당이다 

 

선두에서 하야시가 꿍짝락 꿍짝 풍악으로 흥을 돋운다 

그 뒤를 작은 어린이 미코시와 어른들 미코시가 뒤 따른다 

으싸 으싸 하면서 흥이 나면 점점 빨라지고 밀어붙이는 힘이 커지는데 맨 앞 쪽에서 

미코시를 뒤로 밀면서 스피드를 조절한다 

 

동네 마츠리지만 도로 봉쇄는 기본이다 

당연히 경찰 아저씨도 몇 명 동원된다

당연히 엄청 막힌다 

나도 이런 경험이 종종 있다 

외출을 했는데 너무너무 막히고 아예 차가 꼼짝도 안 할 때가 있다 

어김없이 마츠리가 있다 

아무리 막혀도 꼼짝을 못 해도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다 

무조건 기다릴 뿐....

그런데 마츠리에 참가를 해 보면 도로를 막고 진행하는 걸 즐기는 것 같다 

일부러 도로에선 더 느리고 가끔은 앞으로 전진했다 뒤로 조금 물러 났다 하면서 

도로를 막고 진행할 때 더 느리게 진행을 한다 

이건 느낌이 아니라 진짜 그렇다 

뭐 1년에 한 번 있는 동네 마츠리인데 비록 도로는 동네 소유가 아니라 시의 소유지만 

울 동네 주인은 우리니까 당신들도 마츠리를 즐겨라라는 그런 느낌이랄까...

 

걱정했던 38도의 무더위는 아니었지만 32도란 비교적 선선한 날씨에 잔뜩 낀 구름 

그리고 30분마다 먹고 마시며 체력 보충을 하면서 무사히 마츠리를 마쳤다 

울 동네를 중심으로 8개의 다른 동네랑 연합이 되어 있는데 울 동네가 제일 먼저 마츠리를 연다 

울 동네를 스타트로  매주  토요일마다 8주에 걸쳐서  8번의 마츠리가 열린다 

일본의 여름은 뜨겁게 뜨겁게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반장으로서 마츠리에 참석하는 건 울 동네 마츠리만 참석하면 된다 

다른 동네 마츠리는 가고 싶다면 그냥 구경꾼으로 참석하면 된다 

1년간 반장이 해야 하는 일 중  제일 크고 제일 부담스러운 마츠리가 끝! 

나머지 반장이 해야 하는 일은  거저먹기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너무 행복한 저녁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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