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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상 /사람들..

바람과 함께 왔다가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by 동경 미짱 2018. 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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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만에 만난 자기야의 친구 사오미상 

좋은 친구는 오랫동안 만나지 않았어도 마치 며칠전에도 만난듯

그렇게 편하고 좋다 

10여년만에 갑자기 지난주에 우리집에 놀러 와도 되냐고 하더니 

30키로짜리 쌀한가마니랑 짠 하고 등장한 사오미상이었다 


어제 저녁 와인 한병 따고 자기야랑 나랑 셋이서 

예전 사진도 찾아보며 과거 추억행 기차를 타기도 했다가 

그동안 어찌 지냈는지 요즘은 어떤지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느라 밤을 새다 시피했었다 

 

예전 미국에서 돌아온후 동경에서 취직했지만 

장남에다 시골 부모님이 연로하시다는 이유로  동경 생활을 접고 

고향인 후꾸이현으로 돌아간 사오미상은 아직까지 미혼이다 

고향에서 취직을 한후 직장 생활에 바쁘고 쉬는 날엔 

부모님 도와 가업인 임목 일을  도우고 하느라 동경에 한번 나오기가 

그리 쉽지 만은 않았다고 한다 


이번엔 10년만에 긴 휴가를 받은 이유가 건강에 이상이 생겨 

수술을 앞두고 있어서라 했다 

가벼운 수술이라 전혀 걱정 할 필요없다고 가볍게 말하면서 

덕분에 이렇게 동경 나들이도 하고 

울 집에 와서 이렇게 만날수 있으니 얼마나 좋으냐며 활짝 웃었다 





내일은 자기야랑 사오미상이 미국에 함께 있을때 친구였던 가오루상 만나러

가오루상이 살고 있는 이즈의 바닷가로 가기로 하고  잠이 들었다 

이즈에 살고 있는 가오루상도 이번에 만나면 10여년만이다 

예전엔 그녀가 동경에 살땐  휴일이면 가끔  우리집에도 놀러 오고 했었는데

이즈로 이사간후  자영업을 하느라 휴일에도 일이라 

10여년째 연락만 주고 받고 있었다 

내일은 가오루짱 만나 정말 간만에 10년 쌓인 회포나 풀자고 했는데 


아침에 일어나 정신도 채 차리기 전에 사오미상에게 

회사에서 전화가 왔다 


내용인즉 수술을 위해  병가를 내기전  사오미상이 회사에

제출한 기획안이 있었는데 그 기획안 때문에 오늘 회사에 나와 달라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바로 후꾸이로 돌아가야한다는 ...


"헐 ... 진짜??? 지금 동경있다고 못 간다고 하지 

월요일 간다고 하면 안돼? "


3월 1일 수술 잡아 놓은 사람인데 

게다가 오늘은 토요일인데 왜 하필 토요일에 기획안 때문에 

회사로 나오라 하는거?

넘 한거 아냐?


사오미상 10년만에 동경 나들이인데 

다른 업무라면  동경있다고 하고 다음으로 미루면 되지만 

자기가 낸 기획안이라 꼭 가 봐야 할거 같다고 ...

후꾸이까지 거리가 300키로가 넘는다 

고속 철도인 신간선 타고  간다고 해도 환승하고 어쩌고 하면 

4시간이 더 걸리는데 꼭 이렇게 가야 하나 10년만인데 ... 싶지만 

다른것도 아니고 자기가 낸 기획안이라서 .... 라는데 


넘 아쉽다 

4시간 넘게 걸려 300키로를 달려와  우리집에 머문 시간은 

잠 자는 시간 포함 딱 16시간 ...

이제 이렇게 기면 또 언제 보나 하는  아쉬움


3월 1일 수술을 앞두고 있는 사오미상 

그는  가벼운 수술이라  걱정 할 필요 없다고 하지만 

내가 보기엔  말처럼 그렇게 가벼운 수술인것 같진 않다 

뇌에 종양이 있어서 종양 제거 수술이라고 하는데 

종양이 악성이 아니라 제거만 잘 하면 된다고 하는데 

그래도 머리 수술인데 .... 


보내는 우리보다 더 아쉬워 하는 사오미상을 더 이상 붙잡지 못했다 

바람처럼 휙 하니 왔다가 바람처럼 휙 하니 사라져간 사오미상 ..

내 맘이 많이 안 좋다 




진짜 사오미상이 우리집에 왔다 간게 맞나?

거실 한구석에 덩그러니 남아 있는 아직 채  열지도 않은 

30키로짜리 쌀 한가마니를 보니 사오미상이 왔다간게 맞구나 싶다 ..

30키로 짜리 살 한가마 다 먹어 치울때까지 

두고 두고 아쉬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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