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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집에서 먹기

우리집에서 남편만 먹을수 있는 것

by 동경 미짱 2018.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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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야가 저녁에 테니스가 있어서 저녁 시간을 함께 할수가 없어서 

히로랑 둘이서 일치감치 저녁을 먹었다

테니스를 갔다 오는 자기야의 저녁을 차려야 하는데 

막 운동을 마쳤으니 가볍게 먹을수 있는걸로 라는 요구를 받았다 

가볍게 먹을수 있는 거라...


그래 결정 했어 

자기야꺼만 만들면 되니까 울집에서 

유일하게 자기야 혼자만 먹을수 있는 그걸 만들어야지 ..


유일하게 자기야만 먹을수 있는거라 ...

맛나고 귀한거 있으면 감춰 두었다가 아이들 몰래 

집안의 대들보인 남편에게만  몰래 먹이는 그런 시대도 아니고 

아무도 못먹고 자기야만 먹을수 있는거 

그게 도대체 뭘까?


그건 바로 바로 바로  톡특한 향기 

일본에서 작년부터 건강채소로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바로 그 고수가 

듬뿍든 쌀국수다 


히로는 고수의 그 냄새를  도저히 받아 들일수 없다고 하고 

솔직히 나도  고수의 그 독특한 향과 맛이 영 별로다 


울 자기야는 20대 초반 미국에 살때 

베트남의 쌀국수랑 멕시코의 다코스를  아주 자주 먹었었다고 한다  

처음엔 맛이 있어서 자주 먹었던게 아니라 

20대 초반 돈도 없던 그 시절 

쌀국수랑 타코스가 가격이 싸고 양이 많았던 음식이었기 때문에 

일주일에 서너번은 먹었었다고 한다 

싸다고 이유로 먹던 쌀국수와 타코스는 지금은 

자기야가 아주 좋아하는 음식이 되어 버렸다 


히로랑 나랑 한 밥상에서 먹을땐 고수의 그 향 때문에 만들지 않지만 

자기야 혼자 먹는다는데 오래간만에 자기야 좋아하는것 만들어 주지 뭐 

게다가 우리집 마당에 지금 고수가 한창 자라고 있고 ...


오직 고수를  좋아하는 자기야를  위해 

마당에다 고수를 심어 키우는  착한 마누라다 내가 ...






식품 저장고에서 예전에 사둔 쌀국수 꺼내내고

마당에 나가 고수 한움큼 뜯어 오고 


냉동실에서 미리 사다 둔 닭뼈로 육수를 내었다 

쌀국수란게 육수만 잘 우려 내면  맛은 보장이니까 




보글 보글 쌀국수 삶아내고 

닭뼈로 육수는 냈지만 맛은 뭐로 내냐고 ?



요것  한 봉지만 있으면 고민은 저리 가라다 

일본엔 외국식품이랑 커피콩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유명 체인점 KALDI  라는 가게가 있다 

KALDI 에서 사온 베트남 고수 스프 

말린 고수 가루가 듬뿍 든 고수 스프다 




닭고기 육수에  고수 스프 넣어 간을 맞추고 

삶아낸 쌀국수 넣고  닭육수 내면서 함께 삶아둔  닭고기도 올려주고 

마지막으로 마당에서 뜯어 온 고수 살짜기 올려주면 

자기야가 넘 넘 넘 좋아하는 쌀국수 완성이다 






자기야가 워낙 맛있게 먹으니 히로가 슬며시 다가 온다 

 아빠 그렇게 맛있어 ? 

 그럼 이게 얼마나 맛있는데 ..

한 입만 먹어 봐 


히로 국물만 한 입 떠 먹어 보곤 우웩 ...

물 한 컵 벌컥 벌컥 

이게 뭐가 맛있어 ?

 이 맛을 모른다는게 이해가 안가 

자기야 고수 더 없어 ?


충분한줄 알았던 고수를 더 달라는 울 자기야

마당에 나가 고수 한 움큼 더 뜯어다 자기야의 쌀국수에 넣어 주었다 


  이  남자 못먹는게 없다 

외국인들이 기겁한다는 번데기까지도 먹어 치우는 남자다 

아빠를 닮은 구석이 참 많은 히로가 아빠를 닮지 않은건 바로 음식의 취향인것 같다 

이것 저것 아무거나 다 잘 먹는 아빠랑 

 좋아하는것만 먹고 싫어하는 건 절대 입에 안 대는 히로 


아마도 울 자기야는 전세계 어디를 가서 살아도 

음식으로 고생하지는 않을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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