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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히로 이야기

아들을 당황시키는 엄마의 버릇

by 동경 미짱 2018.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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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날씨가 너무나 좋고 화창하다 

우리집 마당엔 매일 매일  새로운 꽃들이 피어 나지만 

그리고 날씨가 너무 너무 좋지만  그래서 매일 매일 마당에서 

시간을 보내고 싶고 우리집 두 남자가 그렇게 좋아하는 

바베큐고 하고 싶은데 요즘 바베큐를  잘 하지 못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바람이 너무 쎄서 ..

요즘 매일 같이 바람이 그것도 아주 아주 쎈 바람이 불고 있다 

우리집 바베큐는 숯불을 피워하는 숯불 구이라서 바람이 심하게 불면 

바베큐는 할수가 없다 


그런데 오늘은 바람이 아주 얌전하게 분다

고기가 고픈 우리집  두 남자 기회는 이때다 하며 

마당으로 나가 숯불을 피우는게 아닌가 


뭐 먹고 죽은 귀신 땟깔도 좋다는데 그래 오늘은  고기를   구워  먹자구나  

자기야랑 히로가 마당에서 숯불을 피우고 준비를 하는 동안 

난 마당 한 구석으로 달려가 상추를 뜯었다

지난달에 심은 상추가 하루가 다르게 쑥 쑥 자라고 있다




상추에다 숯불로 구운 삼겹살이라....

생각만 해도 군침이 꼴깍 



딱 하나 아쉬운게 있다면 바로 이 깻잎 

넌 도대체 언제나 되야 수확을 할수 있을까?

이 깻잎은 따로 심지 않았는데 작년에 심었던 깻잎에서 

씨가 떨어져서 저절로 싹이 나왔다 



내가 상추 뜯어서 씻고 준비를 하는 사이 

어느새 고기가 구워졌다 

울 자기야의 바베큐의 룰은 돼지고기는 맨 마지막에 굽기이다 

먼저 닭고기랑 소고기 쏘세지 양파나 버섯같은 채소를 구워 먹고 

맨 마지막에 숯불이 많이 약해지고 나면 돼지고기를 굽는다 

처음엔 불이 강할때 기름기 많은 삼겹살을 구우면 불이 활활 

돼지고기는 금방 타 버리기 때문이다 



잘 구워진 소고기하면 빨간  와인을 안 마실수가 없지 

난 사실 알코올이랑 그다지 친하지 않다 

마셔도 딱 한잔 그 딱 한잔도 두서너달에 한번 

일년 해 봐야 여섯 일곱번 정도 마실까 말까다 


그 1년에 여섯 일곱번도 딱 한잔

1년에 한두번 정도 서너잔 마실때가 있는데  오늘이 바로 그 날이다 

집에서 하는 바베큐이니 귀가 걱정 없고 

내일은 회사도 쉬는 날이니 출근 걱정도 없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자기야랑 히로랑  내 가족이 함께인데 

그리고 맛있는 소고기가 있는데 마셔야지 빨간 와인을 ...




한잔 마시고 두잔 마시고 ...

그리고 세잔을 마시니 야간 취기가 올라온다 

 자기는 마셔도 표가 안나 


 왜 안나  엄마 지금 취한거 같은데 ..


 얼굴색이 하나도 안 변하고 그대로 잖아 


 얼굴 색은 그럴지 몰라도  엄마 지금 취한거 같아 

엄마 취하면 나 곤란한데 ....


  나 아직 안 취햇거든 그리고 엄마 취하는데 니가 왜 곤란해 


 엄마 이상해 지잖아 

그런 엄마가 익숙하지 않아서 내가 어떻게 해애 될지 진짜 곤란해 


 헤헤 .. 히로야 ...


 봐 봐 엄마 취했어 


와인 딱 세잔 마셨는데 엄마를 마치 취한 사람 취급하는 히로 ...

히로는 엄마가 술을 석잔 이상 마시면 당황스럽다고 한다


히로는 지금까지 술에 취한 사람을 만나 본 적이 거의 없다 

친정 집 식구도 그렇고 시댁 식구도 그렇고  취할 만큼 마시는 사람이 없다 

물론 아빠인 자기야도 그렇다 


1년에 한두번 엄마가 술을 석잔 이상 마시면 히로는 엄마가 취했다고 한다 

그리고 엄마의 그 술 버릇에 자기가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당황스럽다고 한다 


히로를 당황시키는 내 술 버릇이 뭐냐하면 ...

웃음이 많아지고 히로에게 애교부리기이다 

남편인 자기야가 아닌 아들인 히로에게 애교 부리기 

눈읏음을 살살 지으며 콧소리로 히로야를 외치며 부비 부비 


애교스럽게 (히로는 끔찍할지 모르겠지만 내 기준으론 귀엽고 애교스럽게...)

  히로 손을 잡을려 하고 

히로 팔짱을 낄려고 하고 

콧소리로 히로야를 부르는 엄마

평소에 히로에게 애교는 무신 오히려 조금 엄격하고 잔소리 많은

 엄마의 애교가 히로를 당황스럽게 한단다 

게다가 히로는 무뚝뚝한게 멋있다고 생각하는 그런 고딩이 아닌가 


평소에 볼수 없는 엄마의 애교에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지 모르겠단다 

말은 당황스럽다고 하면서 누가 자기야의 아들 아니랄까봐 

술 석잔에 알딸딸한 기분에 애교라는 술주정을 부리는 엄마의 말을 다 들어 준다 

내가 뭔말을 해도 (아마도 횡설 수설 이겠지)

응 .. 알았어 알았어 라고 하고

히로의 옆구리 쿡 쿡 찌르고 팔짱을 낄려는 엄마

당황해 하면서도 엄마가 하고 싶은데로 내버려 둔다 

왜냐하면 싫다고 피하면 엄마가 더 끈질기게 달라 붙으니까 ...


울 자기야는 애교의 대상이 자기가 아닌 히로에게 가는 거 보며 

자기가 아니라 다행이라 싶어서일까 그냥 웃기만 한다


1년에 한두전 엄마가 기분 좋아서 아들에게 애교 부리는 건데

그냥 좀 받아 주면 되는데 말이지 ..


결론을 말하자면  오늘은 히로에게 애교 안 부렸다 

빨간 와인 석잔에 약간 알딸딸하니 곧 애교를 부릴것 같았는데 

딱 한잔만 더 하면 히로에게 애교 작렬이었을텐데  

약간 알딸딸한 석잔에서  멈췄기 때문에 ...


애교 작렬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와인 석잔에 

알딸딸하니까 뒷 정리는 두 남자에게 맡기고 난 조용히 집 안으로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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