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님 오실때 1주일 계신다 하실때
긴것 같더니만 지나고 보니 길지도 않은 일주일이었다
시어머님이 1주일간의 아들네 나들이 마치시고
시댁으로 돌아가셨다
우리집 고부 관계는 남들이랑 조금 다르다
보통은 시어머님이 아들네 집에 올때
바리 바리 사 들고 오시는데
우리 시어머님은 오실땐 가볍게 오신다
여행가방을 가지고 오시기는 하시지만
거의 빈가방에 가깝다
어머님이 우리집에 오셔서 입으실
속옷을 비롯한 평상복은 우리집 어머님 전용 서랍장에다
항상 비치해 두시니 따로 옷가지를
가지고 오실 필요가 없으시다
한번 오시면 기본 일주일을 계시니
따로 서랍장을 내어 드렸었다
농사를 짓는것도 아니고 도시에
그것도 아버님이랑 두분 단촐하게 사시다보니
바리 바리 사들고 오실것도 없다
그렇게 가볍게 오신 시어머님
가실땐 며느리가 바리 바리 사 드린다
항상 그렇듯 이번에도 그렇다
울 시어머님 코스트코 베커리 넘 좋아 하신다
시부모님댁 근처에는 코스트코가 없으니
우리집에 오시면 항상 택배 한상자 보낸다
이번에도 쿠키랑 베이글 빵
그리고 머핀 치즈 타르트까지 골고루 골고루
한상자 가득 담아 택배로 나고야로 우선 보냈다
그리고 집으로 와서 어머님 여행가방 정리
울 어머님은 음식은 끝내주시는데
정리 정돈 청소는 정말 안되신다
어머님 가방이건만 내가 차곡 차곡 챙겨 넣어 드려야한다
어머님의 부피나 모양 종류에 상관없이 무조건
가방에 넣으신다
그러니 물건은 얼마 들어 가지 않고
가방은 한 가득이다
그런 어머님 가방에서
다시 다 꺼집어 내고 차곡 차곡 종류별로 모양별로
챙겨 넣으니 차고 넘치던
가방에 여분이 많이 남는다
며느리가 가방의 짐을 다시 정리 하니
옆에서 어머님이 하시는 말씀
미짱이 다시 정리 할 것 같아서
대충 챙겨 넣었어
미짱이 가방 정리를 잘 하니까 ...
에고 귀여우신 울 시어머님.. ㅎㅎ
하긴 내가 외국 생활이 몇년인데
한국 왔다 갔다 하면서 여행 가방 챙기는건
자연스레 선수 아닌 선수가 되었다
내가 다시 정리해서 생긴 공간에
푹푹 딸여서 꿀 넣어 드시라고
지난번 잘 말려 두었던 모과 4봉다리
챙겨 넣고
택배 상자에 다 들어 가지 않아서
넣지 못했던 이것도 코스트코에서 산
한국산 브라우니
이 부라우니가 일본에서는 인기다
어머님 아버님 하루에 오전 한잔 오후 한잔
꼭 두번씩 커피를 마시신다
커피 마시때 함께 드시라 산 브라우니도
두통 챙겨 넣고
울 시어머님이 제일 탐내하셨던
멸치랑 아몬드랑 호두랑 넣고
멸치 볶음도 한 통 챙겨 드렸다
가볍게 빈 여행가방 들고 가볍게 아들네 오셨다가
가실땐 택배 한상자에
여행 가방 가득 챙겨서 무겁게 돌아가셨다
난 울 친정 엄마를 별로 안 닮았다
오빠는 아빠를 언니는 엄마를 나는 할머니를
닮아서 형제가 제 각각
날씬한 울 엄마를 닮지 못하고 오동통한
울 할머니를 닮아 항상 불만이었던 나
딱 하나 울 엄마를 닮은게 있다면
아까운줄 모르고 남 퍼주는 것
외모는 아무리 할머니를 닮았지만
난 울 엄마 딸인게 분명 한가 보다
3월엔 큐슈에 사시는 이모님이랑 다시 오시겠다
하시고 가셨다
이번 연초엔 내가 일이 바빠서
따로 후가를 못 냈는데
3월에 이모님이랑 함께 오실땐
미리 휴가를 내야 할까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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