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니 우리 집 자기야가
“ 안 나가? “라고
가긴 어딜 가?
모꼬짱 데리고 공원이라도 가잖다
요즘 아침저녁으로 꽤 선선하다
한 여름에 비해 바람과 공기가 다르다
저녁이 되면 매미 소리보다 풀벌레 소리가 더 요란하게 들려오는데 가을이 다가오고 있음을 느낀다
하지만 아직은 8월이다
오늘 낮 최고 기온이 34도라 했다
지금이야 아침이니까 선선하지만 점점 더워 올 텐데 난 솔직히 나가기 싫다
여름엔 나가더라도 무조건 실내로 나가야지 공원이라니 ㅠㅠㅠ
낮 기온이 34도라며 나가고 싶지 않음을 슬쩍 표시했지만 이 남자는 그런 눈치는 별로 없는 편이다
나갈 준비를 하며 모꼬까지 챙긴다
나가기 싫은데 진짜 더울텐데 정 공원에 가고 싶었다면 이른 아침이나 아니면 선선해지는 저녁에 나가면 좋을 텐데 왜 하필 제일 더운 한낮에 나가려는지 …
우리 집 자기야에겐 나름 큰 그림이 있었다
공원 산책을 마치고 공원의 카페에서 런치를 하고 오자는 거였는데 과연 생각대로 전개가 될지.
꽤 자주 가는 공원이다
그런데 이 공원은 무지하게 크다
내 블로그에서도 이 공원을 꽤 자주 소개를 했었는데
( 커다란 연못이 있는 가을의 단풍 구경부터 여름철 수국공원도 소개했었고 물레방아를 배경으로 한 초여름의 꽃창포 소개 … 등등 꽤 자주 소개를 한 공원이다)
워낙 큰 공원이라 지금까지 몇 번 소개한 것은 남쪽 주차장에서 들어가는 남쪽 구역만 소개를 했었다
오늘 간 곳은 정문인 동쪽 구역인데 그렇게 자주 온 공원이지만 나도 이쪽에 온 건 처음이다
(우리 집 자기야는 몇번 와 봤음. 왜 나는 오지 않았는데 우리 집 자기야만 한 번도 아니고 몇 번씩이나 왔는지 그 이유는 제일 마지막에 소개 ㅎㅎ)
주차장 바로 앞에 깨끗한 현대식 건물이 양쪽에
오른쪽은 휴게실
같은 공원 이라고는 상상리 안 갈 정도로 남쪽 구역과는 너무나 다른 현대적인 느낌이다
왼쪽엔 지역 농산물 판매점
오이, 가지, 꽈리고추 , 감자 , 모닝 글로리 같은 채소부터 잼이나 소스 , 주스 같은 가공품까지 전부 지역에서 직접 기르고 만든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
양쪽 건물을 사이를 지나서 좀 더 올라가면
카페가 있다
우리 집 자기야가 여기서 런치를 하자고 했던 바로 그 카페
이 공원의 건물 전체가 검은색으로 꽤 정갈한 느낌이다
이 공원을 그렇게 자주 들락 거리면서도 이 쪽으로는 한 번도 오지 않았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이 동쪽 구역은 잘 가꿔진 현대적인 공원의 느낌이라면
내가 자주 갔던 남쪽은 커다란 연못을 중심으로 계절마다 각종 꽃들로 꾸며진 자연적인 공원이다
난 꽃을 보러 갔으니까 항상 남쪽 구역으로 갔었다
뭐 이쪽도 나름 나무가 많긴 한데..
아! 덥다
바람이 꽤 많이 부는데 엄청 무지 습하고 덥다
그니까.. 내가 뭐랬어 34도라니까 ㅠㅠ
그늘이 있지만 덥다
여름엔 실외는 안 된다니까
무조건 실 내지..
왜 마누라 말을 안 듣는 건지ㅜ..
우리 집 자기야도 덥다를 연발!
ㅋㅋㅋ 진짜 덥다
해바라기도 끝물이다
다 지고 몇 송이 남지 않았다
저길 올라가자고?
이 더운데 …
양산이랑 손 선풍기까지 챙겨 왔는데 땀이 송글 송글 맞힐 만큼
오르는 것보다 다시 돌아서 내려 올 생각을 하니 이 더위에 엄두가 안 나서 올라가는 건 포기!
모꼬 산책시킬 겸 공원으로 가지고 했던 자기야지만 산책이 아닌 대부분은 모 꼬를 앉고 걸었다
왜냐? 넘 더워서 ㅠㅠㅠ
자기야에게 안겨서도 모꼬는 더운지 혀를 쭉 빼고는 헉헉헉 거렸다
우리 집 자기야의 계획은 공원을 누비며 시간을 보내자였는데 너무 더워서 급 계획을 바꿔 돌아가는 걸로..
그런데 그늘도 없는 이 땡볕을 걸어야 한다는 ㅠㅠㅠ
넓은 잔디 저 너머 사람들이 보인다
이곳에서 BBQ을 할 수 있단다
모든 장비와 재료를 가지고 와서 공짜로 장소만 빌려서 할 수도 있고 예약을 하면 장비와 재료까지 다 빌려서 할 수 있어서 몸만 와서 돈만 내면 저 푸른 초원 위에서 BBQ를 할 수 있단다
이 더운 날 BBQ 예약이 있는지 준비가 한창이었다
잠시 벤치에 앉아서 쉬려고 하니 모꼬짱은 나무 그늘 아래에 가서 철퍼덕
그리고 혀를 내밀고 헉헉헉
물을 줘도 목만 축일뿐 마시려고 하지 않는다
모꼬를 위해서라도 더 이상 공원 산책은 스톱!
니 더운 땡볕에 누구를 위한 산책이냐고 ㅠㅠㅠ
점심을 공원 카페에서 하자고 했던 우리 집 자기야!
그… 러 … 나. …
아니 이 양반아.. 카페 안에 모꼬가 못 들어가잖아
야외 테이블엔 입장이 가능 하지만 이 더운데 밖에서 먹자고??
식욕이 뚝 떨어졌다
우리 집 자기야도 야외 테이블이란 말에 두 말 없이 “ 그냥 가자”라고 …
그니까 자기야 더울 땐 무조건 실내라니까
아직은 8 월인데 한낮에 공원은 아니지 …
그리고 공원은 봄과 가을에 오는 거지 한 여름인 공원은 노! 노!
나는 처음이지만 우리 집 자기야는 이 동쪽 구역을 혼자서 몇 번 온 이유 발표!
우리 집 자기야 와 나는 평소에 요가를 하고 있다
자기야가 좋아하는 요가 선생님이 있다
실력적인 면은 접어두고 사람이 참 좋으신 선생님이다
우리 집 자기야가 참 좋아했던 선생님인데 그만두시고 개인적으로 요가 교실을 하시게 되었다
그 후 한 2년 정도 다른 선생님들 요가를 하고 있는데
가끔 우리 집 자기야는 그 선생님이 그립다고 하더니 결국은 연락해서 그 선생님의 요가 교실까지 가게 되었는데
이 공원에는 이런 다목적 룸이 있는데 이 공원의 룸에서 한 달에 두 번 요가 교실을 하고 있어서 오게 되었던 것이다
나 보고도 도오루 선생님의 요가 교실에 같이 가자고 했지만 도오루 선생님이 사람이 좋고 그런 건 인정 하지만 같은 시간에 내가 다니는 요가 수업이 있는데 따로 돈 내고 멀리 공원까지 올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난 다니던 요가 교실로 우리 집 자기야는 도오루 선생님의 요가 교실을 찾아 이 공원까지 오게 되어서다
여기서 잠깐!
이 요가 선생님이 엄청 이뻐서 우리 집 자기야가 좋아하는 게 절대 아님을 밝힌다
도오루 선생님은 남자 다 ㅋㅋㅋㅋ
도오루 쌤이 요가 교실을 하고 있는 다목적 홀 바로 위쪽에 이런 넓은 잔디밭이 있는데 한 달에 한번 “ 별 밤 요가 교실”을 밤에 하고 있다고 한다
이 잔디밭에서 밤에 요가라..
재미있을 것 같고 또 기분이 좋을 것 같다
여름엔 모기 때문에 힘들 것 같고 가을이 되면 별밤 요가 교실에 한번 참가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색다른 느낌일 것 같다
별빛이 가득한 하늘 아래서 풀 내음 가득한 잔디밭 위에서의 요가라 ….
꼭 참석해야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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