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긴 산책을 했다
한동안 자가격리를 하느라 낮에는 산책은 꿈도 못 꾸고 밤에만 5분 정도의 짧은 산책을 잠깐씩 했었다
밤 산책을 하는 건 당연히 울 모꼬짱 때문이다
산책을 좋아하는 울 모꼬짱이 산책을 못 가게 되니 괜스레 안쓰러워
오늘은 낮에 모꼬짱을 데리고 산책을 다녀왔다
출근이었지만 모꼬짱의 산책을 위해 점심시간을 이용해 잠시 집으로 왔다
회사와 집이 5분거리라 가능한 일이다
오고 가고 10분이면 집에 갔다 올 수 있으니 50분이나 남는다
집에 도착해서 점심으로 가볍게 사과 하나 깎아 먹고 모꼬짱 데리고 멀리는 가지 못하지만
집 근처를 한바퀴 돌았다
신이 나서 저절로 꼬리가 살랑 살랑이는 울 모꼬짱...
마에다 할아버지 밭에 매화꽃이 피었다
올 해는 아직 동경엔 한번도 눈이 내리지 않았다
언제였던가
눈이 내린 후 눈 속에 핀 빨간 홍매화가 참으로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었었다
햇살이 잘 비치는 양지엔 활짝 피었고
그늘진 곳은 아직 꽃망울
올 해는 첫눈이 언제나 내리려나..
하얀 눈 속에서 빨간 자태를 뽐내는 홍매화를 볼 수 있으려나
눈을 좋아하진 않지만 눈과 홍매화의 조화를 보고 싶긴 하다
이쁜 홍매화를 보고 코너를 도니
아이고...
수확하지 않은 키위가 얼었는지 말랐는지 쭈굴쭈굴 한 모습으로 한두 개도 아니고 주렁주렁 달려 있다
아이고 아까워라....
이곳은 하기와라 할아버지네다
하기와라 할아버지는 아주 아주 커다란 오래된 집에서 혼자 살고 계신다
몇 년 전만 해도 감이나 키위 같은 걸 따다가 집 앞에 무인 판매대에다가 내다 파셨는데
언제부터인가 무인 판매대에 텅텅 빈 상태다
아마 2,3년은 된 것 같다
물론 코로나 때문에 마을 행사가 없어서이기도 하지만 안 뵌 지 꽤 오래되었다
예전엔 감이나 키위를 아주 싸게 사다 먹곤 했었는데...
아예 키위를 따지도 않으시고 방치를 하고 계시네
모꼬짱이랑 집 근처 한 바퀴 돌고 다시 회사로 복귀했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낮에는 봄날처럼 햇살이 따사로웠는데 이번주 들어서는 많이 추워졌다
이제야 겨울이 온 것 같은 그런 느낌이랄까
하지만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다
추운 겨울은 싫다...
그래도 겨울이 있으니 봄이 오는건데 말이지
'일본에서의 일상 > 동경 변두리 울 동네 '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 보고 겁난다는 요즘 세상에.. (4) | 2024.06.12 |
---|---|
미나리 맛을 알아버린 일본인들 (7) | 2024.05.10 |
마치 봄 날 처럼 따사로운 동경의 12월 (3) | 2023.12.10 |
일본 채소값이 떨어질줄 모른다 (4) | 2023.07.06 |
직접 뜯은 봄 나물로 만든 밥상 (4) | 2023.03.20 |
신선하고 싸고 맛 있고 (5) | 2022.10.11 |
울 동네는 천연 온천이 있다 (4) | 2022.09.02 |
한 여름의 공원은 위 험 해 ! (3) | 2022.08.29 |
이걸 따? 말어 ? 고민되네 (2) | 2022.05.21 |
코시국 2년만에 마쯔리 기분 (1) | 2022.05.0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