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아침
아침부터 얼마나 날이 좋은지 따사로운 봄날 같다
덕분에 집을 나서는 내 발길이 너무 가볍다
아침부터 직장동료들에게서 잘 다녀 오라는 라인도 오고
한국에선 울 아버지 몇시에 도착하나
카카오로 연락이 오고
공항가는 길 전철 안 꽤나 먼 거리인데도
여기저기 라인도 보내고 카톡도 보내고 시간이 금방이다
하늘에서 바라보는 일본 땅
이번 겨울은 눈이 많이 오긴 했나 보다
꼴짜기 골짜기 눈들로 소복하다
내 옆자리에 중년 여자랑 대학생쯤으로 보이는 예쁘장한 여학생이 앉았다
아주 사이가 좋아 보이는 모녀관계인듯 ..
그런데 바로 내 옆자리에 앉은 중년 여성이 낯설지가 않다
기억을 더듬고 더듬고 ...
아 ! 생각이 났다
학교 선배다
20년도 더 전이라 기억이 가물 가물 하지만 아무래도 선배인듯..
반가운 마음에 조심 조심 말을 건네보니 역시나 ..
20년만에 우연히 만난 선배
20년간 소식 모르고 살았으니 뭐 별 대단한 관계는 아니다마는
일본에서 서울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 그것도 옆자리에서
그것도 서울도 아닌 지방가는 비행기 안에서 만나니 반갑기만 하다
선배는 대전에 살고 있는데 딸이랑 일본 여행갔다가
귀국 하는 길이라 했다
서울로 가서 대전으로 내려 갈까 하다가
아들이 대구 카톨릭대에 다니고 있는데 아들 얼굴을 보고 갈겸
설 명절이라 서울쪽 공항은 붐빌꺼 같기도 하고
겸사 겸사 정말로 우연히 대구행 비행기를 탄 거라 했다
예전 같으면 나 같으면 모른척 했을 만도 한데
냉큼 말을 거는 나도 이젠 나이가 드나 보다
이런 우연한 인연도 반갑기만 하다
드디어 한국 땅 부산이 보인다
비행기에서 내리기 직전
오빠야랑 언니야랑 단체 카톡방에 도착을 알렸다
아침에 일본 집을 나서서 대구 집에 도착한건 5시가 넘어서다
아무리 일본이 바로 옆동네이고
일본이 어디 외국이냐 싶지만 그래도 외국은 외국인가 보다
이래 저래 하루가 걸려버린 친정 나들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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