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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히로 이야기

사춘기와의 이별을 고하는 고딩 아들

by 동경 미짱 2018.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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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생 울 아들 어제로 1학년 마지막 기말고사가 끝났다

 마침 내가 쉬는 날이기도하고 해서 

시험 결과는 일단 접어두고 나름 시험 공부한다고 고생한 히로에게 

데이트 신청을 할겸 하교시간 맞춰 학교로 마중을 나갔다 


 히로야 엄마랑 점심 먹고 들어가자 

뭐 먹고 싶은거 있어?


 음 ... 오래간만에 스시로 (회전 초밥집) 가자 


 또 스시? 맛있는거 사줄께 

먹고 싶은거 없어 ?


 아니 스시 먹고 싶어 


데이트 할 생각이었던지라 나름 분위기 있는 곳으로 가고 싶은 

엄마이지만 여자인 내 맘과는 상관없이 

히로는 스시가 먹고 싶단다 .

그것도 분위기 없이 회전 스시집 ! 

뭐 어쩌겠나  히로가 먹고 싶다는데 ....




히로는 중3 초반에 남들보다 조금 늦은 사춘기가 왔었던것 같다 

일본에서는 중3인지만 한국 나이로 중 2 나이이니 

늦는게 아닌지 어쩐지는 잘 모르겠지만 

중 3 수험생이란 환경에 사춘기 까지 함께 와서 

히로도  나도 서로 조심하며  그렇게 사춘기를 보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히로의 사춘기는 사춘기라 부르기에 너무나 

가볍게 조용히 넘긴것 같다 

평소에 하지 않던  말대꾸란걸   하고

말을 조금 퉁명스럽게 하고 웃음이 줄고  

남자아이치곤 엄마에게 넘쳐나던 애교도 없어지고

 사내다운 무뚝뚝함으로 무장 했었던 히로의 사춘기였다 


히로가 어느날 나에게 한 말 이 있다 


 엄마 내가 명색이 그래도 사춘기인데 

사춘기는 사춘긴데 엄마가 넘 무서워서 

내가 사춘기가 사춘기가 아니야


히로가 하고 싶은 말은 엄마 성격이 워낙 지랄맞고 

성질이 더러워서 사춘기 반항도 엄마에게는 할수가 없다는 말이었다 


 사춘기는 무신.. 니가 엄마한테 이런 말을 하는 그 자체가 

사춘기가 아닌거야 ( 완전 무시 !)


솔직히 인정한다 

성질 뭐 같은 엄마 만나서 히로가 참 맘 고생이 많았었다 




다른 애들이랑 비교 하면  정말 순둥이 같은 사춘기였지만

그래도 사춘기인지라 가끔 나랑 작은 갈등도 있었고 

성질 못된 엄마에게 말을 다 못하고 대신 아빠에게 

엄마에 대한 불만을 말 했던 히로 


 요즘은 거짓말 처럼 사라졌던 히로의 애교가 조금씩 살아나고 

웃음도 많이 늘었다 

 야 징그러 저리가! 아 귀찮아  죽겠네 

내가 밀어내도 가끔은 나에게 조금은  징그러운 애정 표현도 하는걸 보니 

이제 사춘기와는  완전한 이별을 한 것 같다 




히로가 만족 할 만큼 스시 잔뜩 먹고 나서 

그래도 명색이 데이트이니까 차 한잔이랑 맛있는 케익 한조각도  먹었다 


 예전 같진 않지만 사내 녀석치곤  조잘 조잘 수다도 잘 떤다 

벌써 2학년이 되면 어떻게 친구를 사귀고  

어쩌고 저쩌고 ...


사춘기때는 좋은 분위기로 대화를 하다가도 

별 다른 이유도 없이 

꼭 누군가가 맘 상하는 대화로 흘러 가곤 했었다 

이젠 분위기 좋게 대화를 시작해서 기분 좋게 마무리를  한다 


성질 뭐 같은 엄마 만나 엊나가지 않고 

 사춘기를 잘 넘겨준 히로에게 정말이지 고맙고 대견하다 




기분좋게 히로랑 데이트를 마치고 

조금 늦게 퇴근한 자기야랑 함께 셋이서 저녁 식사


가끔 히로랑 갈등을 겪을때 히로의 마음을 다독여 주고 

히로와 많은 이야기를 나눠 주었던 친구 같은 아빠인

자기야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년 반 동안의 히로의 사춘기 

이젠 사춘기 졸업 선언을 해도 될것 같다 

히로야 축하한다 

사춘기 졸업 ! 

엄마가 많이 고맙고 또  많이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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