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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일본 시댁과 한국 친정

너무 바쁘신 시아버님

by 동경 미짱 2016.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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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짱네 시댁은  한국으로 치면 서울 부산 쯤 되는 거리다 

신간선을 타면 2시간 정도 

차 나고 고속도로 달려가면 5, 6시간 걸리는 곳이다 

거리도 거리이지만 나도 울 집 자기야도 

직장인인지라 자주 찾아 뵙지를 못한다 

우리가 자주 찾아 뵙지 못하는 대신 

시어머님은 1년에 서너번씩 

우리집에 오셔서 짧게는 1주일 길게는 

열흘정도씩 계시다 가신다 


하지만 시아버님은 1년에 한번 정도

우리집에 오시는 듯하다 

시어머님이 우리집에 와 계시는 동안 

식사도 그렇고 

집안일이라곤 해 본적이 없으신

70이 훌쩍 넘으신 아버님

  혼자서 여러모로 불편하실텐데도 

혼자로 어머님 안 계시는 시간을 보내신다 


어쩌다 우리집에 시부모님께서 함께 오셔도 

아버님은 2,3일 계시다간 어머님 혼자 두시고 

먼저 시댁으로 가 버리신다 


같이 가시면 될것을 뭐가 그리 바쁘신지 

아니 그냥 우리집이 불편하신가 ?


그런데 그게 아니다 

시아버님이 우리집에 자주 안 오시고 

오시더라도 2,3일을 못 계시고 

어머님 두고 혼자로  가 버리시는 데는 

이유가 있다 


70이 훌쩍 넘으신 연세이지만 

아버님은 바쁘시다 



마을 자치 회장을  하신 시아버님은 

얼굴이 참 넓으시다 

아는 사람이 많이도 넘 많으시다 


또 동네의 크고 작은 행사에 얼굴도 내미셔야 하고 

누가 돌아 가셨다하면 동네 자치회 원로들이랑 

참석도 해야 하고 

바쁘고 바쁘시다 


또 하나 아버님이 하시는 중요한 일 중 하나가 

매일 아침 아버님 사시는 동네에 

혼자 사시는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안부 전화를 해야 하시기 때문이다 


아침마다 전화해서 

잘잤냐? 어디 아픈데는 없느냐?

하루에 거는 전화가 20통 정도 되신다고 

물론 볼란티어로 하시고 계시고 

전화요금은 한푼도 보조가 안 된다 



매일 아침 독거 노인들에게 전화를 하는것도 

아버님일이시고 

또 독거노인이 

전구가 나가서 갈아야 하는데 하면 

가서 전구도 갈아 주시고

나이 많은 할아버지들이 할 수 없는 일을 

도와 주신다고 하신다 


그 이야기를 들은 자기야가 


 노인이 무슨 노인을 돌 봐? 

라고 하니 


아버님 왈 :   그래도 난 젊은 편이야 


 어머님 ! 

아버님 집에선 전구 갈고 안 하시죠?


어머님 왈 : 누가 ? 니 시아버지가?

택도 없다 

집에선 손도 하나 까딱 안한다 



그렇다 

아버님은 큐슈 출신이시다

큐슈단시 (큐슈남자) 라고 하면 

일본에서도 유명하다 

가부장적이고 무뚝뚝하고 ...


그런 큐슈단시인 시아버님이 

독거노인들이 부탁하면 

도와 주셔야 하니 

바쁘시단다 



일본은 장수국가로 

자기야 말대로 노인이 노인을 돌 봐야 하는

사회가 되어 버렸다 

그래도 서로 상부 상조 하며 

안부를 물으며 

살아 가시는 듯 ...


울 시 아버님 바쁘신 덕분에 

우리집에도 잘 오시지 않으시지만 

우리가 시댁을 방문해서 

아버님 개인 일정이 빡빡하시다 


바쁘게 즐겁게 사시니 자식 입장에선 

참 좋은 일이긴 한데 

울 어머님이 불만이 많으신듯하다 

바깥일이 넘 바쁘시다 보니 집안일은 나 몰라라 하신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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