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남자는 커피를 무지 사랑하는 남자
집에서 커피콩 양을 저울에 정확히 달아서 그 콩을 갈고
물을 끓여 온도계를 넣어 온도까지 재고 정확한 물 양을 재고 그렇게 커피를 내리는 남자다
집에 있는 날은 적어도 2번 이상은 이런 과정을 거쳐 커피를 내려 마시는데
내가 매번 귀찮지 않냐 물으니 노! 노! 절대 귀찮지 않단다
이 남자 커피를 좋아해서 일까
카페에 가는 것도 좋아한다
주말에 시간만 있으면 카페를 가고 싶어 한다
아무래도 집 주변엔 멋진 카페가 많지는 않다
이 남자 카페 찾아 두세시간 드라이브 정도는 가볍게 할 수 있는 남자다
보통은 여자들이 분위기 타령하고 남자들은 귀찮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우리 집은 반대다
내가 귀찮아 하는 편이고 이 남자는 곧 죽어도 분위기를 찾는다
귀찮긴 해도 또 이 남자가 가자면 나란 여자 또 따라나서는 건 잘한다
그렇게 따라서 막상 가 보면 따라나서길 잘했다 싶다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앉았다
음... 역시나 막상 나오면 좋다
카페에 가면 항상 커피를 마시는 이 남자 오늘은 커피가 아닌 파르페를 시켰다
약간 하와이안 분위기의 카페였는데
카페 분위기에 맞게 오늘은 커피가 아닌 파르페란다
뭐 마지막에 결국 커피 한잔 시켜 마셨지만...
별 다를 것 없는 파르페였지만 바다를 바라보며 먹으니 시내에서 먹는 파르페 보다
훨씬 맛있게 느껴지는 건 역시 분위기 때문이겠지..
좋다 좋다를 연발하는 이 남자
역시나 따라 나오길 잘했다 싶다
카페 2층 창가에 앉아 파르페를 먹고 시간을 보낸 후
옥상으로 올라가 커피 한잔을 추가로 주문을 했다
커피를 기다리며 바다를 멍하니 바로 보고 있는 마누라 뒷모습을 찍었나 보다
이 사진을 보여 주길래 내가 던진 한마디
나 : 왜? 뒷모습이야? 앞모습은 영 아닌가 봐?
자기야 : 자기야 어딜 봐도 이쁘지
근데 오늘은 뒷모습이 더 이뻐
나 : 결국 앞모습이 안 이쁘다는 거잖아
자기야 : 이뻐 이뻐 너무 이뻐 내가 열 장 찍어 줄게
그러면서 결국 앞모습은 한 장도 안 찍어 주더라는....
(사실은 내가 거부했다 . 사진 찍히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
결혼 22년 차쯤 되니
마누라의 앞모습은 쫑알쫑알 쉴 새 없이 떠드는 시끄럽기만 하고
마누라의 뒷모습은 조용하니 앞모습보다 뒷모습이 더 이쁜 게 어쩜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이제부터 우리 집 자기 뒷모습만 찍을까 보다
한 발 양보해서 옆모습까지는 찍어 줘? 말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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