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먹고 살기/일본의 카페 나들이

마누라 앞 모습 보다 뒷모습이 더 이뻐요

by 동경 미짱 2021. 4. 12.
반응형
728x170

 

우리 집 남자는 커피를  무지 사랑하는 남자

집에서 커피콩 양을 저울에  정확히 달아서  그 콩을 갈고

물을 끓여 온도계를 넣어 온도까지 재고 정확한 물 양을 재고 그렇게 커피를 내리는 남자다 

집에 있는 날은 적어도 2번 이상은 이런 과정을 거쳐 커피를 내려 마시는데 

내가 매번 귀찮지 않냐 물으니 노! 노! 절대 귀찮지 않단다 

 

이 남자 커피를 좋아해서 일까 

카페에 가는 것도 좋아한다 

주말에 시간만 있으면 카페를 가고 싶어 한다 

아무래도 집 주변엔 멋진 카페가 많지는 않다 

이 남자 카페 찾아 두세시간 드라이브 정도는 가볍게 할 수 있는 남자다 

보통은 여자들이 분위기 타령하고 남자들은 귀찮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우리 집은 반대다 

내가 귀찮아 하는 편이고 이 남자는 곧 죽어도 분위기를 찾는다 

귀찮긴 해도 또 이 남자가 가자면 나란 여자  또 따라나서는 건  잘한다

그렇게 따라서 막상 가 보면 따라나서길 잘했다 싶다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 앉았다 

음... 역시나 막상 나오면 좋다 

카페에 가면 항상 커피를 마시는 이 남자 오늘은 커피가 아닌 파르페를 시켰다

약간 하와이안 분위기의 카페였는데 

카페 분위기에 맞게 오늘은 커피가 아닌 파르페란다 

뭐 마지막에 결국 커피 한잔 시켜 마셨지만...

별 다를 것 없는 파르페였지만 바다를 바라보며 먹으니 시내에서 먹는 파르페 보다 

훨씬 맛있게 느껴지는 건 역시 분위기 때문이겠지..

좋다  좋다를 연발하는 이 남자 

역시나  따라 나오길 잘했다 싶다

 

카페 2층 창가에 앉아 파르페를 먹고 시간을 보낸 후 

옥상으로 올라가 커피 한잔을 추가로 주문을 했다 

 

 

커피를 기다리며 바다를 멍하니 바로 보고 있는 마누라 뒷모습을 찍었나 보다 

이 사진을 보여 주길래  내가 던진 한마디

: 왜? 뒷모습이야? 앞모습은 영 아닌가 봐?

자기야 : 자기야 어딜 봐도 이쁘지 

            근데 오늘은 뒷모습이 더 이뻐

: 결국 앞모습이 안 이쁘다는 거잖아 

자기야 : 이뻐 이뻐   너무 이뻐 내가 열 장 찍어 줄게

 

그러면서 결국 앞모습은 한 장도 안 찍어 주더라는....

(사실은 내가 거부했다 . 사진 찍히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

 

결혼 22년 차쯤 되니   

마누라의 앞모습은 쫑알쫑알 쉴 새 없이 떠드는 시끄럽기만 하고 

마누라의 뒷모습은 조용하니   앞모습보다  뒷모습이 더 이쁜 게 어쩜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나도 이제부터  우리 집 자기 뒷모습만 찍을까 보다 

한 발 양보해서  옆모습까지는 찍어 줘? 말어? 

반응형
그리드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