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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일상

옹기종기 모여 앉아 마당 BBQ

by 동경 미짱 2022.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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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은 바람이 얼마나 센지 태풍이 온 줄 알았다
마당의 화분들이 날라 갈까 봐 바람이 덜 닿는 곳으로 옮기고 의자도 치우고..
태풍 같은 강풍에 어수선하고 분주한 하루였다
단독 주택에서의 삶에 만족도가 굉장히 높지만
이런 날은 주택이 아닌 아파트라면 얼마나 좋을까 싶다
주택은 할 일이 너무 많다
햇살 하나는 끝내주게 좋았는데 웬 바람이 그리도 불던지..

그리고 일요일
어제의 햇볕은 쨍쨍 이었던 해는 어디로 숨었는지
( 숨어 봐야 구름밖에 더 있을까  ㅎㅎ) 하루 종일 우중충한데 또 어제와는 정반대로 바람이 한 점도 없이 잔잔하다.

어제의 그 태풍 같던 바람은 다 어디로 간 건지 …
날은 구름이 잔뜩 꼈는데 바람 한 점 없으니 의외로 포근한 하루였다
히로가 바비큐를 하고 싶으시단다
사실은 금요일 히로가 고기가 먹고 싶다 해서 숯불갈비 집에 갔는데 얼마나 사람이 많은지 평일이라 예약 없이 갔더니 우리 앞으로 12 팀이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집 자기야가 하는 말이

우리집 자기야 : 아니 이 사람들은 일도 안 하나?
평일인데 왜 이렇게 사람이 많이
: 그러는 자기도 평일인데 회사 안 갔잖아

우리집 자기야도 나와 마찬가지로 유급 휴가 소비하기 위해 월요일까지 논다

히로도 기다려서라도 고기가 먹고 싶다고 했는데 우리 자기야가 “ 난 못 기다려. 다른데 가자 “
그래서 고기에 미련 가득 남은 히로를 데리고 돈가스를 먹고 왔었다
먹고 싶을 때 못 먹어서인지 오늘은 꼭 바비큐를 하고 싶다고 해서 2022년 올 들어 첫 마당 바베큐를 했다
작년 11월에 마지막 바베큐를 했으니 4개월 만에 하는 바비큐다

 

능숙하게 숯불을 붙이는 우리 집 두 남자
손발이 척척 잘 맞다

두 개의 화로를 준비하고
큰 화로에선  고기를 굽고 ( 자기야 담당)
작은 화로에선 채소와 소시지를 굽고 ( 히로 담당 )
난 당연히 아무것도 안 하고 먹방!

우리 집이 바베큐을 좋아하는 분명한 이유 !
우리집 두 남자는 고기를 너무 좋아하니까 이고
나의 이유는 바비큐 하면 우리집 두 남자가 재료 준비부터 숯불 피우기 그리고 굽기 까지 다 알아서 하니 나는 마나님처럼 자리 잡고 앉아 “ 이거 구워라 저거구워라 “ 명령만 내리면 되니까  얼마나 편하고 좋은데 …그게 이유다

 

바베큐 초보자일 땐 마트에서 끼워진 닭꼬치를 사다 구워 먹었었다
그것도 맛있다 만족했었는데 언젠가 닭고기와 대파를 사다 직접 고치에 끼워 구워 먹으니 세상에나 꼬치 맛이 다르더라는..
마트에서 사는 것과 달리 두툼한 고기에 국산의 좋은 닭을 사다 구우니 육즙이 좌르르 흐르는 그 맛은 말이 필요 없었다
한번 그렇게 맛을 알아 버리고 나니 이제는 절대로 마트에서 꼬치를 사지 않는다

일본 마트에서 파는 끼워진 닭꼬치는 내동 닭꼬치는 100% 중국산이고 

냉동이 아닌건 태국산과 브라질산이 많다 

냉동이 아니지만 조금 싸다 싶은건  수입산  해동닭일 가능성 99% 다 

국내산 닭꼬치도 있지만 가격이 사악하다

조금 손이 가고 귀찮아도  국내산 닭고기를 사다 직접 꼬치에 끼우는게 최고다
물론 난 손도 안 댄다
이것 또한 우리 집 두 남자의 일이다
내가 오늘은 귀찮으니 그냥 닭꼬치 사 오자고 하면 우리집 자기야 왈 “ 내가 손질하고 꼬치에 끼우는데 자기가 왜 귀찮아?”
하긴 내가 하는 것도 아닌데 ㅎㅎㅎ

무설탕 샤와가 있길래 사 봤다
그런데 … 역시 무설탕은 맛이 없다 ㅠㅠㅠㅠ
음 … 앞으로는 무설탕은 안 사는 걸로

잘 구워진 닭꼬치
오늘은 닭다리살을 손질하고 자른 건 우리 집 자기야 고
꼬치에 대파랑 닭을 끼운 건 히로다
평소 라면 자기가 다 하는 일인데 ( 우리 집 자기야가 닭꼬치를 준비하는 동안 히로는 숯불을 피우는 게 지금까지의 각자의 일이었는데) 오늘은 “ 히로 꼬치 좀 끼워! “라고 근엄하게 한 마디! ㅋㅋ
히로에게 일을 떠 넘겼다

닭꼬치를 제일 먼저 굽고 소시지 그다음에 채소와 함께 소고기를 굽고 마지막에 삼겹살과 닭 껍질을 굽는 게  우리 집 바비큐 순서다
삼겹살과 닭껍질은 기름이 많아서 숯불이 약해지고 나서 굽기 때문이 맨 마지막에 굽는다


 

오늘은 삼겹살이 엄청 당겨서  마지막까지 기다릴 수 없어서 “자기야 삼겹살! “
마누라의 이 한 마디에 평소의 순서를 무시하고 우리 집 자기야가 삼겹살을 구웠다
정말 오래간만에 먹는 삼겹살
진짜 최고다
깻잎이 없는 게 유일한  흠

워낙 고기를 좋아하는 히로인 데다 며칠 전 먹으러 갔다 못 먹고 돌아 선 게 한이 되었는지 고기 한 입 입이 넣고
“ 우와 나 지금 너무 행복해. 진짜 진짜 행복해!”

뭐 고기 한 점에 그렇게 까지나 …
사내 녀석이 고작 고기 하나로 그렇게 까지 행복하냐니 지금 이 순간은 그렇단다

마당에서 고기 구워 먹는 주말 밤
고기 좋아하는 우리 집 두 남자도 행복했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마나님처럼 먹기만 하면 되어서 나도 행복한 주말 저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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