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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집에서 먹기

삼겹살엔 미나리지

by 동경 미짱 2022.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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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 여자 4월 중순이면 매년 미나리를 뜯으러 다니는 여자인데
올해는 나 홀로 여행을 가느라 미나리를 뜯으러 가지 못했다
여행 가기 전 미나리를 뜯을까 싶어 가 보았는데 아직 너무 작아서 여행 다녀온 후 뜯으러 가도 될 것 같았다
그러나 여행 다녀 온후 일주일간 회사 일이
너무 너무 많아서 전투적으로 일을 했다
그 결과 집에 오면 만사가 귀찮고 드러눕고 싶은 맘뿐이니 미나리는 안중에도 없었다
그리고 어제 휴일이라 늦잠을 늘어지게 자고 마당에서의 브런치까지 먹었고 산책 삼아 미나리 뜯으러 갔다
2주 만에 수풀이 얼마나 무성해졌는지 내가 이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 뱀이란 아이가 짠 하고 나 올까 무서워서 안으론 들어가지도 못하고 입구에 쪼그리고 앉아서 미나리를 뜯어 왔다
2주 전만 해도 먹기엔 너무 작다 싶었었는데 그 사이 비도 많았고 날도 좋았고 그래서였을까 미나리가 생각보다 너무 많이 자라서 깜짝 놀랐다
미나리가 이렇게나 잘 자라는 아이였구나 …
보들보들할 때 생 미나리를 쌈장에 찍어먹으면 끝내주는데 조금 아쉬움이..

워낙 깨끗한 곳에서 자란 미나리이지만 깨끗하게 몇 번이나 씻었다
그리고 부드러운 애랑 너무 잘 자라 튼실한 애랑 따로 골라 두었다

조금 튼실한 애는 살짝 데쳐서 무쳤다
난 개인적으로 미나리는 생채 나물보다 살짝 데쳐서 무치는 숙채 나물을 더 좋아한다

그리고 저녁
미나리 하면 역시 삼겹살 아닌가?
그래서 마당에서 고기를 구웠다

상추가 없어서 상추 대신 양상추와 미나리에 쌈장을 올리고 삼겹살도 한점 올려주고 한 입에 쏘옥
역시 미나리엔 삼겹살
이게 바로 진리다
그러나 이 진리를 모르는 우리 집 두 남자인지라 미나리는 전부 내 차지였다
미나리 향이 확 올라오는 게 너무 좋다

북해도에서 저녁에 호텔에서 마시려고 사두었던 상그리아
동경에서는 보지 못했던 북해도 한정이라는 말에 이끌려서 샀는데
근데 하루 종일 먹방 여행을 하느라 너무너무 배가 불러서 정작 북해도에선 마시지 못하고 가지고 왔던 상그리아 하나를 깠다

고기 없이 미나리만 쌈장에 찍어 먹어도 너무 맛있다
미나리 향
호불호가 있겠지만 난 호
손이 자꾸만 간다
미나리만 열심히 먹었더니 우리 집 자기야가 나보고 소 같단다
세상에 나 같이 이쁜 소가 어디 있다고 ㅋㅋ

바비큐 할 때 늘 굽는 소고기랑 삼겹살이랑 닭꼬치와 더불어 오늘은 색다른 메뉴 하나 추가!
곱창이다
나는 절대로 먹지 않는 곱창이지만 우리 집 자기야를 위해 샀는데 너무 맛있단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는 곱창인데 곱창이 그렇게 맛있나?
우리 집 자기야는 곱창이 진짜 맛있다고 한 입만 먹어 보라고 권하지만 내가 먹는 거엔 또 한 고집한다
한마디로 꽤 편식쟁이다
딱 한 입만 일단 먹어 보라고 하는데 나란 여자 그 한 입을 절대로 먹지 않는 고집불통이다
대신 생미나리 쌈장에 찍어 소처럼 우물우물 배 불리 먹었다는 ….
그래도 역시 미나리엔 삼겹살이 최고다 ㅎㅎ
우리집 자기야는 뭐든 가리지 않고 다 잘 먹지만 히로는 곱창을 비롯 내장류는 잘 먹지 않는다
결국 곱창은 전부 우리집 자기야 차지였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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