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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모꼬짱과 하늘이

시아버지의 일방적인 짝 사랑

by 동경 미짱 2022. 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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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 시아버지는 강아지를 참 좋아하신다 

15년간 함께 해 온  슈나우저를  몇 년 전 떠나보낸 후 다시 키우지는 않으신다 

히로가 초등학생 때 시댁의 로꼬짱이랑 함께 ..

 

시댁의 슈나우저 이름은 로꼬짱 

그러고 보니 떠난지 딱 10년째이다 

내가 정확하게 10년이라고 기억을 하는 이유는 

우리 집 모꼬짱이 우리 집에 온 게 10년째이기 때문이다 

히로는 모꼬짱이랑 할아버지네 로꼬랑 만나는 걸 보고 싶다며 두 강아지가 만날 날을 손꼽아  기다렸는데 

여름 방학을 하고 할아버지 댁에 가기로  한  열흘전에 로꼬가 떠나 버렸다 

암이었는데 수술도 했지만 결국 전이를 해서  안타까운 이별을 해야만 했었다 

로꼬가 15살 되던 해였다 

그렇게 모꼬랑 로꼬의 만남은 이루어 지지 않았었다 

그 후로 시아버지는 다시 반려견을 집에 들이고 싶어 하셨지만 시어머니의 반대가 있었다 

시어머니의 반대 이유는  우리 나이가 있는데 강아지가 우리보다 더 오래 살면 어떡하냐는 거였다

끝까지 책임을 못 지면 아예 들이지를 말라시며 ...

시아버지는 우리집에 오시며 모꼬짱이 이뻐서 쓰다듬고 싶고 안고 싶고 산책을 나가고 싶어 하신다 

그.... 러 ..... 나....

우리 집 공주님 모꼬짱의 콧대가 하늘 높은 줄 모른다 

시어머니에겐 살랑살랑 꼬리를 흔들고 안기며 울 가족이랑 똑 같이 대 하는데 

유독 시아버지에게는 신경을 곤두세운다 

어제도 시아버지가 집에 들어서는 순간 시끄럽게 짖어 댔었다 

모꼬는 처음 보는 사람에게 짖기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안기고 무릎에 안겨 잠도 자고 하는데 

시아버지에겐  여전히 경계 중이다 

시아버지가 " 모꼬야 "라고 부르면 아예 도망을 가 버리고 

시아버지가 만지려고 하면 으르렁 거리기도 하고 

평소에 다른 낯선 사람에게 안 그러는데 왜 시 아버지에게만 그러는지 모르겠다 

심지어는 시아버지가 간식을 줘도 쳐다도 안 본다 

간식을 너무너무 좋아하는 울 모꼬장에겐 간식을 주는데 무시하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오히려 자기만 안 주고 우리끼리 뭔가를 먹을 때면  앞발로 툭툭 치면서 

" 왜 나만 안 주고 너희끼리 먹냐" 는 듯 어필을 하곤 하는 모꼬짱인데 시아버지가 주는 간식을 완전 무시다 

 

낮에 할아버지가 모꼬에게 산책 가자며 꼬셨는데도 완전 무시였다 

산책이란 말만 나오면 현관으로 달려가 대기 중인데 할아버지가 산책 가자고 하니 테이블 밑으로 들어가 나올 생각을 않는다 

결국 히로가 모꼬를 불러 가슴 줄을 채우고서야 할아버지와 단둘이서 불편한 산책을 다녀왔었다

근데 생각보다 너무 빨리 산책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산책을 다녀온 시아버지의  말씀에 의하면 산책을 갈려고 해도 자꾸 집 쪽으로 끌어당겨서 어쩔 수 없이 

바로 돌아올 수밖에 없으셨다고...

왜 다른 사람에겐 안 그러는데 할아버지에게만 저리 냉담한지 모르겠다 

저녁식사 후 " 모꼬야"를 부르는 할아버지를 피해 우리 집 자기야 품으로 피난!

할아버지가  모꼬를 불러도 처음엔 쳐다도 안 보고 무시를 하더니만 

그래도 자꾸 할아버지가 일방적으로 말을 거니 한번 쓰윽 쳐다보곤 다시 무시..

 

그래도 할아버지는 모꼬를 만지고 싶고 안고 싶고 산책을 가고 싶어 하시는데....

시아버지 : 요즘 버려져서 안락사당하는 개들이 참 많다고 하네 

나 : 유기견을 가족으로 맞아하면 어때요?

시아버지 : 나이 80 넘었다면 아예 안된다며 상대도 안 해 줘 

나 :  나중에 반려견이 홀로 남겨지면 우리가 키워도 되잖아요 

그런 약속을 해도 안 되나요?

시아버지 : 안 돼 안돼  나이 물어보곤 아예 상대를 안 해 줘 

 

하긴 이해가 간다 

처음에야 혹시 어르신들이 돌아가시고 반려견 혼자 남겨지면 자식들이 거두겠다 약속을 해도 그게 강제성이 있는 게 아니고 맘이 변해 나 몰라라 하면 그만이니까..

그래도 안락사시키는 것보다는 그래도 잠시라도 살릴 길이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게 좋지 않나 싶기도 하고..

음... 어려운 문제다 

 

모꼬의 무시에 " 나 개 참 좋아하는데 ,....' 라며 서운해하시는 울 시아버지...

모꼬야 너 왜 그렇게 할아버지를 무시하는 거니?

 

할아버지가 있는 곳을 피해 다니는 모꼬짱 

그런 모꼬짱이 우습기도  하고 귀엽기만 한 우리들 

그리고 그런 모꼬짱이 야속하기만 한 시어버지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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