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 여기에 ../일본 시댁과 한국 친정

맏며느리 고민에 시어머님이 내리신 결론

by 동경 미짱 2017. 9. 5.
반응형
728x170

지난번 맏며느리로써 요즘  최대 고민 이라는  글을 올렸었다 

나이 드셔 가는 시부모님 

이젠 모셔야 할텐데 ...


관련글 : http://michan1027.tistory.com/302


울 시부모님의 고향은 두 분다 큐슈다 

당연히 형제 자매를 비롯 친척들은 다들 큐슈에 사시고 

울 시부모님은 결혼후 직장따라 

낯선 땅 나고야에서 신혼 살림을 시작 하셨고 

나고야에서 두 아들을 낳아 키우셨고 

지금까지 나고야를 제 2의 고향 삼아  살고 계신다 

사실 고향인 큐슈보다 나고야에서 산 세월이 

더 길긴 하다 


하나뿐인  울 시동생은 시댁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살고 있다 

동서는 결혼 전부터 애기 낳지 않겠다고 했고 

그 약속대로 아이 없이 둘이서 잘 먹고 잘 살고 있다 

울 시부모님은 둘째 며느리와는 같은 일본 사람이지만 

서로 예의차리며 가깝지도 멀지도 않는 그런 사이다 




시부모님은 두 분다  너무 활동적이신 분이시다 

지금은 많은 지인들과 많은 모임들로 

아주 즐겁게 살고 계신다 


하지만 이제 두 분도 연세가 있으시니 앞으로의 일을 

논하지 않을수가 없다 

지금은 두 분다 건강 하시기에 즐겁게 

당신들 인생을 사시지만 앞으로 몇년 후 한분이 

먼저 가시게 되면  고향도 아닌 타향에서 

한분만 살아 가실수 있을까?


우리가 맏이니까 

시부모님이 둘째 며느리를 불편해 하시니까 

당연히 우리가 모셔야 되지 않을까 싶었다 

이건 순전히 며느리인 내 생각이고 

두 분이 어떻게 생각 하시고 계신지 두 분 생각을 미리 듣고

 환경적 준비를 마음적 준비를 해야 할  시기인것 같다 

울 시아버님도 이제 팔십이 눈 앞이니 말이다 



울 시아버님 당연히 오시기 싫어 하신다 

친구들과 지인들이 무엇보다 최우선이신 울 시아버님 

게다가 미래 노후 그런 골치 아픈 생각 하기도 싫으신 분이시다 

찬송가 가사가 하나 떠오른다 

"내일 일은  난 몰라요 

하루  하루 살아요 "

 울 시아버님에게 딱인 가사다 

울 시아버님에겐 성격상 내일 일은 없다 

지금 좋으면 되시는 분이시기에  ㅎㅎ


사람일은 모르지만 아마도 시아버님이 먼저 가실 

(나이나 집안 내력이나 현재의  건강 상태를 종합해 봤을때 )

가능성이 90% 이상이다 


역시 열쇠는 시어머님이 쥐고 계신다 

그래서 시어머님이랑 진지하게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모셔야겠지... 라는 건 우리 생각이고 

시어머님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계실까?


그 첫번째 과제 

지금이라도 당장 같이 살고 싶은데 우리가 아무 말도 안 꺼내니 

그냥 계시는지 ?

어머님 왈 : 아니 그건 절대 아님

지금 어머님은 나고야에서  하시는 일이 넘 

많으시고 바쁘시고 절대로 지금은 아님 


두 번째 과제 

지금은 아니지만 한분만 남으셨을때 

어떻게 하시고 싶으신가?


어머님 왈 : 좀 더 나이 먹고 혼자가 되면 

아무래도 너희들 쪽으로 가야겠지 

친척들도 아무도 없는 이 곳에서 혼자 살긴 싫어 


한분만 남으셨을때 시어머님은 어차피 타향인 

나고야를 떠나 동경 큰 아들에게 오시겠다고 하셨다 


어머님도 아시다시피  함께 살기엔 지금 집이 

좀 좁은것 같기도 하고   조금 더 넓은 집으로 

지금부터 알아 보겠다고 말씀 드렸더니 


울 시어머님 왈 

" 아니 난 너희들이랑 같이 살진 않을꺼야 

너희들도 너희들 생활이 있고 

지금까지 살아 온 그 생활에 내가 갑자기 끼어 들고 싶지 않아 

서로가 불편 할꺼고 

그냥 너희 집 근처로 아파트나 하나 알아 보고 

가까이서 사는 걸로 하고 싶다 "


울 시어머님이 명쾌히 해답을 내 주셨다 

사람일은 모른다 

지금 시어머님은 저리 말씀하시고 

또 근처 아파트에 산다시지만 그건 

아직 혼자로 살아갈만큼 체력적으로 정신적으로 

건강하실때 말이고  결국 한분만 남으시고 

우리쪽으로 오시는게 내년이 될지 

아님 10년 후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고 

10년후가 된다면 시어머님도 기력이 딸려 

아마 혼자 사시기엔 어렵지 않을까 싶고 ...

하지만 내년이 될지 아님 10년 후가 될지 

아무도 모르는 일을 벌써부터 걱정할 일은 아닌것 같다 


이번 시댁방문에서 서로 한번도 입에 올리지 않았던 

두 분의 노후에 대한 이야기를  했고 

또 시어머님의 지금 의중을 알았다는 것 만으로도 

의미가 큰지 않나 싶다


시어머님이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 

" 이렇게 너희가 먼저 이야기를 꺼내 줘서 고맙다 

사실 어떻개 해야 하나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이야기 할 수 있어서 안심했다 

너희가 같이 사는 걸 이야기 해 줘서 정말 기쁘다 "


시부모님의 노후 문제를 먼저 상의 드리기를 정말 잘 했다 싶다

확실하게 결론은 나지 않았지만 

적어도 어머님의 의중을 알았다는 것 만으로도 

정말 의미 있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 몇년 후가 될지 모르지만 

취미 삼아 우리집 근처 부동산은 계속 체크 해 볼까 싶다 

사람일 어찌 될지 아무도 모르니까 ...

 


반응형
그리드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