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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히로 이야기

아들에게 사과 메일 보내는 철없는 엄마

by 동경 미짱 2017.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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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점심시간 휴게실에서 히로에게 장문의 메일을 쓰고 있었다 

마침 그때 휴게실에 들어온 나오미짱


 언니 뭐해?

 응 히로에게 메일 쓰고 있었어 

어제 히로랑 좀 티격태격 했거든 

내가 히로에게 잘못한것 같아서 사과의 메일 쓰는 중...


 우와 언니 대단하다 

 그렇다고 히로에게 사과의 메일을 다 보내고 


뭐? 내가 대단?

아닌데 ... 이번엔 내가 정말 잘 못 한건데 ...


어제저녁 간만에 우리집은 소란스러웠다

소란 스러웠던 이유는 엄마랑 아들이  전쟁아닌  전쟁을 ...

하룻밤 지나고 나니 히로에게 많이 미안하다


히로가 생각하는 엄마 칭찬을 잘 하지 않는 엄마 

핑계같지만 나는 굳이 말로 칭찬 안해도 다 알지? 라는 맘이었고


히로는 

말 안하는데 칭찬 안 하는데 알긴 어떻게 알아?

였고 ...



엄마와 아들의 전쟁 아닌 전쟁은 이유는 순전히 내 탓이다


고교생인 히로 

히로는 중학교때부터 수학을 꽤 하는 아니였다

고교 입시때도 수학 성적은 거의 톱 수준 

당연히 난 히로가 수학을 참 잘하는 아이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고교 입학후 중간고사가 엉망이었다 

엉망이라 표현하기엔 도를  넘어서  개판 5분전 

기말때 조금 올리긴 했지만 도저히 내가 이해 할 수 없을 정도로 

엉망 진창 .

"내가 잘못 알고 있었나? 히로가 수학을 잘 하는 아니가 아니었구나...

수학 잘 한다 생각했던건 내 착각?"


잘한다 생각했던 만큼  그 결과에 대한 충격이 컸었다 

엄마야 충격을 받던 말던 신경도 안 쓰는 히로는 

여름 방학때  수학 학원이 아닌  테니스 학원을 등록해  달라해서 

비싼 테니스 스쿨에도 다니게 해 주었다 

그리고 여름 방학 끝나고 개학 첫날에 있었던  국영수 3과목의 

전국 고교생 실력 테스트 또 수학이 엉망이었다 

바닥을 박박 기고 있는 수학 성적 

1학기때 엉망이었던 수학 성적은 어쩌다가 아니라 실력?

히로의 수학 실력이 이런거???


영어성적은 의외로 좋았다 

아니 많이 좋았다 편차치 70이상이니 영어만 보면 

동경대 수준은 되니 정말 잘했다 

근데 난 아주 잘한 영어에 대한 칭찬은 한마디없이

바닥을 박박 기는 수학에 대한 잔소리 잔소리 

 너 지금 테니스 스쿨 다닐때가 아니야 

당장 수학 학원 등록해야겠어 

수학은 한번 떨어지면 따라 가기 힘들단 말이야 


 이제 고 1인데 그냥 좀 더 지켜 봐 


 너 이번 중간고사 수학 성적 별로면 당장 테니스 스쿨 그만두고 

수학 학원 등록하는거야 알았지 ?


자기야의 개입으로 일단 수학 학원 등록은 보류가 되었지만 

히로는 그때 엄마에게 많이 섭섭했었다 했다 

왜 잘한 영어에 대한 칭찬은 없이 못한 수학에 대한  질타만 있냐고 ...



그리고 2학기 중간고사가 지난주 끝났다 

아직 최종적인 성적은 나오지 않았지만 

수업 중 한과목 한과목 결과가 나오고 있다 


수학 결과 나왔다 

한문제 틀려서 95점 반에서 수학은 일등 

짜식 한다면 하네 

그런데 편차치 70을 넘겼던 영어가 이번엔 뚝 떨어져서 

평균보다 조금 더 좋다고 하는데 

" 아 ! 얘는 왜 하나가 되면 하나가 안되니 ??"


 히로야 영어가 도대체 왜 이 모양이니?

 엄마 학교 영어 점수 별 의미 없어 

그냥 암기만 하면 되는 영어 시험이야 

실력이 아니야 

 야 !  그래도 내신이 있는데..

그리고 너 말대로 암기만 하면 되는거 왜 암기를 안했어


사실 핑계를 대자면 히로가 시험이 끝난후 수학은 

100점일꺼라고 확신 아닌 확신을 했었다 

당연히 100점이라 기대를 했고

 비교적 쉬운 문제를 도대체 왜 틀렸니? 라고 할 정도로

 쉬운 문제 하나를 놓쳐서 95점 ..

미리 히로가 100점일꺼라고 설레발을 쳤으니

그런데 100점이 안 나왔으니 칭찬을 할 수가 없었던 이유도 있었다 

아마도 히로가 수학 100점일꺼란 설레발만 치지 않았어도 

아주 잘했다 칭찬했을지도 모르겠다 


히로가 잘하는 것 칭찬않고 못한것만 지적질 하는 엄마에게 

감정이 많이 상했나 보다 

자기나름 엄마를 기쁘게 하고 엄마에게 칭찬 한번 들어 보겠다고 

수학 공부에 힘을 쏟았는데 

그래서 결과도 참  좋았는데 

엄마 눈은 이젠 수학이 아니라 영어로 가 버렸다 


엄마에게 다다다다다......

섭섭함을 칭찬하지 않는 엄마에 대한  섭섭함을 다다다다 ....


어젯밤 밤새 잠을  뒤척였다 

내가 도대체 뭔짓을 한거지?

히로는 엄마에게 수학 잘했다 열심히 했네 

칭찬을 받고 싶어서  열심히 공부를 했는데 ...

히로 맘에 큰 상처를 준것 같아 후회 또 후회...


히로 잘 하고 있는데 ...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데 내가 도대체 뭔 짓을 한거지 ?

좀 처럼 칭찬 하지 않는 엄마에게 칭찬 받고자 

이번에 수학 공부 열심히 했을 히로의 수고와 노력을 

내가 뻥 차 버리다니 ...

미쳤어 미쳤어 

난 왜 이리 어리석은 엄마일까?


밤새 생각이 여기까지 미치니 히로에게 넘 미안하다 

회사 출근해서 근무를 하면서도 내내 마음에 걸린다 

점심시간 히로에게 장문의 메일을 보냈다


엄마가 많이 미안하고 많이 잘못했다고 ..

점심시간의 나의 장문의 메일에 히로가 답이 없다 

하루종일 안절부절....

히로의 상처가 너무 컸나?

내 잘못을 인정하기에 하루를 안 넘기고 장문의 

사과 메일을 보냈는데 답이 없는 히로 ...


저녁에 집에 온 히로 

내가 보낸 메일에 대해 아무런 말이없다 

그리고 아무일 없었다는듯 평소처럼 나를 대하는 히로 


그렇게 우리집은 단 하루만에 표면적인 평화는 돌아왔다 

나의 사과 메일로 히로가 엄마에게 상처 받은 마음이 

치유가 되었을지는 모르겠다 

히로도 나도 더 이상 어젯밤에 있었던 작은 전쟁에 대한 말은

하고 있지 않으니까 ....


히로는 충분히 잘하고 있는데 ...

히로에게 더 바랄게 아니라 나 자신이 바뀌면 되는건데 ...

히로에 대한 마음 지금 이 마음  이대로 

변함없이 쭈욱  히로의 노력과 수고를 인정하며 

칭찬과 격려를 하는 엄마가 되어야 할텐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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