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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히로 이야기

집에서 쫒겨날 판

by 동경 미짱 2017.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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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목요일  한국은 오늘이 수능이라는데 

일본은 노동 감사의 날이라해서  공휴일이다 

어제 저녁부터 내리는 비로 많이 춥다 


고1인 히로 기말고사 4일 남았다 

그런데 시험 4일 남은  오늘도 선배들 테니스 시합 응원을 가야 할 판이다 

어제저녁부터 히로는 어떤 핑계로 응원 땡땡이 칠까 

고민 고민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비가 와서 시합 연기가 되는 바람에 

오늘은 공부 좀 하겠네  하지만 

오늘 비 때문에 시합은 시험  2일전인 일요일로 연기란다 

부모 입장에서 적어도 시험 공부 할 시간은 좀 주지 싶다



그나저나 아침에 일어나니 비가 

어제밤 잠들기전엔 비가 참 많이도 쏟아지더니 

오늘 아침은 그냥 촉촉히 내린다는 표현이 맞을듯  싶다

촉촉히 촉촉히 비가 내리고 있다 


 아침밥 잘 먹여 놨더니  히로가 대뜸 

 엄마 아빠 오늘은 어디 안 나가가?

?????

 엄마 아빠 있으니 여러가지 소리들이 좀 시끄럽네...


2층 자기방 놔두고 히로는 항상 1층 거실에서 공부 한다고 난리다 

워낙 정리가 안 되는 히로 

여기저기 교과서랑 자기의 모든 짐들을 펼쳐 놓고 하는 아이라 

발 디딜 틈도 없다.  이건 진자 왕짜증이다 


나 공부 한다고 보란듯이 광고하고 하는것 처럼

여기저기 점령한채 ....

조용한 자기방에서 공부하면 될것은  

왜 1층에 자리 잡고 앉아서 시끄럽다는지 기가 막힌다 


뭐야 아들한테 쫒겨 나는거? 넘 심하지 않아 ?

니가 나가? 도서관이라도 가던가 

학교 자습실 가던가


 에이 내가 나가라곤 안했지 

안 나가나 물어 본거지 



 그게 그 소리지 

결국 시끄럽다고 나가라는 소리 아냐


하긴 도서관은 지금 가도 자리도 없을테고 

학교 자습실은 ... 비도 오는데  오며 가며 시간 다 보낼것 같고 

학교 자습실에서 친구 만나면 

점심 먹는다 어쩐다 시간 낭비 뻔하고 

더러워도 어쩌냐  공부한다는데  내가 나가야지  ㅠㅠㅠㅠ



히로가 만든 우리집 마당 인공 연못에 빗물이 똑똑 떨어지고 

있는 평화로운  공휴일인데 



겨울 앞두고 막바지 열심히 익어 갈려고 애쓰는 

토마토에 빗물이 방울 방울 맺히고 있는

쬐께 분위기 있는 공휴일인데 

비가 와서 날이 넘 추운 공휴일인데  

나가란다  시끄럽다고 

우리집에서 .....  


 안 그래도 나갈꺼니까 걱정마 

자기야 맛있는거 먹으러 가자 




이렇게 비가 오고 으스스 추운날에는 

따뜻한 스토브 켜고 앉아 군고구마 구워 먹으며

새수도 하지 않은채 헝크러진 머리에  파자마 차림으로 

배 깔고 누워 뒹굴 뒹굴 뒹굴며 

먹고 마시고 자고  또 먹고 마시고 자고 

밀린 블로그 댓글도 달고 그러면 딱인데 

그런데 집에서 나가야 할 판이다 

아들놈 때문에 ...


엄마 아빠 쫓아 내고 얼마나 시험 잘 치나  

내가 지켜 볼란다 


그런데 자기야  비도 오는데 우리 어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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