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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상 /동경 변두리 울 동네

야수와 미녀들 그리고 그 아이들 ..

by 동경 미짱 2019.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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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지금 말 그대로 황금연휴 기간이다 

원래 5월이 들어서면 이런저런 공휴일이 겹쳐 휴일이 많은 편인데 

올해는 平成 (헤이세이) 일왕이 퇴임을 하고 

새로운  일왕의 令和 (레이와) 가 시작되는 기념등등으로 

자그만치 10일이라는 기나긴 연휴가 시작되었다 

연휴가 시작되는 첫날 아침 친하게 지내는 이웃 사촌 중 제일 큰 언니인 

유미상과 내가 라인을 주고 받으며 모종의 계획을 세웠다 

간만에 이웃사촌들끼리 모여 바베큐를 하자고 ...


이웃사촌 4가족 부부랑 아이들 포함 전부 다 모이면 16명이다 

아이들이 어릴땐 16명이 모여 캠프도 함께가고 

바베큐도 수시로 하고 놀았는데 이젠 아이들이 다 크고 나니 

오히려 더 자주 모이지 못하고 있다

처음 4가정이 이웃사촌으로 인연을 맺었을때가

히로가 10개월때였고 이웃사촌 아이들 중 제일 막내인 효군이 

아직 태어나지도 아니 엄마 뱃속에서 생기지도 않았을때였다 

그렇게 이웃사촌으로 인연을 맺은지 올해로  17년째이다 



野獸와 美女들 (야수와 미녀들 )


이웃 사촌들 4가정은 단체 라인방을 하고 있다 

라인방 이름은 야수와 미녀들 (野獸와 美女들)

이 단체 라인방도 내가 만들고 라인방 이름도 내가 지었다

처음엔 야수들이 자기들이 왜 야수냐고 반발을 했지만 

미녀들이 밀고 나가니 어쩔수 없이 야수가 되어버렸다는 ...

어른들 8명중 외국인은 나 혼자고 다들 일본인들인데 

캠프나 바베큐등 모든 모임은 내가 계획하고 진행을 한다 

내가 야수와 미녀들의 행동 대장인 셈이다 

일본 사람들 (우리 이웃 사촌들의 경우) 말은 하지만 머뭇 머뭇 행동력이 없다 

내가 날짜 정하고 장소 정하고 통보를 하면 다들 잘 들 따라는 온다  

책임을 지기 싫어서인지 아님 성격인지 

어쩔수 없이 내가 행동 대장을 할 수 밖에 없다 

오늘도 역시나 내가 진두지휘를 하며 모임 30분전 야수들은 

미리 숯불을 피워 놓으라는 지시를 내렸다 


 



당연히 야수들은 미녀들의 지시에 따라 숯불을 피우고

일 손이 많다보니 테이블 꺼내고 위자 꺼내고 하는건 

일도 아니다 



둘째인 오까야스네에서 준비한 숯

이 숯 정말 오래간만에 보는것 같다 

내 기억에 국민학교때 (지금은 초등학교라 하지만 ..) 

겨울에 교실에 난로에 불을 피울때 쓰던 바로 그 숯이 아닌가 ?

아마 70년대 이전 출생한 분들은  이 숯을 기억하지 않을까 싶다 

이런 숯이 지금도 있구나... 

숯 하나에 괜시라 반갑다 



제일 큰 오빠인 나까무라 오빠의 건배 구호에 맞춰 

건배로써 바베큐 스타트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골고루 양도 많이 준비했다 



예전엔 아이들이 어렸지만 이젠 맨 막내인 효군이 고등학교 1학년이다 

올해 히로랑 같은 고등학교에 입학을 한 히로의 후배다 

이번에 효군이 히로랑 같은 학교에 입학함으로써 

유치원 ,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효군은 히로의 후배가 되었다 

이러다 대학까지 같은 학교로 간다면 정말 재미있을것 같다 




밝은때 시작한 바베큐가 어둠이 내려도 계속 되었다 

17년은 언니 동생 오빠 하며 지내다 보니 

이젠 웬만한 친척들보다 더 가까운 사이다 

요즘 세상에 이웃과 이리 잘 지내기도 어려운데 

게다가 여기는 일본이고 난 한국인인데 

이런 환경 이런 이웃과 함께 17년을 살아 올수 있었다는게 

얼마나 나에겐 큰 복이고 축복인지 모르겠다 




전체 다 모이면 16명 인원인데 

위에 큰 애들은 벌써 성인이다 보니 참석 하지 못한 아이들이 있었다

12명 모일 예정으로 시작한 바베큐가 마지막엔 14명이 모였다

 이젠 현실적으로 16명이 모두 모여 노는 일은 어렵지 않을까 싶다 

아이들은 성장하고 각자 자기들의 생활 

자기들의 삻을 살아 가기 시작했다 


17년전 처음 이 모임을 시작하면서 

" 우리 나이 들면 아이들은  결혼시켜 내 보내고 

노인네 8명이서 매일 모여 먹고 마시고 그러면서 놀자 

더 나이들어  힘에 부치면 같은 노임홈에 들어가도 재미있겠다 그치?"


그렇게 시작한 모임이 17년이 이어올 줄 그때는 정말 몰랐었다 

제일 큰 언니인 유미상은 작년에 할머니가 되었다 

장남이 유헤이군이 20살에 딸을 낳아서 손녀를 둔 할머니가 되었다

겨우  나 보다 3살 더 많은 언니인데 ...

나는 언제쯤 할머니가 될려나 ...




어릴때야 부모 따라서 같이 놀았겠지만 

이제 다 큰 아이들이 아직까지 이렇게 부모 따라 

이웃 사촌 어른들이랑 함께 놀아주니 오히려 고맙기까지 하다


야수와 미녀 그리고 그 아이들의 이야기 ...

앞으로도 계속 많은 스토리가 생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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