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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일상

나를 곤란하게 만드는 일본식 고사리 나물

by 동경 미짱 2022. 5.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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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고사리가 제철이다
일본도 한국처럼 이 맘 때만 되면 고사리를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일본에서도 고사리는 꽤 즐겨 먹는 봄 나물이다
일본은 봄이면 생 고사리를 살 수가 있고 그 외엔 1년 내내 가공된 고사리를 살 수가 있다
한국처럼 말려서 건나물로 파는 게 아니라 일본의 고사리는 물과 함께 진공 포장된 채 팔고 있다
(가공 고사리는 대부분 중국산이다)
하지만 난 일본에 살면서 아직 한 번도 생 고사리를 사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생고사리의 손질법을 잘 모른다

회사 동료 마에다 상에게서 고사리를 받았다
마에다상의 친정인 시골에서 매년 고사리를 한 박스씩 보내오는데 ( 손질 안 된 생고사리) 많으니까 나에게 나눠 주겠다는데 내가 고사리 손질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고 어떻게 해야 하냐고 되물으니 독을 빼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설명을 하는데 내가 너무 어렵다고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고 했더니 마에다 상이 아예 손질까지 다 해서  고사리를 가져다주었다

독성도 다 빼고 소금에 절여서 간도 베어 있으니 그냥 바로 먹어도 된다고 했다
내가 아는 고사리는 말린 고사리를 불려서 볶아서 나물을 하거나 아님 육개장 같은 국에 넣어 끓여 먹는 게 전부인데 …
햇 고사리 그것도 중국산이 아닌 국산이라는데 채취한지 얼마 안 되어 신선하니 아이고 이 귀한걸.. 하며 좋아라 받아 왔다
게다가 독성 까지 다 빼고 소금 간 까지 해서 바로 먹을 수 있다니 얼마나 좋아 ㅎㅎ

먹기 좋게 한 입 크기로 잘라서 심심하니 소금 간이 되어진 고사리
어떤 맛 일까 궁금해서 한 개 집어 먹어 봤다
음 ….
잘 삶았은지 아주 아주 부드럽다
말린 고사리를 불려서 나물을 한 거랑 달리 너무너무 부드럽다 안 씹어도 될 정도로.. ( 이거 좋다는 말 아님 난 음식의 식감을 좀 따지는 편인데 너무 부드러워서 물컹 거리는 식감임)

간은 심심하니 짜지 않아서 좋았다 (간은 딱 맞음)
그리고 맛은 음 …. 그냥 소금 맛만 좀 나고 마늘이나 참기름이 든게 아니라 고소함도 없고 약간 쓴 맛이 나는 것 같은 …
내 입이 이상한건가 ?

줄기를 먹어서 그런가 싶어서 위쪽 부드러운 잎 쪽을 먹어 봤는데 역시나 …
간단히 말하면 맛이 없다
이대로는 먹을 것 같지가 않다
어쩐다 ….
물기를 꼭 짜고 마늘이랑 갖은양념 넣고 볶으면 맛있을까? 너무 부드러워서 꼭 짜면 문드러질 것 같은데 그냥 가볍게 물기를 빼고 국이 넣고 끓일까?

귀한 고사리인데 솔직히 이대로는 못 먹겠고 어떻게든 먹어야 할 텐데 …
고사리가 나를 시험에 들게 하고 있다
역시 볶아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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