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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집에서 먹기

아들과 함께 제대로 차린 저녁 밥상

by 동경 미짱 2022. 11.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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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가 바다낚시를 가서 50여 마리의 생선들을 잡아 왔다 

생선은 역시나 신선할때 먹어야 제맛이니까 바로 생선 조리에 들어갔다 

많아도 너무 많아서 어찌 해야 하나 뭘 만들어야 하나 고민을 하니 히로가 자기도 함께 만들겠다고 드 필 걷어 부치고 나섰다

혼자서 요리를 할땐 크지도 작지도 않은 딱 적당한 부엌인 것 같은데 

떡대 같은 아들녀석이랑 함께 부엌에 서니 왜 이리 좁은지..

 

오늘은 내가 두 가지 히로가  두 가지 메뉴를 만들기로 했다 

 

50여 마리의 생선중 대부분은 전갱이였는데 작은놈들이 30마리는 되는 것 같다 

작은 애 들만 골라서 튀기기로 했다

내장  빼고 지느러미도 떼 내고 머리는 떼지 않고 마리채 통째로 튀겼다

바삭하니 튀겨서 소금을 솔솔 뿌려주니 우리 집 자기야가 바로 먹고 싶다고 해서 몇 마리 주고 튀기는 내 옆에서 

사시미 (회)를 뜨고 있는 히로 입에 넣어주고 나도 먹고 

역시 튀기면서 그 자리에서 바로 먹으니 그 맛을 달리 표현할 필요가 없다 

자꾸자꾸 손이 가는 멈출 수 없는 맛 ㅎㅎ

튀겨내며 자꾸만 입으로  사라지니 튀겨도 튀겨도 양이 그대로다 

갓 잡아 올린 고등어로 뭘 할까 고민하다가  고등어조림을 만들기로 했다 

워낙 신선해서 회로 먹어도 좋겠지만  내가 고등어 회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고등어 조림을 만들었다 

 

히로가 낚시를 가는 줄 몰랐고 또 이렇게 많이 잡아 올 줄 몰랐기에 무가 없어서 

대신 양파와 대파 듬뿍 넣고 조렸다 

무가 없어서 조금 아쉽지만...

 

히로는 전갱이 회를 먹고 싶다며  회를 뜨겠단다 

스무 살 아들 녀석이 회를 뜨겠다니 나는 지켜보는 걸로..

핀센트로 작은  가시 하나하나 따 뽑아내는 정성이 필요했다 

 

생선 뼈를 발라내고 식초물에 담가 비린내를 잡아주고 

회를 뜨기 시작하는 히로  (히로가 회를 뜨는  동안 난 옆에서 여전히 튀기고 있었음 ㅎㅎ)

 

그렇게 아들 녀석과 둘이서 완성한  메뉴! 

우선 짭조롭하니 잘 조려진 고등어조림 

무가 없지만 충분히 맛있었다는..

튀기면서 엄천 주워 먹었던 전갱이 튀김 

머리채 뼈째 먹어도 보들보들 맛있는 전갱이  튀김

히로가 뜬 사시미 

식초물로 비린내 릴 잡아줘서 전혀 비리지 않았고 정성스레 핀센트로 가시를 하나하나 뽑아 주어서 가시 하나 없이 

너무 맛있는 회 

생선 한 마리를 통째로 손질하며 회를 떠 본건 이번이 처음인 히로인데 

어쩜 이리 잘 뜨는지..

얘 진짜 요리에 소질이 있는 것 같은데 요리를 하면 될 것 같은데 본인은 여전히 요리는 취미란다 

히로가 만든 또 하나의 메뉴는 

전갱이 난반쯔께 

난반쯔께는 튀긴 생선에 채소를 썰어 넣고 요리술이랑 식초 설탕이랑 간장으로 양념을 하는 요리다 

전갱이는 내가 튀겼고 채소를 썰고 양념을 한건 히로다 

피망을 썰어 넣으면 식감도 좋고 색도 좋은데 히로가 피망을 싫어하니까

냉장고에 피망이 있었지만 히로가 생략했다 식초가 들어가서 새콤하고 설탕이 들어서 달콤한 전갱이 난 방쯔께

전날 저녁 만들어 먹고 남은 김치찌개와 함께 

내가 만든 전갱이 튀김과 고등어조림 

그리고 아들 녀석이 만든 전갱이 회랑 난반 찌개로 차려 낸 저녁 밥상 

푸짐하게 차려졌다 

아들 녀석이랑 부엌에서 난리 브루스를 추는 동안 편하게 앉아서 갓 튀겨낸 생선을 먹으며 

빨리 만들어 내라 훈수만 드는 우리 집 자기야... 

핀센트로 가시 하나하나 발라내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

다이어트한다던 히로는 밥 두 그릇 뚝딱이 었다 

솔직히 다 맛있었다 

그중에서 꼭 하나를 고르라 한다면 히로가 뜬 회!

신선 해서였겠지만 진짜 맛있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고등어도 회로 뜰걸....

 

아들 녀석과는 토닥토닥 하다가도 또 이렇게 사이좋게 요리도 하곤 한다 

이런 날은 세상 사이좋은 모자가 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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