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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집에서 먹기

일본에도 갓 김치를 담갔다

by 동경 미짱 2022.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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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김치..

음... 내 나이 스물 전에는 갓김치란 게 있는 줄도 몰랐다 

내가 나고 자란 곳은 갓김치를 먹지 않었었다 

스물 넘어 서울 생활을 하면서 전라도 친구 지에서 처음을 갓 김치란 걸 먹어 보았다 

처음 먹었을 땐  먹어 본 적이 없는 생소한 것인 데다가 향도 강해서 이런 걸 맛있다고 먹는 건가 했었다 

그런데 먹다 보니 이게 은근한 중독성이 있는지 자꾸자꾸 손이 가는 게  바로 갓김치였다 

그때 먹었던 갓김치의 인상이 꽤 강했나 보다 

지금도 가끔 그때의 갓김치가 생각나곤 한다 

 

일본에 와서 살면서 다 까나(高菜)쯔께 라는걸 먹어 본 후 참 맛있구나라고 생각을 했었다 

일본은 채소를 소금에 절여 먹는 걸 쯔께모노라고 하는데 소금에 절이니까 아주 심플하니 채소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전통 방식의 절임이다 

다까나 절임은 향이 강하고 독특한데 처음에 군마라는 곳에 가서 먹어 보고 마음에 들었는데 

동경에서는 절임으로 가공된 것은 파는데 생으로 채소로 파는 건 거의 볼 수가 없었다

나중에 알고 봤더니 한국에서처럼 일본에서도 먹는 지역과 잘 먹지 않는 지역이 있다고 했다 

동경은 다까나란 채소를 잘 먹지 않는 지역이었고 그래서 절임으로는 팔아도 

생으로는 잘 팔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그러다 최근에 가끔씩 마트가 아닌 농산품 특판장이나 무인 채소 판매대에서 어쩌다 가끔 

다까나를 파는 걸 보긴 하는데 난생 처음 보는 채소라 생소했다 

 

어느 날 한국인 동생에게  다까나 절임을 좋아한다는 말을 하니까 

그 동생이 " 언니 다까나가 갓이잖아"라고 

헐... 다까나가 바로 그 갓이라고??

일본 생활 20년을 하고 처음 알았다 

다까나가 갓이란 것을...

솔직히 정말 놀랐다 다까나가 갓이라니 상상도 못 했다 

 난 한국의 갓김치도 좋아하고 일본의 다까나 절임도 좋아하는 걸 보니 

내가 갓을 참 좋아하는구나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도 동경은 생 갓을 파는 걸  몇 년에 한 번 볼까 말 까니까 난 그냥 마트에서 판매하는 갓 절임을 

가끔씩 사다 먹고 있었는데 어저께 동네 마트에서 갓을 팔고 있었다

오후에 갔었는데 딱 두 묶음이 남아 있었는데 잠시 고민을 하다가 장 바구니에 담았다 

고민을 한 이유는 갓김치를 담가 본적도 다까나 쯔께를 만들어 본 적도 없는 먹어 본 사람으로서 

이걸 사는 게 잘한 일일까 하는 고민을 잠시 했다 

그래도 다까나 절임이라면 지금처럼 가끔 사다 먹으면 되지만 갓김치는 먹을 수 없으니까 

죽이 되던 밥이 되던 일단 저질러 보자 싶었다

 

4개가 한 묶음이니 총 8개다 

갓김치를 먹어 본 여자 

그것도 솔직히 몇 번 먹어 보자도 못 했다 

하지만 나에겐 인터넷이란 게 있으니 시키는 대로 하면 못할 것도 없겠다 하는 막무가내 

정신으로 갓김치를 담기로 했다 

소금에 절여서 양념에 버무리면 된다니 김치랑 별반 다를 게 없는 것 같다

마늘, 양파,  생강 그리고 배를 갈았다

찹쌀 풀도 쑤고 

붉은 고추를 갈아서 넣으라는데 여기는 일본 김치 담글 붉은 고추가 있을 리 만무하고 

그래서 고춧가루와 멸치 액젓에 멸치 다린 육수도 좀 넣고 양념을 버무렸다 

양념을 찍어 맛을 보니 괜찮은 것 같긴 한데 어째 처음이라 자신이 없다 

절여 둔 갓에  양념을 잘 버무려 통에 담으니 생각보다 꽤 양이 많다 

 두 포기는 따로 남겨 두었다 

일본식 소금 절임인 다까나 쯔께를 감가 볼까 싶어서..

보기에는 그럴듯해 보이는데 글쎄 맛이 어떨지...

 

근 게 얼마나 숙성시켜서 먹어야 하는 거지?

일단 오늘 하루는 실온에 두었다가 내일쯤 냉장고에 넣은 후 며칠 있다가 먹어 보어야겠다 

내가 일본에서 갓김치를 다 담가 보다니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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