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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일본 시댁과 한국 친정

후회 안해요

by 동경 미짱 2017. 9.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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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를 마치고 집에 오니 시어머님이 

저녁 준비를  해 두셨다 




간 닭고기를 갖은 양념을 한후 

마당에서 따 오신 시소 (생긴것 깻잎이랑 거의 흡사하지만 

그 향이 독특하다 나도 처음엔 향 때문에  싫어 했었는데 

먹다 보니 이제는 넘 맛있다)

일부는  시소 잎으로 닭고기를 감싸서 굽고 

일부는 김에 말아서 구우셨다 

그리고  냉장고에 있는 재료로 대충 샀다는 월남쌈 



어머님이 만들어 두신 두 가지 반찬에 

냉장고에서 밑반찬 꺼내 놓고 어머님이랑 둘이서 저녁 만찬 

목요일은 히로도 집에 오는 시간이 좀 늦고 

자기야는 아직 퇴근전이고 

시엄니랑 며느리랑 도란 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


어머님이 오늘은 내 이야기를  꺼내셨다

일본에 와서 히로를 낳기 전까지 

NPO단체 소속 한국 강사로써

시에서 운영하는 시민관과  지역 초등학교에서 

초등 학생들에게 한국 요리랑 

한국어 그리고 한국 문화강사 일을 했었다

내 성격상 아주 잘 맞고 또 한국을 알리는 뜻 깊은 일이라서 

 정말 아주 재미 있게 강사 일을 했었다 

5년정도 그 일을 했었나 보다 

그러다 이사를 해서 거리가 조금  멀어졌고 

또 히로가  아직 어려서 히로 키우느라 단절녀가 되었었다 


몇년의 단절녀 생활후 

히로가 유치원 들어 가면서부터 다시 시작한 일이 

지금 하고 있는  케잌 만드는 일이다 


한국인으로써 일본에 살면서 차별 받지 않고 

기술을 인정 받으며 할 수  있는 일이라 

나름 지금 일에 만족하고 또 좋다 


 난 가끔  미짱이 그 강사일을 계속 했었다면 하는 생각을 해

그 일이 미짱에게 더 잘 어울리고 

미짱이 지금 일도 잘 하고 있지만 

강사 일이 미짱이 더 잘 할 수 있는  일인것 같아서 좀 아깝다 싶어 

미짱이 그 쪽에  재능이 있는것 같아서 ..



사실  나도 가끔 생각한다 

내가 그때 그 일을  계속 했었다면  아마도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머님 말씀대로 난 그때 그 일을 참 좋아하고 즐겼다 

그만 둘때도 많은 고민도 했고 ..

하지만 하나 있는 아이 히로랑 오래 함께 하고 싶었다 

일은 언제든지 다시 시작할수 있지만 

히로의 성장 지금 안 보면 다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라 생각하니 

아무리 내가 좋아 하는 일이라도  그만 두는게 맞다고 생각했었다 


 

케익 만드는일  정해진 공간에 꼭 틀어 박혀서 하는 일 

인간관계도 한정이 되어 있고 

또 일도 맨날 그 일이 그일이다 


하지만 NPO의 한국 강사일은  다르다 

사회 각층의 사람들을 만날수 있고 

또 강의 의뢰 단체의 목적과 주제에 따라  계속 나 자신이 배우고 

공부해야 하는 일이다 

아마도 그 일을 계속 했었다면  넓은 인맥에 

훨씬 멋진 사람이 되어 있을 거란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나 후회를 하지 않는다 

아니 후회해도 소용없다는걸 잘 알고 있다 


사람들 만나 이야기를 하다보면 과거에 화려 하지 않은 사람은 없는것 같다 

증명되지 않는 화려한 과거보다 

지금 내 모습이 현실이라 생각한다 


난 한번 결정하면 후회 하지 읺는다 

만약에 만약에 ...

아니 만약은 없다 

지금 내 모습이 현실일 뿐이다 



 어머님 저 후회 안해요 

어머님 말씀대로 강사 일이 나에게 더 잘 맞고 

내가 더 잘 할 수 있는 일인지 모르겠지만 

지금 만족하고 있어요 


 너무 아까워서 그렇지 ..


히로랑 자기야의 조금 늦은 귀가 덕분에 

오늘도 시엄니랑 며느리가 조잘 조잘 많은 수다를 떨었다 

어머님이 차려 주신 밥상에 숟가락 하나 얹고 

맛나게 먹으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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