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참 빠르다
시어머님이 우리집에 오신지 벌써 5일째
어머님이 시댁으로 돌아가시는 날이다
이번 어머님 방문도 여전히 시어머니랑 며느리랑
꿍짝 꿍짝 하며 잘 지냈다
어머님이 화요일 오셔서 계속 주중이라
자기야는 회사 히로는 학교 물론
결국 어머님이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건 며느리인 나다
자기야랑 히로가 조금 늦는 오니까
저녁도 어머님이랑 나랑 둘이서 먹고
퇴근이 빠른 내가 퇴근후 어머님이랑 마트에 장도 보러 가고
모꼬짱 데리고 산책도 나가고 ....
그러다 보니 후따닥 5일이 지나가 버렸다
어머님과의 마지막 점심 식사는
아침부터 테니스 시합 때문에 학교에 간 히로 빼고
어머님이랑 자기야랑 나랑 셋이서 ..
어머님은 집밥은 좋아하셔서 이번 방문에는 나랑 둘이서
이탈리안 레스토랑에 런치를 한번 가곤
5일간 계속 집 밥이었다
사실 난 점심을 밖에서 사 먹고 그대로
어머님을 역까지 모셔다 드리면 좋겠다 싶었다
그런데 분위기가 당연히 집 밥을 드시겠다는 분위기라
대충 대충 냉장고 뒤져 냉동 해둔 LA갈비 좀 굽고
나물 하나 무치고 이것 저것 꺼내 놓고
어머님 아들 며느리 이렇게 셋이서 점심을 먹었다
오늘은 토요일이라 자기야랑 나랑 둘이서 함께
어머님을 역까지 모셔다 드릴려고 모든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서는데
어머님이 돈봉투를 하나 나에게 내미신다
토요일이지만 히로가 아침부터 테니스 시합 때문에 없으니
히로에게 줄 용돈을 나에게 대신 주시나 했다
근데 받아보니 좀 두툼하다
아무래도 히로에게 줄 용돈은 아닌듯 ..
어머님 이게 무슨 돈이에요?
이번에 미짱 부모님 오신다는데 맛있는거 대접해 드려
내가 미짱 부모님 만나러 와야하는데
이번엔 부모님 뿐 아니라 친정 형제들도 온다하고
또 만나도 말이 잘 안 통하니 뭐 이번엔 그냥 넘어가자
미짱이 나 대신
이걸로 부족할지 모르겠지만 맛 있는거 대접해 드리도록 해
3년전에 울 친정 부모님이 우리집에 오셨을때도
시어머님은 인사라도 드려야 한다며 동경 우리집엘 오셨다
친정 부모님께 드릴 선물을 사 들고 ..
서로 말이 안통하지만 나랑 자기야랑 번갈아 가며 통역을 하며
사돈끼리 함께 하루 여행도 다녀 왔었다
솔직히 이번엔 정말 시어머님이 안 오셨으면 했었다
지난달에 우리가 시댁에 가서 뵈었었고
또 다음달에 시이모님이랑 함께 우리집에 올 예정이시고
그런데 이번달에 꼭 오셔야 하나
안 오셨으면 좋겠다라는 불손한 생각을 잠시 했었었다
이런 못된 며느리 뭐가 이쁘다고
와 계시는 5일 동안 며느리 어깨 아프다 했다고
하루에 한시간씩 테루미 치료를 해 주시고
(덕분에 이번주엔 어깨 아픈줄 모르고 지냈다)
며느리 친정 부모 오신다고 마음 써 주시고 ..
참 울 어머님 며느리 할 말 없게 하신다
내가 뭔 복이 많아서
시어머님께 이리 사랑을 받는지 ...
어머님 죄송합니다 다시는 불손한 생각 안 할께요
그리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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