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지만 난 출근
자기야는 테니스 클럽에서 테니스 대회있고
히로는 학교에서 테니스 시합이 있고
가족이 뿔뿔이 각자 보낸 주말 하루였다
저녁이 되어서야 집에서 집합
주말이었지만 저녁이 되어서야 가족이 처음으로 얼굴을 맞댔다
전부터 자기야가 히로를 데리고 함께 가고 싶다는
이자카야가 있었으니 바로 " 닭귀족'
닭귀족 이름처럼 모든 메뉴가 닭 닭 닭...
이자카야지만 우리가 간 닭귀족은 가게 전체가 금연이고
각 테이블마다 칸막이가 다 되어 있고
초등학생 까지 데리고 갈수 있는 밝은 분위기의 이자카야이다
아직 고딩이니 조금은 이르지만 히로랑 함께
이자카야에 가고 싶다는 자기야가 오늘을
히로의 이자카야 데뷔 디데이로 날을 잡았다
점심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테니스 시합을 히고 와서
너무 배가 고프다며 자리에 앉자 마자 히로는 라면 한그릇을 폭풍흡입
닭귀족이니까 당연히 닭육수로 만든 라면이다
닭귀족은 메뉴 하나에 무조건 3000원
한접시에 닭 2개씩 나온다
히로가 먹은 라면도 3000원
생맥 한잔도 3000원 무조건 3000원
이자카야 즉 술집이지만
닭귀족의 모든 안주 메뉴가 꽤 맛있다
다른 테이블은 안주는 별로 안시키고 다들 술을 많이들 마시는데
우리 테이블은 히로는 콜라를 비롯 쥬스
난 딱 생맥 한잔에 칵테일 한잔
자기야도 생맥을 시작으로 딱 세잔
그리곤 안주 안주 안주만 잔뜩 시켰다
라면 한그릇으로 시동을 건 히로 윗옷 벋고
팔 걷어 부치고 본격적으로 닭꼬치 뜯기 시작했다
요즘 우리 아들내미 얼굴이 여드름 꽃이 활짝
제일 심했을때 보다 조금 좋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청춘의 상징 여드름이 ..
닭귀족에서 꼭 추천 하고 싶은건 바로 이 돌솥밥이다
다들 술을 마시니 간단히 라면 정도를 먹어서
이 돌 솥밥을 주문하는 사람이 그다지 많지 않은것 같은데
이거 진짜 왕 추천인데 ..
이 돌솥밥도 3000원 이다
닭육수로 만든 닭고기랑 우엉등등이 들어간 영양밥이다
히로는 라면 한그릇 먹고
중간 중간 닭도 많이 뜯었는데 이 밥을 한 솥 다 먹고
맛있다며 추가로 한솥을 더 시켜 먹어 치우는
놀랄만한 식성을 자랑했다
자기야 진짜 히로 먹는거 보니 우리가 조금 벌어서는 안되겠다
자기 주말에 어디가서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되는거 아냐?
헉! 그건 절대 안돼! 주말엔 테니스!!!
진짜 먹어도 너무 먹는 울 히로
근데 그게 울 자기야를 닮았다
울 자기야 30대 초반 까지 완전 대식가였다는
그런데 히로도 그렇고 자기야도 그렇고 넘 부럽다
저렇게 먹어도 왜 안 찌는 거냐고?
둘이랑 같이 먹다 보니 난 위가 늘어나 먹는 양은 늘었고
양이 많이 진 만큼 난 먹는대로 옆구리 살로 가는데
내가 제일 싫어 하는 사람들
먹어도 안찌는 사람들인데 진짜 왕 짜증 ㅠㅠㅠ
닭껍질 구이도 쫄깃 쫄깃
닭 튀김에 타르타르 쏘스랑
마를 갈아서 양념해서 철판에 구운건데
요거 은근히 술을 부른다
간을 짬쪼롬 하게 해서 술 안주로 대박 맛있다
하트 뭐시기 라고 하는데 자기야 말에 의하면
닭 심장이라네
닭 연골 꼬치도 시키고 내장도 시키고
3000원이라고 막 시키는데 도대체 전부 몇접시를 시킨건지
계산이 안된다
닭 훈제 구이 같은데 사각 사각 식감좋은 양파랑
먹으니 궁합이 딱이다
사실 집밥보다 좋은게 어디있게냐 마는
우리집은 외식이 꽤 많은 편이다
일주일에 한번 내지는 두번은 외식을 하는것 같다
맞벌이 부부라 시간적 육체적 힘들다는 것도 있지만
우리 가족이 밖으로 자주 먹으러 나가는 이유가 있다
아무래도 집에서 밥을 먹으면 TV도 틀게 되고
얼른 먹어치우고 각자 자기 할 일 내지는 하고 싶은일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히로는 게임도 해야겠고 밀린 녹화 해둔 TV도 봐야하고
자기야는 녹화 해둔 테니스 관련 채널을 봐야 하고
나는 나대로 집안일에 어떨땐 피곤해서 눕고 싶고 ...
이렇게 밖에 나와 식사를 하게 되면
식사 시간 내내 이야기를 하게 된다
히로 학교 이야기 부터 친구 이야기
자기야도 회사 이야기도 하고 그렇게 일주일동안
밀린 각자의 이야기부터해서 가족 공동 관심사 까지
방해 받지 않고 꽤 오랜시간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할 수가 있다
그렇게 서로에 대한 이야기 자기에 대한 이야기 등등
외식에 드는 경비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난 생각을한다
그래서 난 외식에 드는 돈이 전혀 아깝지가 않다
닭귀족을 나와서 카페로 갔다
저렇게 먹어 치우고도 뭔가 부족해서 디저트 먹자는
핑계로 사실은 이야기할 시간이 조금 부족했다
히로가 학교에서 선생님이랑 개인 상담을 한 이야기가 남아 있어서 였다
집에서랑 달리 이렇게 밖에 나오면
히로는 말이 더 많이 진다
평소에 하지 않던 이야기까지 다 털어 놓는다
난 생맥에 칵테일 까지 한잔 한 터라
적당히 기분이 좋고
히로 친구들 불러서 크리스마스 홈파티 해 줄께
안 그래도 친구들이 우리집에 넘 오고 싶어 해
왜?
몰라 다른 애들에겐 안 그러는데
우리집엔 다들 오고 싶다고 그러네
그래 그럼 친구들 불러
하지뭐 홈 파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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