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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일본 시댁과 한국 친정

할머니의 손편지

by 동경 미짱 2018.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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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주말이라 가족 나들이를 나갔다 왔다 

평소에는 주말이라도 자기야는 자기야대로 테니스를 

히로는 학교 부카츠(특별부 활동)로 테니스를 가기에 

주말에 가족 나들이가 쉽지 않은게 현실이다 

그런데 오늘은 

며칠째 계속 내리던 비 때문에 자기야도 히로도 테니스가 취소되는 바람에 

간만의 가족 나들이였다 


집에 돌아와 우체통을 열어보니 

부재중 우편물 배달 통지서가 들어있었다 

나고야에 살고 계신 시어머님으로부터다

어머님이 또 뭔가를 보내셨나보다 

그런데 저녁에 재 배달이 되어져 온 것은 

내가 생각했던 커다란  택배 박스가 아니였다

시어머님은 가끔 이것 저것 택배로 보내주셔서 

이번에도 택배를 보내 주셨으리라 생각했었다 




택배가 아니라 봉투 

딱 보니 현찰을 보내신것 같다 

봉투 입구에  다른 사람이 뜯어 보지 못하도록 

어머님 도장이 꽝 꽝 꽝 세개 찍힌걸 보니 틀림 없는 현찰이다 

받는 사람은 당신의 아들인 자기야도 아니고 

이쁜 맏며느리인  나도 아니고 

어머님의 단 하나뿐인 손자 히로에게 보내신것이다 




봉투를 열어보니 어머님이 직접 쓰신 손편지가 들어있다 

곧 다가올 히로의 생일을 축하하며 보내주셨다 

그런데 매년 있는 손자의 생일치고 이번엔 좀 과하게 보내 주셨다 


사실 지난번 울 가족이 나고야 시댁에 방문 했을때

히로가 기타를 배워 볼까 라는 말을 지나가는 말로 

잠깐 한 적이 있었다 

울 시어머님  히로가 지나가며 슬쩍 한 말을 잊어 버리시지 않으셨나 보다 


시어머님 편지 내용은 대충 이렇다 

생일 축하하고 기타를 살까 싶어서 보낸다

마음에 드는 키타를 사면 좋겠다 

 독학으로  배우면 잘못 배워서 이상한 습관이 들면 안되니까 

처음엔  학원에 가서 기본만이라도 확실히 배우면 좋겠다


할머니는  처녀떄 오고또(한국의 가야금 같은 일본의 악기)의 음색이 좋아서

오고또를  배웠었는데 

커다란 악기라서 연주회에 들고 다니는게 참 힘들었다 

주부로 직장인으로 육아맘으로 너무 바쁜 생활에 

 한동안 오고또 연주를 못했던 시기도 있었는데 

할머니가  근무하던 병원에서

 (시어머님은 시립병원 관리 영양사로 정년퇴직을 하셨다)

입원 환자들 상대로 연주회를 한 적이 있었는데 

오랜 입원으로 몸도 맘도 지쳐 있던 환자들이 

할머니의 오고또 연주를 듣고 아주 기뻐 해 주었을때는 

나도 넘 보람되고 좋았었다



히로군은 테니스를 통한 스포츠 활동도 하고 있지만 

악기를 다루는 음악적 취미를 가지는 것도 아주 보람된 일이라 생각된다 

이제 고등학교 2학년이 되니 

기타를 배울 시간이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테니스와 함께 

관심있는 악기인 기타도 즐기며 학교 생활 즐겼으면 좋겠다 

                                               할머니가 ...


뭐 대충 이런 내용의 두장 짜리 손편지다 




기타를 사라며 어머님이 보내주신 5만엔(50만원)에다가 

아버님이 따로 자기야 통장으로 기타 사는데 보태라며 

2만엔(20만원) 을 송금해 주셨다 

두 분 합해 히로의 기타를 위해 70만원을 보내 주신것이다 


할머니의 손 편지를 읽으며 이렇게 많이 보내 주셨냐고 

놀라는 히로에게 


 히로 어떻게 할거야?

 엄마 생각에 기타 해 보고싶다고 그냥 말로만 해 본 거라면 

이 돈 다시 할머니 할아버지에게 돌려 드리는게 맞다고 생각해 

할머니 할아버지는 히로가 기타를 배워 보고 싶다고 하니까 

이렇게 돈을 많이 보내주신거니까 ..


  해 보고 싶은 마음은 있지 ..


 그러니까  오늘 하루 잘 생각 해 봐 

몇번 하다 말거면 엄만 안 했으면 좋겠다 

시작을 하면 최소한 할머니 할아버지 앞에서 한 곡 정도 

자신있게 연주해 드려야 하지 않겠어 




사실은 지난 여름 기타를 취미로 하는 한 지인집에

초대되어 간 적이 있었다 

그때 히로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기타 한번 잡아 보았고 

그 모습을 본    내가  히로에게 기타를 배워 보라고 

바람을 잡은 적이 있었다 


일단 히로가 정말로 기타를 배워 보겠다고 하면 

그 지인에게 부탁해서 기타 사는걸 도와 달라 부탁을 해 볼 생각이다 


결론은 히록 내리는 거지만 

어머님 바램대로 히로가 스포츠와 음악을 함께 즐기며 

즐거운 학창 시절을 보낼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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