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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의 일상 /동경 변두리 울 동네

일본의 마쯔리의 진정한 의미 ..

by 동경 미짱 2018. 7.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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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휴의 첫날인 토요일 

아침부터 푹푹 찌는게 심상치가 않다 

역시나 35도를 넘겨 버리는 무더운 연휴 첫날인 토요일은 

 울 동네 마쯔리가 열리는 날이다

일본은 여름이 되면  전국 각지에서 마쯔리가 열린다 

일본의 마쯔리는 규모가 크고 유명한 마쯔리도 많지만 

각 동네마다 작은  마쯔리가 열린다 

일본의 동네 마쯔리는  동네 잔치이며 축제이다 


내가 사는 지역은 우리동네가 마츠리의 첫 시작을 연다 

해마다 7월 3연휴의 첫날 우리 동네 마쯔리가 열리고 

 다음 토요일은  옆 동네  그 다음 토요일은 그 옆동네 

그 다음 토요일은 앞 동네 그 다음 토요일은 뒷동네 ...

매주 토요일마다  근처 동네가 돌아가면서 마쯔리가 열린다 

울 동네 마쯔리때는 옆동네랑 뒷동네 앞동네 등등  ... 

근처 동네 자치회에서  와서 우리 동네 마쯔리를  도와 주고 

다음주 옆 동네에서 할땐 우리동네 자치회에서 가서 도와 준다 

마쯔리에 많은 인력이 필요하니 서로 품앗이를 하는 것이다 




우리 동네 마쯔리는 낮 12시가 되면 동네 신사에서 미꼬시가 출발을 한다 

미꼬시는 간단히 말하면 동네를 지키는 신이 타는 가마이다 

신이 타는 가마인 미꼬시를 메고 온 동네 골목 골목을 누빈다 

신이 동네 골목 골목을 둘러 보며 악운을 쫓아 내고 좋은 기운을 주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자기 골목에 미꼬시가 들어 와 주길 바라고

동네 마쯔리에 크게 찬조금을 낸 집 앞에선 

미꼬시가 특별히 집 앞에서 한번 멈춰서 준다 

아마도 그 집에 복을 넣어 주는 것이리라 



마쯔리 행렬의 선두에는 음악담당인 "오하야시다이"가 하루종일 풍악을 울린다 

히로는 초등학생때까지 하야시다이 멤버로써 북을 담당하고 있었다



35도의 뜨거운 열기에 나는 오미꼬시의 순회에는 불참을 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인데 

땡볕에 하루 종일 온동네 골목 골목을 누비는 것을 도저히 할 자신이 없어서

올해는  불참 하기로 했다 




그래도 마쯔리인데 집에 가만히 앉아 있을순 없고 

해가 지고 난 후 저녁에 열리는 마쯔리의 2부인  봉오도리에는 참가

역시  음악담당인 "오하야시다이" 아이들의 북과 피리 장단에 맞춰 

빙글 빙글 돌며 동네 주민들이  봉오도리라는 춤을 춘다 




해가 지고 어둑 어둑 할떄 살짜기 다녀 올려고 했는데 

역시나 딱 걸렸다 

나도 몇년전 동네 자치회 임원을 했던지라 울 동네 원로 할아버지들과는 

다 들 알고 지내는 사이이다 


 울 동네 제일 원로인  마에지마 할아버지에게 딱 걸렸다 

(마에지마 할아버지는 몇일전 포스팅한 땅 부자 블루베리 밭의 주인이다 

즉 에리꼬상의 시아버지이시다)

 

 어! 미짱  왜 낮에 미꼬시에 안 나왔어 .


  네 낮에 일이 있어서 ..

(당연히 거짓말!  70넘은 할아버지들도 다 들 나오셔서 

하루종일 마쯔리 일을 하시는데 넘 더워서 안 나왔다고 거짓말 할수가 없어서 ㅎㅎ)


자치회 회장인 마에다할아버지에게도 딱 걸렸다 


 오늘 왜 남편은 미꼬시 안 나왔어 

젊은 사람들이 나와서 미꼬시 짊어 져야지 ..


 그러게요 호호호 오늘 회사 출근 해서 못 왔어요 

(당연히 거짓말 마쯔리  참석하지 않고  테니스 하러 갔다고 

 도저히 말 할수가 없어서 ..

나 아무래도 거짓말 너무 잘 하는듯  하다 ㅠㅠ )



  내 입으로 말하기 뭐 하지만 동네 원로 할아버지들에게 

인기가 많아서리  내 얼굴을 아시는지라  자치회 임원들인 할아버지들에게 

잡혀 왜 안 나왔냐 추궁 아닌 추궁이 ...


아마도 내가 마을 자치회 임원을   반장 한번 어린이회 임원 한번 이렇게 

두번이나 한  동네 유일한  외국인이라서인지 많이들 이뻐해 주시는 것 같다  


올해는 땡땡이 쳤지만 

몇 년후에 또 반장도 돌아 올테고 부인회 임원도 해야 할테니 

마을 일을 나 몰라라 할수는 없다 




한달 내내 마을 회관에서 저녁마다 북치는 연습을 했을 초등학생 

"하야시 다이 " 아이들은 낮부터 밤까지 열심히 북을 치고 있다 

초등학생부터 할아버지들까지  전 주민이 힘을 모아서 

하는게 마쯔리이다 




한쪽 구석에 붙어 있는 하얀 종이들 ..

이번 마쯔리에 찬조금을  낸 마을  주민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마쯔리는 주민들이 달달이 내는 마을 회비와 

주민들의 찬조금으로 치루어 진다 



 무대 주변에  밝은 빛을 내며 달려 있는 많은 등에는

마을 주변 상점들의 가게 이름이 적혀있다 

당연히 찬조금 혹은 술 같은  물품으로 찬조를 한  가게들이다 

동네의 작은 마쯔리이다 보니 찬조금이나 물품을 내는 가게에

자치회에서는 마쯔리에 필요한 물품들을 구입을 한다 

예를 들어 편의점에서 찬조금을 내면 

한달간 아이들의 북 연습때 간식으로 돌리는 아이스크림을 그 편의점에서 사는 식이다 



물론 마쯔리하면 야다이를 빼 놓을수 없지만 

마을 자치회에서 준비한 음식과 술을  마을 주민이  서로 나눠 마시며 

교류를 나누는 게 우리 동네 처럼 작은 마쯔리의 특징이 아닐까 싶다 


일본의 유명 마쯔리는 당연히 볼거리도 많고 

그 지역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유명 마쯔리를 보려 몰려드는 관광 상품이다 

규모가 크고 외지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다 보니 

야다이도 많이 출점을 하고  무료로 음식이나 술을 나눠 주는 일은 거의 없다 

이것 저것 야다이에서  사다 먹다 보며 돈도 많이 든다 


당연히 동네  작은 마쯔리에서  맛볼수 있는  

지역 주민들과의 소소한 교류와 자치회에서 나눠 주는 음식과 술을 

나누어 마시는  그런 소소한 정을 느낄수가 없다

자치회에서는 낮에 미꼬시 순회를 할때

각 휴게소마다 음식들을 가득 준비해 둔다 

1휴게소에는 수박을 2휴게소에서는 토마토와 만쥬를 

3휴게소에선 과자와  차갑게 식힌 오이를 .....

그리고 각 휴게소마다 각종 음료와 술을 ...

이 모든게 공짜로 마을 주민들 뿐만 아니라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다 공짜로 나눠 준다 

울 동네 사람 너희 동네 사람이 중요한게 아니라 

마쯔리를 즐기러 나와 준 모든 사람들과 준비한 음식을 나눠 먹고 마시는 

동네 잔치의 개념이다 


그리고 평소에 자주  만날수 없는 주민들과 서로 인사를 나누고

즐기는 동네 주민의 교류의 장이다 


요즘 같은 모두가 바쁘게 살아 가는 현대 사회에서 

이렇게 까지 지역 주민들이 마을 잔치인 마쯔리를 하고 

서로 교류를 나누는 것은 아마도 지진이나 태풍등 자연재해가 많은 

일본이기에  더욱 그 유대가 깊은게 아닌가 싶다 

이게 바로 일본 마쯔리의 진정한 의미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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