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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집에서 먹기

한국맛이 난다고??

by 동경 미짱 2020. 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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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자기야가 20년전 한국에서 살때 

맛 있다면 잘 먹었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약식이다 

일본에 와서 살면서 정말 가끔 가뭄에 콩 나듯 

잊을만 하면 한번씩 만들어 주었었는데 

요 몇년간은 아예 약식을 만들지 않았다 

요 몇년간은 아무래도 가족이 다 좋아하는 것들 중심으로 만들다 보니 

우리집 자기야(남편) 보다는 

아들녀석이 잘 먹는것 중심으로 만들었다 

히로는 한국 간식거리중에서 제일 좋아하는건 

당연 호떡이고 그 다음은 소떡소떡을 좋아하고 

한국식 오뎅을 좋아하고 

그리고 부침개랑 떡뽁이도  좋아한다 

호떡은 언제 해 주어도 좋아하는 히로에겐 최고의 

한국 간식거리다 

히로가 좋아하는 것들을 만들어 주다 보니 

히로가 좋아하지 않는 약식은 당연히 우리집에서는 

잊혀진 한국 먹거리중 하나였다 

그런데 갑자기 내가 약식이 먹고 싶어 졌다 

아니 먹고 싶어졌다기 보단 만들고 싶어졌다

그래서 만들었다 

 



그냥 집에 있는 재료 없는 재료 다 끌어다 모아서 ...



우리집  두 남자는 삼계탕을 무지 무지 좋아하기 때문에 

한국에 갔다 올때마다  꼭 챙겨오는게 

삼계탕 거리인 건인삼이랑 당귀같은 약재랑 

대추이다 

일본 일반 마트에선 살수 없는 대추지만

  ( 내가 알기론 일본 사람들은 대추를 안 먹음

먹는 지역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동경부근에서 대추 파는걸 

본적이 없으니 안 먹는구나 생각함  ..)

우리집엔 삼계탕 덕분에 항시 대추가 있다 

대추씨 버리지 않고 끓여서 알뜰히 대춧물까지 사용했다 



있는 재료 없는 재료 다 챙겨 넣고 

흙설탕이랑 간장 계피까지 넣고 간을 맞췄다 

처음엔 가스렌지에서 밥 짓는 기능을 할수 있는 

무쇠 솥에다가 할까 했는데 

욕심내서 찹쌀을 다섯컵을 했는데 넘쳐 날듯 양이 ..

사용 설명서를 보니 무쇠솥에선 3컵이 적당하다고 하니 

어쩔수 없이 전기 밥솥으로 다시 옮겼다 

오래간만에 만드는 건데 3컵만 할껄 

내가 너무 욕심을 부린게 아닌가 살짝 후회를 하면서 ...




그런데 전기 밥솥으로 한 약식이 너무 잘 되었다 

그것도 근 10년만에 만든 약식인데 ...

내가 계피를 좋아해서 계피도 듬뿍 넣었다 

계피향이 넘 좋다 

주먹보다 조금 작게 동글 동글 뭉쳐서 랩으로 싸 보니 

엄청 많은 양이 나왔다 

아 ... 뿌듯하다 

너무 맛있는 냄새가 솔솔 나니 히로가 급 관심을 보인다 

뭐냐고??

 뭐라고 해도 넌 뭔줄 모를테고 그냥 

무조건 일단 맛을 봐


그런데 히로는 딱 한 입만 먹고 끝! 

히로는 자기 입에 안 맞는건 절대로 안먹는 아이라서 ..


 냄새는 진짜로 맛있어 보이는데 

맛은 내 취향이 아니네 ..


그럴줄 알았어 .넌 안 먹지마

엄마랑 아빠랑 둘이서 다 먹을거니까 ..



자기야 이게 뭔줄 알아 ?

 아 ! 이거.. 이름이 뭐지 ? 이름을 모르겠네 

 약밥이야 약식이라고도 하고 ..

우와 이거 진짜 오래간만이다 

이거 존재를 아예 잊고 있었어 

한국에 살때 정말 자주 먹었었는데 그치?



반가운 마음에 울 자기야 하나를 집어 들고 한 입 베어 물고는 하는 말이 


 우와 맛 있다 

이거 완전 한국 맛 나는데 ..

아니 약식이 한국건데 한국맛 나는게 당연하지 

 근데 건포도 더 많이 넣지 그랬어 

나 건포도 좋아 하잖아 

 넘 오래간만에 만들어서 그래 

나름 자기 건포도 좋아한다고 많이 넣는다고 넣은건데 

부족해?

  건포도 많이 들면 나야 좋지 

근데 우와 이거 진짜 한국 맛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약식이 한국건데 

한국맛 나는게 당연한거라니까 ..


빨리 먹고 싶은 맘에 따끈 따끈한 약식을 하나 해치우고 

저녁에 야식으로 식은 약식을 또 하나 먹었다

아니 근데 금방 만든 따끈 따끈 약식보다 

식은 약식이 훨씬 맛있다 

이런 이런 내가 너무 일본에 오래 살았나 보다 

아니 내가 너무 오래간만에 약식을 먹었나 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한국에서도 식은 약식을 먹었던것 같다 

따끈 따끈한 약식 먹었던 기억이 없네 

그래 .. 맞아 약식은 식어야 맛있지 ..

울집 자기야가 한국 맛 난다는 약식 

가끔 만들어 먹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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