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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집에서 먹기

귀하디 귀한 배추로 만든 막김치

by 동경 미짱 2023. 8.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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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은 진짜로 진짜로  덥다 

비도 예년에 비해 적게 내리는 것 같다 

물론 내가 살고 있는 동경 기준이다 

일본도 지역에 따라서는 물난리를 겪는 곳도 많았지만 동경을 중심으로 한 관동 지역은 가물다

올해는 동경을 관통하는 태풍도 없었다 

워낙 가물어서 마당의 꽃이건 채소건 시들 시들하다 

요즘은 일본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오르고 있다고 하지만  요즘 일본의 물가 상승이 심상치가 않다 

지금까지의 일본은 대체적으로 물가가 안정적인 편이었다 

20년 넘게 일본에 살고 있지만 물가 상승을 체감한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물론 오르긴 올랐겠지만 올라도 체감 할 수 없은 정도로 찔끔 찔끔 올랐기 때문인 것 같다 

유일하게 물가 상승을 느끼는 것은 가솔린 정도인것 같다 

가솔린은 100% 수입인데다가 국제 정세에 따라 국제 원유가가 달라지고

꽤 높은 세금까지 붙으니 가장 피부로 와닿는 물가 상승 NO1은 당연 가솔린이다 

내가 처음 일본에 왔을때  내 기억 속 가솔린 가격이 L 당 92엔이었는데 

20여 년 만에 거의 두배로 뛰었다 

그 외 다른 건 조금 올랐겠지만 크게 체감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요즘엔 코로나, 러시아 전쟁 게다가 엔저까지 겹치면서 장을 보러 갈 때마다 

흔히들 말 하는 장 바구니 물가가 많이 올랐다는 게 느껴진다 

식품류도 그렇지만  화장지 같은 생필품도 많이 비싸졌는게 느껴진다 

계절에 따라  채소의 가격은 약간의 들쭉 날쭉이 있긴 하지만 요즘  채소값 가격이  내려올 줄을 모른다 

우리 집 냉장고 김치가  3일 전 딱 떨어졌다 

김치가 떨어지기전에  미리 만들어 두는 편인데 이번엔 만들지 못했다 

 

덥고 귀찮은것도 이유 중 하나지만 가장 큰 이유가 배추를 사지 못 했다 

전업 주부가 아닌지라 퇴근 후 마트에 가면 배추가 없을 때가 많다 

아무리 저녁이지만 마트에 배추가 다 떨어질 정도면 일본인들이 배추를 그렇게나 많이들 먹나...

라고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배추 소비가 많아서 저녁에 배추가 없는게 아니라 요즘 배추가 잘 없다 

더워서인지 가물어서인지  배추가 작고 그 작은 배추도 한 포기로 팔지 않는다 

평소에 마트에서 파는 배추라면 한 포기 아니면 반으로 잘라 반포기 

그리고 한포기를 4개로 잘라서 파는 게 일반적이다 

요즘엔 한 포기랑 반포기는 아예 팔지를 않는다 

전부 4쪽으로 나눠서 파는데 실하지 않는 배추를 4쪽으로 나누니 양이 얼마나 작은지 

과장을 쫌 해서 한 줌 밖에 안 되는데 그마저도 저녁이면 다 팔리고 없을 때가 많아서 

김치를 담그지 못 하고 있었다 

그런데 어제는 쉬는 날이라 오전에 마트에 갔더니 평소보다 꽤 큼직하고 실한 배추 발견!

게다가  특판일로 가격이 너무너무 싸다 

하나에 128엔이니까  4쪽을 사면 한 포기인데 한 포기에 512엔이면 요즘 배추가격에 

너무 싼 거 아닌가?

게다가 평소보다 실한 배추라 훨씬 싸게 느껴졌다 

비싸건 싸건 가격은 일단 접어 두고 김치가 똑 떨어졌으니 아무리 귀찮아도 오늘은 반드시 

김치를 담그리라 생각했던지라 얼른 4개를 (한 포기) 집어 들었다 

 

오늘의 김치는 제일 만만한 막김치! 

당근이랑 양파랑 파를 썰어 넣고 대충 양념에 버무렸는데 뭔가 부족한 듯한 느낌!

그렇지 막김치엔 부추를 넣어야 맛있는데 부추를 안 사 왔다 

 

얼른 마당으로 나갔다

왜냐하면 우리 집 마당에는 부추가 있으니까 

그런데 달랑 한 줌도 안 된다 ㅠㅠㅠ

아쉽지만 한 줌도 안 되는 부추도 썰어 넣었다 

그렇게 완성한 막 김치! 

근데 부추가 다 어디 간 거? 

개인적으로는 부추가 많이 들어간 막김치를  좋아한다 

부추를 사 왔어야 하는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지만 그래도 우리 집 냉장고에 

김치가 있다는 안도감에 부자가 된 느낌! 

배추값이 떨어질 때까지 이 김치 한 포기로 아껴 먹어야지 ㅎㅎㅎ

매 끼니마다 김치 없으면 안 되는 집도 아니면서 김치를 많이 먹지는 않지만 

그래도 만만한 게 김치라고 냉장고에 김치가 없으면 어째 불안하다 

안 먹어도 김치가 있어야만 안심이 된다고나 할까...

아무리 오래 일본에 살고 있어도 나는야 어쩔 수 없는 한국인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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