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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집에서 먹기

시어머니를 위해 차린 밥상

by 동경 미짱 2023.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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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간만에 우리 집에 오셨던 시어머니가 오늘 가셨다 

한 달후에 다시 오신다는 말을 남기시고 ㅎㅎ

어제 하루 휴가를 내고  어머니와  카페에서 런치를  즐긴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저녁 찬거라를 사기 위해 함께 마트에 들렀었다 

어머니 저녁에 뭐 드시고 싶으세요? 라고 물으니 답은 아무꺼나 ...

아무꺼나 라고 하셨지만   내가 어머니 며느리로  산 게 몇 년인데 척하면 척이다 

100% 생선인데 

예전엔   생선 조림이나 아니면 회 아니면 구이 등등  시어머니가 직접 메인 요리를 만드셨다 

시어머니는 종합 병원에서 관리 영양사로  오래 일을 하시다 은퇴를 하셨는데 

사실 관리 영양사는 요리를 직접 하지 않으니 요리 솜씨와는 별개지만 울 시어머니는 

요리하시는 걸 좋아하고 즐기신다 

그래서  우리 집에 오시면 며느리가 출근을 하니까  저녁은 시어머니가 만들 때가 많다 

그런데 이번엔 아니었다 

시어머니도 연세가 드셨는지 이젠 하기 싫다고 하신다 

그래서 이번엔 저녁을 내가 만들어야 하는데  니모노(煮物)라고 하는 일본식 조림이나 

튀김이나 회 같은 건은 내가 시어머니보다 더 잘할 자신이 없다 

괜히 고생 고생해서 만들었다가 별 맛없다 소리 듣기 싫고...

 

그래서 커다란 도미 한 마리 사다가 통째로 넣고 만든 아쿠아팟짜 

시어머니가 잘 만드시지 않을 것 같으면서도 시어머니가 좋아하는 생선이나 조개 

게다가 채소 마니아인 시어머니 취향에 맞춰 쥬키니랑 양파랑 토마토 그리고 잉겐마메라고 하는 

껍질채 먹는 콩이랑 파프리카랑 채소 듬뿍듬뿍 넣고 만들었다 

오이 무침이랑 무나물 그리고  잉겡마메 무침이랑  일본식 가지 절임 

봄에 만들어 두었던 머위장아찌 그리고 역시나 봄에 만들어 두었던 죽순 장아찌가 밑반찬이고

단백질 보충을  위해 두부 구이도 추가 

이렇게 한 상  떡 하니 차려냈다 

도미 아쿠아팟짜의 비주얼에 일단 시어머니는 탄성을..

일단은 성공이고 

맛을 보시고는 맛있다고 칭찬을 해 주셨다

당신이 평소에 먹지 않는 요리라서 더 좋다고 하시면서...

울 시어머니는 저녁 식사 시간이 6시로 정해져 있어서  아들이랑 손자의 귀가를 기다리지 않고 

어머니랑 단 둘이 저녁식사 타임 

아침에도 어머니랑 둘이서 했고 

점심도 카페 외식으로 어머니랑 둘이서 

그리고 저녁도 어머니의 저녁 식사 시간에 맞춰 우리 집 두 남자를 기다리지 않고 

어머니와 둘이서...

 

오늘 어머니는 시댁으로 가셨다 

다음 달에 다시 신세 지겠다는 말을 남기시고...

요즘 어머니는 제일 싫고 귀찮은 게 시아버지 삼시세끼 차려 드리는 거라고 하신다 

바둑이 취미이신 시어버지는 아침에 기원에 가시면 예전에는 점심을 밖에서 드시고  오후에나 오셨는데

요즘엔 점심시간이 되면  집에 오셔서 점심을 먹으신단다 

그래서 삼시 세 끼를 챙겨 드려야 하는데 정말 정말 귀찮다고...

가만 보니 다음 달에 오실 때도 내가 밥을 차려야 할 것 같은 느낌이 팍! 팍! ㅎㅎ

이번엔 미리미리 메뉴를 생각해 두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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