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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여기에 ../히로 이야기

21살 아들이 처음으로 김치를 먹었다

by 동경 미짱 2023.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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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드디어 김치를 먹었다 

그것도 스무 살이 넘어서야..

제목만 보면 스무 해를 넘게 살아오면서 아예 김치를 처음 먹었나? 

엄마가 한국인인데 그게 가능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나는  김치를 만들면 가끔 이웃사촌들에게 조금이지만 김치를 나눠 주곤 한다 

특히 옆집인 가즈꼬 언니네는 김치를 나눠 주면 엄청 좋아하는데 애 들도 김치를 너무 좋아해서 

내가 가져다주는 김치는 한 끼에 끝나 버린다고 한다 

어떻게 애들이 김치를 그렇게 좋아하냐고 (일본 애들인데 말이지..) 히로는 김치를 안 먹는다고 하면  

믿을 수가 없다고 어떻게 맛 있는 김치를 안 먹을수가 있냐고  믿을수 없다는 반응이다 

그니까 내 말이.... 왜 김치를 안 먹냐고...

 

그런데 히로가 안 먹는 김치는 생김치다

히로는 김치찌개를 너무 좋아한다

김치찌개를 커다란 냄비에 한 냄비 끓여 놓으면 이틀 이면 끝이다 

게다가 김치 부침개도 곧잘 먹는다 

히로가 안 먹는 건  끓이거나 굽지 않은 생김치다 

생김치를 스무 해를 넘게 살고도  단 한 번도 먹어 본 적이 없다 

김치찌개나 부침개를 먹으면서 왜 김치를 안 먹느냐 하면 

이유는 단 하나다! 

풀이니까 ㅠㅠㅠㅠ

김치라서 안 먹는 게 아니라 배추라는 풀이라서 안 먹는다 

먹으려 하지를 않는다 

내가 만드는 김치찌개 같은 경우엔 육수를 내고 햄이나 소시지를 넣고 부대찌개 비슷하게  끓인다 

그래서 먹는다 

김치찌개는 풀이 아니니까...

 

 

그런데 며칠 전 히로가 스무한 해를 살아오면서 처음으로 생김치를 먹었다

끓이거나 굽지 않은 생김치를 

게다가 맛있다고 했다 

헐... 히로 입에서 김치가 맛있다는 소리를 들을 줄이야 

사건은 이러했다 

히로랑 같이 밥을 먹는데 내가 김치 낫토를 먹었다 

김치 낫토는 내가 좋아하는  한일 합작 메뉴인데

낫토에다가 김치를 넣고 참기름 살짝 두르고 막 비벼 비벼서 밥 위에 얹어 먹는 초 간단 메뉴인데 

이게 진짜 밥도둑이다 

 

 

내가 좋아하는 메뉴아긴 하지만 자주는 먹지 않는 메뉴다 

왜냐하면?

아 낫토 감치를 먹으면 밥을 멈출 수가 없어서 평소보다 더 먹게 되어서 살이 팍팍 찌는 

위험한 메뉴이기 때문이다 

가끔 매운 걸 먹고 싶을 땐 김치에 낫토에 참기름에 고추장도 넣고 비비면 ㅎㅎㅎ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내가 낫토 김치를 먹으면서 히로에게 한 입만 먹어 보라고 권했다 

내키지 않아 하면서 인상을 찌푸렸지만 딱 하 입만 더 이상 권하지 않을 테니까 

딱 한 입만 하면서 떠 먹여 주었다 

오만상 찌푸리며 어쩔 수 없이 강제로 한 입 시식을 하더니만 

" 맛있네..." 

하하하 

히로 입에서 맛있단 소리가 나왔다 

그렇다니까 

이게 안 맛있을 수가 없는 조합이라니까...

반찬이 없을 때 이것 보다 더 좋은 게 없다고 자신 있게 권하는 메뉴! 

낫토 김치! 

일단 속는 셈 치고 드셔 보시하니까...

낫토에  배추김치 대신 무 말랭이를 넣고 비벼도 진짜 맛있다 

이 글을 쓰면서도 군침이 돈다 

낼 먹어야지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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