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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살기/집에서 먹기

위대한 가족 에게 행복이란

by 동경 미짱 2017. 9.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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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참으로 선선하다 

여름이 저만치 가고 가을로 접어 든 듯하다 

아침 저녁으로 쌀쌀하다 


토요일 저녁 울 자기야가 부침개가 먹고 싶다고 한다 

그것도 날씨가 선선하니  집 안에서가 아니라 

마당에서 구워 먹자고 한다 

그러고 보니 요즘 내가 너무 오랫동안 부침개를 굽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구운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날 정도다 


부침개가 뭐라고 우리집 두 남자가 그리도 좋아 하는 부침개 하나 

못 구워 주다니 ...



부추만 사다가  이걸 한국에서는 냉파라고 한다고 하던가 ?

냉장고 뒤져서 있는 재료 없는 재료 싹싹 

찾아다가 부침개란 걸 오랬만에 부쳤다  



결혼 하기전 요리라곤 해 본작 없던 미짱이 

일본와 살면서 이런 저런 시도를 해서 찾아낸 

일본 사는 불량주부 미짱식  부침개 만들기 


밀가루 반죽에다가  감자를 갈아 넣는다 

감자를 갈아 넣으니 밀가루로만 만들때 보다 더 찰지고

맛 있는것 같아서다 

밀가루에 감자 갈아넣고 계란 두어개 깨어 넣고 

부추랑 양파랑  당근 

그리고 고구마가 하나 있길래 고구마도 채 썰어 넣었다 

그리고 냉동실에서 잠자고 있던 오징어  썰어 넣으면 끝 


오래간만에  정말로 오래간만에 부침개 구웠으니

울 이웃 사촌들에게도 나눠 줘야지 싶다 



일단 6장 구워냈다 

바로 이웃 집 가즈언니네 두 장 

한 집 건너 옆집 유미 언니네도  두장 

그리고 맞은편  아유 동생네도 두장 

이렇게 여섯장을 구웠다


울 이웃 사촌들은 이 세상에서 내가 만든 

부침개가 제일 맛있는 줄 안다 

이 동네로 이사 온게 15년전이다  

한류다 한국 음식이 유행하기 직전이라 

그다지 한국 음식을 맛 본 적 없는 

우리 이웃 사촌들에게는 내가 부쳐준 부침개가 

태어나서 처음 먹어 본 부침개였다는데 ..


그래서 내 부침개에 입 맛이 들어 버려서 

내가 만드는 부침개가 제일 맛있는 줄 안다 

( 이 부분은 쬐께 미안 하지 않을 수 없다 

진짜 맛있는 부침개를 못 먹어 보고 불량주부 미짱 부침개가 

오리지날인줄 아는 울 이웃 사촌들에게 ...) 

 




울 이웃 사촌들은 부침개 간장을 넘 좋아한다 

난 고춧 가루를 좀 듬뿍 넣는 편이다 

약간 매울 법도 한데 이 간장 맛에 폭 빠져 버린 울 이웃 사촌들이다 


가즈언니네 유미 언니네 

아유 동생네에 각 2장씩 그리고 빼 놓을수 없는 

부침개 간장 까지 따로 덜어서 

히로에게 배달을 보냈다 


배달을 보내자  마자 라인이 불이 난다 

고맙다고  잘 먹겠다고  너무 좋다고 

하트 뽕뽕은 덤으로 ...


내가 넘 오래간만에 부침개 배달을 보내긴 했다 




이웃 사촌들에게 배달을 마치고 

울 가족은 마당으로 가 판을 벌렸다 





난 부침개 굽고 

부침개만으로 좀 부족하다고 

자기야는 그 사이에 숯불을 피워 닭고치를 굽고 



울 가족은 진짜 위대한 ( 胃大한) 가족이다 

얼마나 위가 거대한지 

부침개 4장이랑  닭고치 자그만치 50개를 

먹어 치웠다 


가을처럼 시원한 바람에 

풀벌레 소리 

뭐 행복이 별건가?

 비록 분위기 있는  멋진 레스토랑이 아니라 

작은 우리집 마당이지만 

비록 비싸고 맛난 좋은 음식이 아니라 

부침개 몇장에 닭고치 뿐이지만 

달랑 셋 뿐인  울 가족 옹기 종기 모여 앉아 

이야기 꽃 피우며 배 부르면 그게 행복이지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는 삭막한 요즘이라지만 

동경 변두리에 조용히 살면서 이웃사촌들이랑 

부침개 몇 장 나눠 먹을수 있으면 

그게 행복이지 싶다 




먹다 남은 닭고치 탐내며 

눈을 못 떼는 우리집 여수 모꼬짱 덕분에

한바탕 웃고나니 오늘은 이세상에서 

내가 제일 행복한것 같다


위대한 가족에게 행복이란 이런 소소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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