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저녁 ..가을이다
풀벌레 소리도 들리고 바람도 선선하다
자기야 오늘 저녁 뭐 먹지?
가을이니까 가을의 미각 꽁치를 구워 먹자 ...
그래서 마당에서 판을 벌렸다
익어 가는 석류 나무 밑에서 숯불을 피우고 꽁치굽기
꽁치를 잘 굽기는 정말 어렵다
불이 조금만 쎄도 눌러 붙고
겉은 시꺼멓고 타 버리고 속은 덜익고 ...
꽁치는 역시 숯불구이가 최고인데
아주 약한 불에 천천히 여유를 가지고 구워야 한다
숯불 조절 하기가 초짜에겐 넘 어렵다
활활 잘 붙은 숯불이 넘 아깝다
그래서 우리집은 꽁치를 구워 먹기전 일단은 LA갈비랑 닭고치를 먼저 구워 먹고
불이 약하게 안정이 되면 그때 꽁치를 구워 먹는다
LA 갈비랑 닭고치로 배가 든든한데 또 어떻게 꽁치를 먹느냐고?
위대한 (위가 대단히 큰) 대식가인 울 가족에겐
문제도 안된다
고기 배 따로 꽁치 먹을 배 따로 따로 ..
마당에다 테이블 셋팅하고 의자를 꺼내는 순간
울 모꼬짱이 제일 먼저 한자리 차지 하고 자리 잡는다
그리곤 한 입이라도 얻어 먹을려고 요리 조리 눈치를 본다
모꼬용으로 간 하지 않은 닭꼬치를 구워서 " 옛다 먹어라 .."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읖는다고
울 모꼬짱 닭꼬치를 얼마나 깨끗하게 잘 먹는지 모른다
바베큐 좋아하는 집에 5년을 살다 보니
닭고치 먹기는 식은 죽 먹기라는 모꼬짱
나는 하나만 주고 왜 오빠야는 많이 먹노?
오빠야 한 입만 더 주라 .. 응
오빠야 손 한번 쳐다보고 얼굴 한번 쳐다보는 울 모꼬짱
한 입만 더 달라고 ..
고기 구워 먹다보니 숯불이 꽁치 굽기 딱 적당한 불
꿉자 가을의 미각 꽁치..
그런데 꽁치가 미쳤나 보다
꽁치 사러 슈퍼에 갔는데 꽁치 가격이 미쳤다
한마리에 자그만치 390엔 (3900원)
미쳤어 미쳤어 .. 얘가 왜 이러니?
꽁치는 일본에선 제일 값싼 생선중 하난데
꽁치가 아니라 말 그대로 금치다
내가 태어나서 이렇게 비싼 꽁치는 처음 본다
올해 꽁치가 안 잡히나? 왜 이리 비싸지
자기야 넘 비싸다 이 가격으로 고기를 사 먹고 말지
꽁치 한마리 390엔이 말이 된다고 생각 해?
그냥 오늘은 고기만 구워 먹으면 안 될까?
비싸긴 한데... 그래도 구워 먹자
나 어제부터 꽁치 구워 먹을려고 생각 하고 있었는데 ...
우짜겠나
자기야가 먹고 싶다는데 비싸도 먹고 싶다는데 ...
자그만치 한마리 390엔 하는 꽁치 3마리를 집어들었다
사실 꽁치를 구울땐 머리도 내장도 그대로 통으로 구워야
제 맛이긴 한데 난 씁스름한 내장이 싫다
그래서 내장 빼내고 꽁치 굽기
꽁치에 간 무우를 올리고 한 입..
역시 이 맛이야
꽁치는 역시 숯불에 구워야 제 맛이다
'나 여기에 .. > 일상 ' 카테고리의 다른 글
8이랑 8플러스랑 10 (8) | 2017.11.05 |
---|---|
태풍오는 주말에 바쁘다 바뻐 (7) | 2017.10.22 |
겨울밤 같은 가을밤 (4) | 2017.10.20 |
역시나 좋구나 가을 밤은 ... (12) | 2017.09.25 |
아름다운 석양 그리고 남편 생일 (12) | 2017.09.13 |
오래간만이다. 이런 느낌 .. (34) | 2017.09.08 |
내가 이런 맛에 도시락 만든다 (14) | 2017.08.31 |
비 오는 늦은 저녁에 우리 부부가 외출 하는 이유 (16) | 2017.08.15 |
오랜 일본 생활속에 늘어나는 솜씨 (2) | 2017.08.14 |
일본의 여름 불꽃놀이와 BBQ (0) | 2017.07.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