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일본 생활속에 늘어나는 솜씨

동경 변두리 작은 마당 딸린 집에 사는 우리집 주말 풍경

간만에 우리집 두 남자가 고기를 먹고 싶단다

마당에서 고기를 굽자는데 ....

일본은 금요일부터 오봉이라고 해서 

한국 추석 같은 명절 연휴중이다 

우리집 두남자는 좋아하는 테니스도 가고 

띵가 띵가 3일째 놀고 있는데 

난 3일째 출근중이다 

고기는 무슨 피곤하고 귀찮고  배는 고프고 

빨리 밥이나 먹었으면 좋겠는데 

내가 귀찮아하는걸 눈치 빠른 울 자기야가 알아챘다 

 히로랑  내가 다 알아서 할테니까 

자기는 나중에 먹기만 해

배는 고프고 피곤해서 잠은 오고 

잠깐 눈을 붙이는 사이 

우리집 두 남자가 고기 구울 준비를 완벽하게 끝내 놓았다 

자기야가 숯불에 불을 붙이는 동안 

히로는 마당에 쭈그리고 앉아 

엄마가 내린 미션 수행중이다 

히로의 미션은 고기 구울때 함께 구워 먹을 

꽈리 고추랑 그리고 일본에선 먹지 않아서 

귀한 대접 받는 깻잎 따기 

삼겹살은 뭐니 뭐니 해도 

깻잎에 사 먹어야 제 맛이니까 ..

자기야는 불 피우고 

히로는 마당에서 수확하고 

그 사이 난  냉장고 뒤져 장아찌들 꺼내 놓고 

한국에서 하지 않던 짓을 일본에 와서 하게 된다 

한국에선 장아찌를 잘 먹지도 않았고 

당연히 만들어 본 적도 없는데

일본에 와서 살면서 모든게 그리워서  도전 하게 된다 

아무것도 할 줄 모르던 내가 오랜 일본 생활 덕분에

이젠 꽤 장아찌 담그는거 자신이 생겼다 

한국에 살고 있다면 만들 생각 꿈도 꾸지 않았을것이다 

귀찮게시리   뭘 만들어 먹어 

안 먹고 말지  뭐 정 먹고 싶으면 

그냥 사  먹던가 ...

일본에 살다 보니 모든게 아쉽고 그러다 보니 

만들게 되는 것 같다 

미나리 짱아찌 

요건 진짜 왕 추천이다 

미나리의 향긋한 향기에 사각 사각 식감까지 

특히나 고기랑 쌈 사먹으면 최고다

그리고 수박 장아찌 

수박 장아찌는 뭐니 뭐니 해도 식감이랑 시원스런 맛 

여름에 최고다 

수박 먹고 버리는 쓰레기도 줄일수 있고  

말 그대로 일석 이조 ! 

일본에선 넘 귀한 깻잎인데 말이지 

우리집엔 마당 한구석에 깻잎이 자라고 있는 관계로 

만들수 있는 깻잎 김치

그리고

  작년에 처음 만들어 본 고구마 잎 장아찌 

개인적으로 고구마 잎 장아찌는 고기랑 먹는게 제일 맛있다 

작년에  만들었는데 평소에는 잘 안 먹게 된다 

고기 구울때마다 조금씩 조금씩 꺼내 먹고 있다

그리고 마당에서 히로가 금방 따온 

싱싱한 깻잎 

삼겹살 품은 깻잎의 그 맛이란 

뭐 따로 설명이 필요 없을 듯 ..

배 고프다는 마눌을 위해서 

열심히 고기 굽는 자기야 품에 울 모꼬가 ..

우리집 여수 모꼬짱은 고기 구울때 당당히 한 자리 차지하는 

어엿한 우리 가족이다 

이 사진을 기억하실려나 ...

작년 여름 닭고치  먹으며 눈 돌아 가는

울 모꼬짱 ..

다시 봐도  웃음이 나온다는 ...

(아! 닭고치는 모꼬용으로 삶아서 

간 하지 않은거라 모꼬짱 건강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