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마음을 담아서..일본의 연말 선물들

요즘은 집에 가만히 앉아 있어도 연말인가  보다 느낌이 팍팍온다

띵똥 띵똥   요즘 우리집 인터폰이 자주 울린다 

누구인가 하면 바로 택배 아저씨들 

일본은 연말이면 지인이나 선후배 등등 

평소에 신세 지고 있는 사람에게 감사의 마음의 마음을 담아

오세보라고 하는  연말 선물을 보낸다 

외국인인 내가 일본의 오세보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이런 저런 룰이 있나 보다 

오세보는 연말 계절 선물이기 때문에 보내는 시기가 중요하다고 한다 

보내는 시기로는 12월 13일부터  12월 말까지라고 한다 

그 사이에 보내는게 예의 

일본인들은 뭔가 선물을 받으면 오가에시라 해서 

반드시 답례로 뭔가를 다시 보내는게 상식인데 

오세보는 평소에 신세를 지고 있는 사람에게 고마운 마음을 담아 

보내는게 일반적이기 때문에 답례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울집에 올 연말  첫 번째로 도착한  자기야 직장 부하가

보내온 귤 한박스 

와카야마 지사에서 보내왔는데 

와카야마는  따뜻한 남쪽 지역으로 귤 산지로 유명하다

멀리 멀리 후꾸이겐의 어느 바닷가에서 보내온 

냉장으로 도착한것은 굴 

굴을 깔수 있는 도구에다가 굴 까는 법을 적은 설명서까지 

아주 친절하게 들어 있다만은 나더러 굴을 까라고 ??

굴을 받자마자 난 못한다 두 손을 들었더니 

울 자기야가 둘 팔을 걷어 부치고 굴을 열심히 깠는데 

 

윤기가 좌르르 아주 신선하니 맛나 보인다만은 

결정적으로 히로랑 나는 굴을 별로 좋아 하지 않는다 

결국 굴 한박스를 3일에 걸쳐 울 자기야 혼자서 다 먹어 치웠다 

 결국 나 혼자 다 먹는거야?

이 맛있는걸 왜 

 응 맛있으니까 자기가 다 먹어 

아마도 울 자기야 한동안 굴 먹고 싶다는 소리는 안 할듯 ..

올 연말 우리집에 제일 많이 온게 바로 게 이다 

자그만치 3군데서 게가 ..

지난번에 내가 일본인들이 연말에 게 나베를 제일 많이 먹는다는

글을 썼는데 그게 사실이란게  

여기서도 증명 되는 듯 하다 

요즘 마트 수산물 코너는 절반 이상이 이 냉동게로 가득이다 

일본인들이 1년에 먹는 게 소비량의 대부분이 

연말 게 나베로 다 소비 한다고 해도 절대 과장이 아니라고 

자신있게 말할수 있다 

내가 얼마전 일본인 지인에게 물어 본적이 있다

 왜 일본 사람들은 연말만 되면  게에 열광을 하는 거야?

연말에 너도 나도  게 나베 먹는 이유라도 있어?

 뭐 특별한 이유가 있는건 아니고 게는 평소엔 워낙 비싸니까

온 가족이 모이는 연말에 조금 비싼 게를 먹으며 

만족 하는게 아닐까

뭐 그런거?

별 이유가 있는것도 아니네 ..

좀 비싸고 특별한 요리 얼마든지 있는데 

너나 할것 없이 왜 전부 게나베인지 ...

일본의 연말 게 나베의 인기는 이해 할수 없을 정도로 엄청 나다 

너도 나도 모두 게.. 게.. 게 ..

우리집도 게가 3박스나 왔으니 

게.. 게... 게.. 나베를 먹게 생겼다 

일본의 브랜드 닭의 미즈다끼 

육수에다가 찍어 먹을 소스도 2가지 들어 있다 

지금 까지는 현물이었다면 이번엔 카다로그 선물 

자기야 회사 거래처에서 보내 온 선물은 

고기는 고기인데 카다로그 보고 내 마음에 드는걸 

골라 신청하는 카다로그 선물이다

스끼야끼 , 샤브 샤브, 스테이크

야끼니꾸(구이용) 4가지 종류중 내가 원하는 곳 골라 신청하면 된다 

자기야는 애끼니꾸(구이용)이 좋다하고 

히로는 스테이크가 좋다고 하고 ..

1 : 1 상황인데 난 누구편을 들어야 하는건지 살짝 고민중 

그나저나 우리집 냉동고가 가득이다 

일본의 연말하면 게나베이고 

게가 3상자나 들어 왔으니 오늘 저녁은  우리집도 게나베 

일본의 게 나베는 정말 만들기 쉽다 

한국의 꽃게탕이나 해물탕처럼 각종 양념이란걸 할 필요가 없다 

커다란 도나베 (흙으로 빚어 만든  도기 냄비이다) 에다가 

각종 재료 넣고 끓여만 주면 된다 

마늘 까고 찧고 양념 그런거  만들필요 없다 

그럼 간은 어떻게 하냐고?

뽕즈에 찍어 먹으면 된다 

뽕즈는 간단히 말하면 간장 식초이다 

울 집의 오늘의 뽕즈는 유자가 든 뽕즈 

뽕즈는 일본 나베 요리에 없으면 안되는 제일 중요한 것이다 

약간 새콤하면서  가벼운 식초맛이라  아주 깔끔하다

특히 국물맛이 ....

우선 게 한번 건져 먹고 

간 닭고기에 생강 등등 갖은 양념을 해서 동그랗게 만든 

닭고기 단고도 넣어 먹고 

마지막엔 동태도 넣고   우동 면도 넣고 ..

대식가인 우리집 두 남자 불뚝한 배 두드려 가며 

따뜻한 국물까지 ..

따뜻한 나베를 두고 둘러 앉아 따뜻한 저녁을 보냈다